아직도 어둠이 깔린 새벽 5시 모두가 잠들어 있을 시간에 코스관리사무실은 이미 분주하다. 골퍼들이 라운드 하기 전에 대부분의 일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3~4명의 남녀직원들이 급히 사무실 옆 장비동 건물로 들어간다. 자주식 그린모어 (걸어 다니면서 그린 잔디를 3~4mm의 높이로 정교하게 깎는 장비)를 소형 트럭에 싣고 그린으로 이동한다. 그린에 도착한 작업자는 그린면 구석구석을 돌아보면서 혹시 병발생 조짐이 있는 곳은 없는 지 부터 살핀다. 볼마크 수리를 잘못하여 그린면이 부풀어 오른곳이 있으면 즉시 면을 바로 잡아 잔디를 스캘핑(잔디를 깍을때 그린모어에 잔디표면이 긁혀 생기는 상처)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그리곤 부드러운 빗자루를 들어 그린면에서 낙엽이나 기타 이물질을 그린 밖으로 쓸어내면서 혹시 그린 잔디중 부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곳은 없는지도 꼼꼼이 살펴본다. 이로써 잔디를 깎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마친다.

자주식 그린모어

이제 본격적인 그린깎기 작업. 이때 중요한것은 매번 같은 방향으로 깍으면 잔디결이 생기기때문에 매일 깎는 방향을 달리해 주어야 한다. 어제 12시 방향으로 깎았으니 오늘은 2시방향으로 깎으라는 팀장의 작업 지시대로 진행한다. 그린 중앙에 서서 그린 밖 2시 방향에 있는 작은 소나무를 목표로 정하고, 그린 끝에서 그 목표물을 향해 그린모어를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밀면서 그린 한복판에 첫 줄(기준줄)을 만든다. 일단 첫 줄을 만들고 나면 작업을 멈추고 줄은 똑바로 되었는지 깎은 잔디 상태는 깔끔한 지를 살핀다. 혹은 작업기계에서 흘러나온 기름 등은 없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본격적인 예지 작업을 실시한다.  첫 줄에 잇대어서 두번째 줄을 깎고, 같은 방법으로 다 그린 전체를 다 깎은 후에는 그린 가장자리 둘레를 따라 한번 더 깎아 줌으로써 그린 칼라와 또렷하게 구분이 되어 질 수 있게끔 해준다.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그린모어는 마치 면도기의 날이 움직이면서 피부에 착 달라붙어 피부에 상처를 주지 않는 원리와 비슷하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그린에 사용하더라도 그린 에 상처를 주지 않고 깍을 수 있어야 한다. 승용식으로 그린을 깎는 승용식 모어도 있어 빠르게 작업할 수도 있지만 정교한 관리를 위해서 많은 골프장에서 자주식 그린모어를 많이 사용한다.    
보통 그린의 크기와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린 한개를 깎는데는 소요되는 시간은 약30~40분이다. 새벽 5시 작업을 시작할 때 쌀쌀해 했던  작업자들의 이마에는 이미 땀방울이 맺혀 있다. 작업자가 1명이 4~6개 그린을 깍는데, 먼저 작업이 끝난 선배가 아직도 작업중인 후배의 작업홀로 이동해 작업을 도와 같이 작업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같이 작업을 모두 마치면 벌써 9시가 훌쩍 넘어 있다. 이제서야 남들보다 늦은 아침식사를 서둘러 마친다. 이후 사무실로 돌아와 팀장과 커피 한잔을 하면서 오늘 작업 중 발견된 그린의 이상유무를 보고한다.    
이제 다시 장비동으로 가서 각자 작업시 사용했던 그린모어를 고압 물세척기로 이물질을 잘 세척한다. 그린모어 날의 절단면을 날카롭게 갈아주는 래핑작업까지 한다. 날이 무뎌서 잔디가 잘 잘리지 않고 뜯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성스레 래핑작업을 마친다. 이후 내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주유소로 이동하여 기름을 가득 채우고 아침에 꺼냈던 제 위치에 다시 갖다 놓아야 오늘의 그린 예지 작업이 마무리 된다.      

▲ 신홍균  (주)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이학 박사)
• [現] ㈜유골프엔지니어링 연구위원
• [前] SHK Turf Consulting Group  대표이사
• [前] 삼성에버랜드 잔디환경연구소장
         삼성에버랜드 제주·잔디환경연구소장 겸직
         국내외 200여 골프장 코스관리 자문
• [前] 미국 Northern Plain Bio-Stress Lab 연구원
         - 식물이 받는 각종 stress 및 품종개선연구
• [前] SD주립대 세포생물학 연구조교/강사
         국립경상대학교 겸임교수 (그린키퍼육성과정)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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