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정찬필기자]

희다 못해 은빛이 감도는 뽀얀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뤘다. 미끈하게 뻗은 수천 그루 자작나무가 흰 눈 덮인 산속에 환상처럼 늘어선 곳,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 가면 겨울 숲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 한반도 중부 이북에서 자라는 자작나무 독특한 아름다운 자랑

자작나무는 추운 곳에 사는 활엽수다. 시베리아, 북유럽, 북아메리카 북부 등에 분포한다. 키가 20m까지 자라고, 옆으로 얇게 벗겨지는 흰 껍질은 독특하고 아름답다. 한반도에서는 중부 이북 산간지역에 자란다. 태백, 횡성, 인제 등 강원도 산간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인제 원대리에 크고 작은 자작나무 군락지가 여러 곳 있다. 그중 미디어에서 자주 소개해 유명 관광지가 된 곳이 원대리 자작나무 숲(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봄에 산불방지와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입산을 통제한다. 그래서 일 년 중 3월과 4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만 탐방할 수 있다. 기상 상황과 현장 여건에 따라서도 변동된다. 동절기인 11월 1일~3월 1일은 오전 9시~오후 2시 사이에 입산하고 오후 5시 이전에 숲을 나와야 한다. 매주 월, 화요일은 개방하지 않으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수천 그루 자작나무가 흰 눈 덮인 산속에 환상처럼 늘어선 곳,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 가면 겨울 숲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지난 90년대 70만 그루의 자작나무 직접 심어

처음부터 자작나무 숲이었던 건 아니다. 본래 소나무 숲이었으나 솔잎흑파리 피해로 벌채한 후 1989~1996년에 약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다. 현재 6ha인 자작나무 숲을 ‘자작나무 명품 숲’으로 지정해 산림청이 관리한다. 숲속교실, 생태연못, 인디언 집, 야외무대, 가로숲길, 탐방로 등 부대시설을 정비해 2012년부터 일반에 개방 중이다.

자작나무 숲을 만나러 가는 길은 다소 수고가 따른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원대 산림감시 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임도를 따라 약 3.2km가량 걸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임도가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져 평균 체력을 지닌 성인이라면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점. 산중턱까지 1시간가량 걷는 짧지 않은 길이지만 주변에 잘 정비된 숲이 펼쳐져 생각만큼 지루하거나 고생스럽지는 않다. 길이 완만하니 호흡도 편안하다.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가 놓였고 포토 존도 있다. 다만 겨울철 결빙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화, 스틱, 아이젠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숲 탐방로는 가장 짧은 힐링 코스(860m, 약 30분)부터 가장 긴 하드 코스(2.24km, 1시간 50분)까지 7개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3시간 가량의 왕복 트레킹, 계절마다 다른 매력 뽐내

임도가 끝날 무렵 드디어 하나둘 자작나무가 보이면서 본격적인 자작나무 숲이 시작된다.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가 흰 눈 사이를 채우고 숲 어디에선가 요정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잎사귀가 바람에 춤추는 소리가 들린다. 1시간의 수고로움을 보상 받는 느낌이다. 숲 탐방로는 가장 짧은 힐링 코스(860m, 약 30분)부터 가장 긴 하드 코스(2.24km, 1시간 50분)까지 7개로 이루어져 있다. 산림감시 초소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갔다 돌아오는 왕복 트레킹은 3시간가량 예상하면 된다.

하얀 눈밭에 우뚝 서서 설경을 더욱 빛내주는 자작나무는 봄, 여름, 가을엔 겨울과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온통 흰빛이었던 겨울과 달리 봄, 여름엔 흰빛과 초록 잎이 어울려 싱그럽다. 가을이면 노란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단풍이 온 숲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1. 여행정보

- 인제문화관광 : http://tour.inje.go.kr

- 산림청 : http://forest.go.kr

2. 숙박

- 인제스피디움 호텔 & 콘도 : 강원 인제군 기린면 상하답로 130 / 1644-3366 / www.speedium.co.kr

- 맑은물리조트 : 강원 인제군 기린면 내린천로 4723 / 033-463-8703

- 방태산자연휴양림 : 강원 인제군 기린면 방태산길 241 / 033-463-8590 / https://www.foresttrip.go.kr/main.do (숲나들e, 국립자연휴양림 예약)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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