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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을 여는 사람들 ①〉 대한항공 조종사에서 골프장 라커실 직원으로… 김태성씨 “내 삶에 쉼표를 준 지금이 가장 행복”다들 그럽니다. 왜 안정된 비행조종사 그만두고 골프장 락카실 그것도 계약직원으로 일하냐고요

“다들 그럽니다. 왜 안정된 비행조종사 그만두고 골프장 락카실 그것도 계약직원으로 일하냐고요”
크리스탈밸리 골프장 락카실에서 근무하는 김태성(55)씨는 오히려 대한항공 기장 시절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라커를 찾는 골퍼에게 안내를 해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로 달려가 서비스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1부와 2부 사이에 주어지는 휴식 시간에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실 김태성 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을 전공한 인재이다. 1990년부터 4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3년간 군복무를 한 뒤 1997년부터 22년간 대한항공 부기장, 기장으로 일해 왔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전문직인 김태성 씨가 지난해 5월 크리스탈밸리 골프장 라커실 모집에 이력서를 제출한 것이다. 마침 이곳 김효태 대표도 대한항공 홍보마케팅 출신이라 반가운 마음에 그를 인터뷰 했고 채용까지 하게 됐다. 
“저는 50세가 되면 비행조종사를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평소 비행 조종이 안 맞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비행 조종 훈련 시절 사고가 날 뻔했던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그는 비행 훈련 중 조종사가 산을 하늘로 착각해 그대로 날아가는 것을 조정관을 빼앗아 사고를 면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후부터 비행기 조정이 그리 좋지 않았고 의무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건강도 나빠졌다. 여기에 오랜 비행을 하다보면 자외선 노출, 태양광, 시차 등으로 인해 더욱 건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50세가 되던 해에 가족에게 이야기 했고 가족도 흔쾌히 김태성 씨의 삶을 응원해 줬다고 한다.
“제가 결혼을 일찍 해서 다행히 아이들도 다 키웠고 그동안 적지않은 정도를 벌어 놨기에 노후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생각이어서 저의 삶을 돌아보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그가 찾은 직업이 바로 친환경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것이었고 락카실 직원이 되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소 비행을 나갈 때는 그렇게 일어나지지 않더니 골프장 새벽 5시 근무에도 쉽게 일어나는 것을 보고 스스로 놀랐다고 한다. 골프장의 규칙적인 생활과 싱그러운 자연에서 일하는 행복감이 그 어떤 물질적인 것보다도 더 좋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는 책 3천권을 읽었다. 처음 1000권을 읽으니 길이 열리고 혜안이 생기더란다. 그리고 삶이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진정한 내려놓음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책 내용 중에서 국내 책은 ‘삶의 정도’라는 주제와 외국 책 중에서는 ‘인생을 점수로 평가 했던’ 것이 기억난다고 말한다.  
“기장 시절 골프 하던 때와 지금은 골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젠 천천히 라운드도 해보고 싶고 특히 피지 나라의 좋은 환경에서 300회 라운드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삶의 향기와 살아가는 이유를 찾았다면서 남은 삶을 결코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한다. 성공의 잣대는 지나치게 물질문명화 되어 있어 얼마를 벌어도 결코 행복하지 않고 만족하지 못한다. 그런 사회에 다시 자신이 던져지는 것이 싫다고 한다.


다만 락카 일을 하면서 골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배려심이 약하다. 말을 함부로 하고 속단하는 것을 고쳐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락카실을 나간 지 1분만에 다시 돌아와서 “내 핸드폰 내놔라”라고 말하는 고객도 있는데 전화를 걸어보면 본인의 호주머니에 있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김태성씨는 이해한다고 했다. 나중에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한 번 쯤 책으로 엮어볼 생각도 있다고 말한다.
지금은 크리스탈밸리 골프장이 겨울 휴장 중이어서 대전 집에서 쉬고 있는데 2월 다시 개장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가 있을 것이라며 설렘을 표출했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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