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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농단(壟斷) 부리기 이제 멈춰야 한다
이종현 편집국장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가 골프장의 도가 넘치는 횡포에 칼을 빼 들었다.

회원제도 아닌 대중골프장에서 주말 그린피가 30만원, 이상 하는 곳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A골프장은 주말 황금 시간대를 35만원부터 올린다. 나쁜 시간대는 20만 원대까지 내리는 타임테이블제를 실시하고 있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비싸도 나가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반문이다.

한마디로 골프장이 농단(壟斷)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공손추 하편(公孫丑 下篇), ‘유사농단언(有私龍斷焉)̓이라는 구절에서 나왔다. 농단은 깎아지른 듯이 높이 솟은 언덕을 뜻하며 이익을 혼자서 독차지한다는 의미다. 중국 제나라 시절 한 남자가 물건을 많이 팔 목적으로 가장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높은 언덕에 올라가 자리를 살핀 후 매점매석을 통해 돈을 많이 벌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에 많은 상인들은 불만을 갖고 그를 증오, 비판한 끝에 세금을 많이 징수하게 했다.

농단의 결과와 지금의 골프장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칼을 빼들었고 문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및 기타 세금과 관련된 해당관청에서 세금징수와 행정 처리를 준비 중에 있다. 골프장의 과욕이다.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그 마음이 바로 욕심(欲心)인 것이다.

우리 골프장들은 1997년 말 IMF 사태와 2008도 리먼금융위기 사태 때를 벌써 잊었나? 텅 빈 골프장에 골퍼를 채우기 위해 영업부를 신설하고 전국 연습장과 단체를 찾아다니면서 치열한 영업을 해야 했다. 내장하는 손님에게 식사를 무료로 하게 해주고 단체 팀에겐 회장과 총무의 그린피를 제외 해주기까지 했다. 심지어는 돌아 갈 때 단체선물까지 제공하는 골프장이 있었다.

코로나19와 젊은 세대가 늘어났다고 해서 이 성황이 영원할 것 같은가. 아니 골프장도 분명 알고 있다. 이런 과열이 사그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지나친 과욕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욕심은 무조건 실패한다. 우린 동화 속의 여우를 보면서도 알고 있다. 포도밭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살을 빼 그 구멍으로 들어가 포도를 실컷 먹고 정작 그 구멍으로 빠져 나오지 못해 굶어 죽은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살면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만족할 줄 모르고 자꾸만 채우려는 욕심일 것이다.

요즘 국내 골프장들은 그린피 인상뿐만이 아니라 식사도 단품이 아닌 세트 메뉴를 요구하고 있다. 캐디피도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오르고 있으며 각종 식음료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확실한 것은 지금 MZ세대와 여성골퍼들은 기존 5060세대처럼 그리 충성도가 높지 않다. 어느 순간 모든 발길을 끊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놀 거리도 많고 매우 현실적이어서 아니다 싶으면 냉정하게 돌아선다는 것을 우리 골프계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있기에 우리가 있고 골퍼가 있기에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의 비싼 그린피와 넘치는 골퍼, 그리고 계속 찾아오는 충성도 모두를 원하는 것은 무리다. 이 세 가지를 잡으려면 계속되는 골프장 시설과 서비스에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18홀에 24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골프장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밤낮으로 코스를 돌린 결과이다. 잔디는 거의 모래바닥이고 서비스와 음식 그리고 그린피는 욕심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나친 욕심은 더 갖지 못함에 대해 괴로움과 피폐함을 만들고 결국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기 마련이다.

이쯤에서 골프장들은 농단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 착한 그린피, 착한 이용료를 생각하고 내려야 할 것이다. 30년 간 골프 대중화를 주창해온 필자 역시 골프장에 등을 돌릴 정도면 지금 골퍼들의 생각은 어떨까? 칼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골퍼의 생각이 아닐까.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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