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PGA 챔피언스투어 제패한 최경주(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경주(51)가 50세 이상 미국프로골프 ‘미PGA챔피언스투어’에서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최경주는 지난 9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1 PGA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67-68-68)로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9월 20일 샌퍼드 인터내셔널 준우승으로 미PGA챔피언스투어 최고 성적을 낸 뒤 1주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최경주는 만 50세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필 미켈슨, 베른하르트 랑거, 어니 엘스, 짐 퓨릭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다. 미PGA 챔피언스투어는 PGA투어 다음으로 규모와 인기를 끌고 있는 투어이다. 미국에서는 미LPGA보다도 인기와 시청률 그리고 상금 규모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 챔피언스투어에서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최경주가 우승한 것은 한국인으로 엄청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경주는 대한민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이며 지난 2000년 한국 선수 최초로 미PGA투어에 진출한 개척자다. 이번 미PGA 챔피언스투어 정상에 오르면서 프로골프 30승도 달성했다. 한국 KPGA투어 16승, PGA투어 8승뿐 아니라 유럽(1승) 일본(2승) 투어에서도 정상을 경험했다. 
최경주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그 이후 우승이 없었지만 15번째로 출전한 챔피언스투어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최경주는 선수로서 뿐 아니라 한국 골프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 팀 부단장, 2016년과 2021년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 2020년 KPGA 부회장에 선임되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최경주 자신의 이름으로 국내 KPGA대회도 개최해 우수선수 발굴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경주는 마지막날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해 2번 홀 버디로 우승에 가까이 다가갔다. 파 행진을 이어가며 버디 기회를 엿본 최경주는 5번홀부터 8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작성하며 기세를 몰아갔다. 후반에도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15번홀 보기를 제외하고 모두 파를 적어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경주는 “이 코스에서 여러 번 경기했지만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며 우승소감에 대신했다. 이어 “지난 2011년 이후에 우승이 없어 정말 다시 하고 싶었다. 매 경기를 뛸 때마다 우승을 간절히 원했고 그걸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그런 우승을 아름다운 페블비치에서 이뤄 특별하다.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최경주는 지난 2018년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만들어 낸 우승이라 더 값지다. 최경주는 “2년 전이 가장 안 좋았고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며 신체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운동하고 치료도 받으면서 몸을 만들고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최경주의 한 샷, 한 샷은 이제 대한민국 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중이다. 미국 언론조차 동양인의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고 양대투어에서 우승을 거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냈다. 또한 최경주는 후배들이 자신보다 더 나은 활동을 통해 전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내비치고 있다.
한편 최경주는 지난 9월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본인이 호스트가 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해 많은 골프관계자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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