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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골퍼들의 에티켓 어쩌다 이 지경 까지 왔나

골프규칙 제1장은 골프 룰이 아닌 에티켓이다. 바꿔 말한다면 골프는 룰이전에 에티켓이 우선이라는 방증이다. 골프는 심판이 없기에 게임의 기본 정신에 입각한 플레이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사람의 성실성에 달려있다고 명시한다. 예의를 지키며 스포츠맨십을 발휘하여야 하는데 요즘 골프장은 룰 위반보다도 더 심각한 것이 바로 에티켓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얼마 전 A골프장서 라운드 중에 뒷 팀에서 위협적인 볼이 날아왔다. 거리가 많이 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홀로 갔지만 또 한 번 위협적인 볼이 플레이어 근처에 떨어졌다. 우리가 막팀인데 뒤 팀은 누구냐고 캐디에 확인한 결과 골프장 내 아카데미에 있는 프로 연습생이라는 것이었다. 일반인도 아니고 한참 룰과 에티켓 그리고 실력을 겸비해 가는 예비 프로들이 저러면 안된다고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그 다음홀에서 세컨샷을 하기 무섭게 인근 10m에 볼이 날아왔다. 무언의 메시지를 그들에게 그 자리에 서서 보냈다. 그럼에도 또 두 번째, 세 번째  볼이 날아왔다. 화가 난 상태에서 큰소리로 화를 냈다. 그래도 마지막 타구가 인근으로 날아왔다. 선수 지망생이기에 잘못된 골프 에티켓을 가르쳐야 겠다는 요량으로 기다렸다. 분명 상황을 파악했을 터인데 카트를 몰고 오면서 키득거리며 세컨샷 지점에 도착했다. 자신들의 볼 주변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사태를 파악할만한데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클럽을 들고 페어웨이로 내려왔다. “잠깐 이리로 와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왜 반말을 하냐”며 달려들 기세다. 순식간에 자신들의 잘못된 에티켓은 실종되고 반말한 것에 대한 항의와 폭력적 행위를 취하고 있었다. 기가막혔다. 본인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며 정말 경솔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들에게 말을 놓은 건 미안하다 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번번이 볼을 날리면 되겠느냐고 점잖게 타일렀다. 사죄는 커녕 자신들의 행위에는 문제가 없으며 정당하다고 하는 것이다.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일단 잘못이 없더라도 티샷 한 볼이 앞 팀에서 불쾌하게 생각하면 사과부터 하는 것이 에티켓이며 골프정신이다. 자신들의 정당성만 앞세우는 작금의 골프 에티켓에 심한 자괴감이 들었다. 30년 넘게 에티켓 강의를 하고 글을 쓰고 캠페인을 벌여왔던 그 세월의 허무함과 공든탑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어쩌다가 우리 골프가 이렇게 기본 에티켓과 룰이 망가졌을까 개탄스럽다.
지금 우리 골프계는 이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가르치거나 고쳐줘야 할 어른이 없는 것일까. 또 바르게 가르쳐 주는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경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2030, 여성골퍼가 늘어나면서 물질만능에만 관심이 더해졌다. 골프장도 골프전문가들도 그리고 골퍼들도 공공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있다.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며 커간다는 뜻이다. 모르면 말해주고 가르쳐야 할 것이다. 골프에 대한 예의와 덕목을 아는 골퍼가 과연 몇%나 될지 의구심이 간다. 
정말 연배가 지긋하신 골퍼분들은 요사이 골프장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무분별한 언행과 플레이 심지어는 기본 에티켓을 무시한 골퍼들이 많아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는 담배를 빌리러 오는 경우도 있다. 그린에서 큰소리치고 장난까지 하는 정말 버르장머리가 없는 선수와 골퍼들도 많다. 지난 2019년 대회중에 논란의 ‘가운데 손가락 욕’을 안방 시청자가 모두 목격하는 일까지 생겼다. 손가락 욕 뿐만아니라 드라이버를 티잉에리어에 내리치는 폭력적인 장면까지 잡혔다. 2019년 로이터 통신 세계 골프 10대 뉴스와 미국골프채널 세계 골프계 7대 뉴스에 까지 선정되었다.
이제는 바뀐 룰에 골프 에티켓은 권고사항 정도가 아니라 강제 규정이 됐다. 에티켓은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선택의 부분이 아니다. 플레이어가 에티켓을 위반하면 경기를 실격시킬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 어린 선수들이 함께 나온 프로 골퍼에게 무엇을 배울까 걱정스럽다.
하원산고(河遠山高)의 말처럼 강은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멀리 갈 수 있고 산은 완만하기 때문에 높아질 수 있다. 조금 불편하고 맞지 않아도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인성이 우선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폭력을 휘두를 듯이 달려오는 모습에서 골프의 어두운 미래가 점철되어 왔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우리 모두가 찬찬히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종현 편집국장>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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