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모 TV프로그램 방송 작가가 필자에 연락을 해왔다.
등 건강을 다루는 날에 출연해달라는 섭외 전화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녹화 중 간단한 척추 자극으로 당뇨 환자들의 혈당치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마침 전문 분야라서 흔쾌히 허락했다.
작가는 사전 인텨뷰 겸 방송 준비를 위해 당뇨병 환자 7명을 데리고 본 한의원을 찾아왔다. 환자들은 모두 당뇨약을 복용 중이었다. 혈당을 재보니 평균 240이었고 한 분은 300을 넘어갈 정도이었다. 이 수치를 10분 안에 떨어뜨려야 했다.
필자는 환자들의 흉추 5~7번을 지압했다. 척추 서너 마디의 좌우를 눌러보면 환자가 특히 아파하는 부분이 있다. 그 뼈들을 지나는 신경과 혈관은 췌장으로 연결된다. 이 뼈들이 틀어지면 췌장으로 가는 신경이 눌리면서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정식으로 치료를 하려면 골반 교정부터 시작해 골타요법으로 뼈를 움직여야 하지만 방송에서는 10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그 효과를 보여주어야 해서 뼈 주위만 자극했다. 신경과 형관의 숨통이 트이기만 해도 혈당 수치는 빠르게 내려간다.
실제로 7명 중 6명의 혈당치가 20~30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작가도 놀라워했다. 상대적으로 혈당치가 덜 떨어진 한 사람은 가슴에서 허벅지까지 꼭 끼는 보정 속옷을 입은 상태이었다. 뒤틀린 뼈에 눌린 신경과 혈관이 속옷의 압박까지 받으니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나는 그 분에게 치료를 받을 때는 물론 평소 보정 속옷을 착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렸다.

▲10분 만에 혈당이 떨어지는 매커니즘
실제 방송 상황에 부딪쳤다. 사전 인터뷰 당시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혈당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두 사람이 녹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런데 두 분 모두 그날 이후로 혈당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 치료를 한 사람이나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지만 방송 차원에서는 난감했다.
혈당이 높은 상태여야 방송에서 반전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데 말이다.
결국 객석에 있는 분들 중에서 급하게 출연시켜야 했다. 혈당치가 높고 뼈가 유연한 편인 두 사람을 지목했다. 뼈가 지나치게 단단하거나 주위 근육이 심하게 경직된 사람은 단시간의 자극으로 효과를 낼 수 가 없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녹화는 무사히 끝났다. 필자는 그날 방송을 통해 뼈 자극으로 혈당치가 얼마나 달라지는 지를 보여주었다. 단 10분 만에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방송 출연 제의가 더 많아졌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를 앓고 있다. 7명 중 1명은 당뇨 전단계인 내당능장애이다. 그런데 이중 30퍼센트에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의 혈당이 높은 줄도 모르고 지내고 있는 것이다.

혈당이란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의 농도를 뜻한다. 포도당은 인체가 활동하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양이 지나치면 안 된다. 그래서 췌장은 혈당을 적당히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시킨다. 취장이 인슐린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면 장애가 생기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고혈당이 계속 되는 것을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 약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간에서 당을 생성하는 기능을 억제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췌장의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당뇨는 완치가 어렵다. 그러나 혈당치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면 문제가 없는 병이다. 그래서 식이관리와 운동이 중요하다. 아울러 골타요법까지 병행하면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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