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데스크칼럼
요즘 골프장들 왜들 이러나
이종현 편집국장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물을 마실 때, 그 수원(水源)을 생각하라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중국 남북조시대 양(梁)나라의 유신(庾信)이 쓴 징조곡(徵調曲) 중 “열매를 딸 때는 그 나무를 생각하고(落其實者 思其樹), 물을 마실 때는 그 근원을 생각한다(飮其流者 懷其源)” 구절을 줄인 ‘낙실사수 음수사원(落實思樹 飮水思源)’에서 비롯됐다. 영국 속담에도 “그 과일을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요즘 골프장에 가면 정말 많은 골퍼들이 해도 너무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 골프장의 서비스를 보면 그 골프장을 알 수 있다고 지나치게 돈벌이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팽배하다.
자본주의의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 그린피와 캐디피가 오른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오른 만큼의 서비스와 시설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되레 오려면 오고 싫으면 말고 식의 골프장 운영에 소비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최근 기본 13만원, 많이 오른 곳은 15만원씩이나 하는 캐디피를 주면서 까지 눈치보고 기분상해야 하는가하는 자괴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골퍼들의 공통적 불만이다. 이에 대해 골프장은 고객은 많고 캐디가 그만두면 인력수급 때문에 캐디피 올려주고, 비위맞추기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고객에게 꼬박꼬박 말대꾸는 기본이고 볼은 찾지도 않고 “옆에 하나 놓고 치라”며 인심 쓰듯이 하는 캐디가 다반사이다. 그래서 생긴 요즘 농담이 “캐디를 모시고 다닌다”는 말이다. 물론 하루 2번 정도 고객을 케어하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객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골프장 역시 인력수급난으로 인해 캐디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면 이것 역시 직무유기이다.
그런가하면 지인 A는 여주 근처의 B골프장에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이스커피 4잔과 짜장면 1그릇, 팥빙수 1인분을 먹었는데 14만 5,000원이 나왔다고 한다. 맞겠지 하고 결재를 하고 오다가 이건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재확인 해보니 5만원을 더 받은 것이다. 원래 정가 9만 5,000원도 비싼데 여기에 5만원이 더 얹어져 아주 불쾌했다고 한다. 골프장 측은 한 술 더 떠 미안하다는 소리는 커녕 요즘 손님이 많아서 착각한 것 같다는 간단한 말만 하더란다.
골퍼 C씨는 지난 주 태안의 한 골프장에서 전반 라운드 중 비바람이 심해 중단했는데 18홀 그린피를 냈다. 공정위에 조소한다해도 회사의 방침이라고 프런트는 막무가내였다고 골프장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골프관계자 D씨마저 “요즘 골프장이 도를 넘었다.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불과 2008년 리먼 금융 사태와 1997년 IMF 시절엔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끌기 위해 입장 시, 식사를 공짜로 주기까지 했었다. 회장과 총무는 그린피를 받지도 않았었다. 그랬던 골프장들이 짜장면 한 그릇에 15,000원, 오므라이스 18,000원, 해장국밥을 20,000원에 팔고 있으니 너무하는 것이 맞다.
뿐만아니라 단체 팀을 일방적으로 없애거나 꼭 유지하려면 단체식사를 해야 하는 끼워 넣기 식 부킹이 다시 부활했다. 제주도는 지역주민 할인 대우까지 없앴다고 한다. 이미 위와 같은 내용은 불공정거래로 지적 받은바 있는데도 버젓이 성행하고 있다. 그린피 2, 3만원 올리는 것은 다반사이며 제일 심한 골프장은 10만 원 이상 올린 곳도 있다. 이것도 모자라서 카트비용까지 올리고 있어 말 그대로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생각케 한다. 
2022년 이후로 미뤄진 캐디고용보험 적용이 실현되면 캐디피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카트비도 1년 전 대비 7%나 인상됐다. 향후 골프장 관련한 이용료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쯤 되면 고객은 왕이 아닌 졸로 보겠다는 처사이다. 정작 위기가 왔을 때 어쩌려는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항룡유회(亢龍有悔)다. 높으면 떨어지는 법이다. 조선시대 천재 맹사성은 19세에 장원급제를 했고 군수가 돼 고승을 찾은 적이 있다. 어떻게 정치를 하면 되느냐고 묻자 “나쁜 일 하지 말고, 좋은 일만 하라”고 답했다. 그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면서 고승의 말씀을 흘러버렸다. 그러자 고승께서 차 한 잔을 내주면서 “찻잔이 넘쳐 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냐”고 호통을 쳤다. 당황한 맹사성은 급히 나오다 문에 부딪혔고, 고승께서는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 국내 골프장들은 물들어왔다고 노를 저을 것이 아니라 향후 그 물이 넘쳐흘러 물난리가 되지 않도록 원시안적 혜안이 꼭 필요할 때이다.  가끔은 되돌아 봐야 걸어온 길이 보이기도 한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현 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