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태 GMI 컨설팅그룹 대표이사>

최근 미국인들의 골프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재미 난 것은 그동안 필자가 주장해 왔던 ‘엔조이 골프’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일반 골퍼들은 프로들이 골프를 치는 방식과 똑같이 골프를 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과 다르게 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트랜드가 최근에는 아주 폭넓게 보편화 단계로 진입했다. 이에 그런 추세에 대해 몇 가지로 진단 해보고자 한다.

Ÿ “기존의 남자 프로 중심의 코스 설계와 코스 세팅”은 잘못 되었다. 
코스 하나만 분석을 해도 그렇다. 남자 프로를 위하여 설계된 코스와 남자프로 중심의 코스세팅까지 전부가 모순된 것이 많다. 수백 년간 지속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미LPGA에서부터 반기를 들고 있다. 그러니 아마추어 입장에서야 프로들과의 그 격차는 오죽하겠는가. 문제는 미LPGA의 항의가 매우 타당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역대 투어에서 60타 이하 기록을 보면 미PGA는 52회가 나왔지만 KPGA는 고작 6회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재미와 흥행에서 미LPGA가 상대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Ÿ 현재의 코스설계 관행은 600년 간 프로와의 비거리 차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남녀 프로의 드라이브와 세컨샷이 각각 40야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남자가 7,300야드로 코스를 세팅할 때, 여자는 약 6,000야드가 맞는데 지금까지 어떻게 세팅을 해왔는가. 또한 상대적 피해를 보아왔는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18개 홀 티샷×40야드 +14개 홀×세컨샷 40야드=1280야드=약 1300야드를 7300야드에서 공제하면 여성코스는 약 6,000야드가 된다) 
그럼 아마추어는 어떤가. 거리 차이가 있어도 아마추어들은 생각도 없고, 항의도 없이 숙명으로 여긴다. 오히려 프로 흉내만 내고 있다. 이에 미국인들은 앞장서서 프로와는 다르게 골프를 즐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Ÿ 미국인들의 골프 트랜드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첫째는, 다양한 그린피로 즐기고 있다. 미국 내 그린피는 최고가와 최저가는 10배 정도가 나지만 그것 자체를 시시비비하지 않고 모두 인정한다.
► 둘째는, 골프는 건강의 목적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18홀을 통해서 1,500~2,000칼로리가 소모되며 이것은 스키 슬로프의 하루 운동량과 같다.
► 셋째는, 18홀이라는 고정 틀에서 벗어나 9홀 라운드를 훨씬 더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벤돈 듄스 등의 9홀 코스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그런 여파로 프라이빗 코스는 세미 프라이빗 코스로 변경하는 추세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성행되는 재택근무자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 9홀을 즐길 수 있다.
► 넷째는, 자신들만의 규칙으로 즐기고 있다. 매 순간마다 골프를 규정대로 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터치플레이 허용 등 그 팀만이 정하는 팀 룰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 예를 들면  엑스트라 웨지와 롱 아이언은 치우고 하기, 4클럽 챌린지 등이 그런 것이다.(필자의 경우, 하프세트클럽 만으로 공을 치고 있는 것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 다섯째는, 스트로크 경기는 이제는 너무 구식이다. 그래서 스테이블포드 방식 등으로 바꾸어 골프를 즐긴다. 또한 자기 팀만의 코스를 셋팅하기 위하여, 홀마다 Tee를 자유 선택하여 그 팀의 드라이브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프리스타일 골프를 말한다.

Ÿ 결국 프리스타일로 골프 자유, 규정의 퓨전화로 재미를 창조한다.
가끔은 프로 룰에 얽매여서 그린에서 OK를 주면 안 된다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추어는 대체적으로 유연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두산 매치플레이를 보면 프로 그들도 넉넉하게 OK를 주고 있다. 어쩌면 아마추어들이 자주하는 홀별 내기에 해당하는 것과 사실상 똑같다.  결과적으로 자유를 구속하게 되고 때로는 동반자의 감정을 유발하기도 해 불쾌한 라운드가 될 수 있다.

Ÿ 엔조이 골프가 발전돼 우리나라에서도 또 하나의 새로운 골프문화로 진화되어야 한다. 
한 예로 “준비 순 티샷”을 10여 년 간 주장해왔다. R&A가 골프 룰을 2019년에 필자 방식으로 바꾸었다. 프로의 규정도 바꾸는데 아마추어는 더 프리스타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샤프트 길이 규정도 바꾸었다. 앞으로는 코스 길이도 줄여야 하고(그 대신 난이도는 얼마든지 높일 수 있음) 쓸데없이 빠른 유리알 그린스피드 억제 규정을 두어야 한다. 
프로의 기준도 이처럼 바뀌고 있으니 ‘엔조이 골프정신’으로 아마추어 입장에서 재해석도 필요하다. 골프장의 코스도 융통성 있게 마음껏 자유 세팅이 요구된다. 다만 어떠한 다른 변화를 주어도 좋지만 뒷 팀에게 경기를 지연시키는 민폐는 있어서는 안된다. 그건 어쩌면 골프 룰과 에티켓의 헌법 1조이기 때문이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규정은 없다고 본다.

Ÿ 현재의 코스는 골퍼들 다자간에 공동 만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의 실력은 대학생과 중학생 정도이다. 우리가 플레이 하는 구장의 난이도가 달라야 하는데, 전 세계의 골프코스 모두가 획일적이다. 그 난이도 차이를 해결한 코스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다르게 치는 골프’, ‘즐기는 골프’라는 것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모순을 해결하는 명확한 차선의 대책이다. 결국 ‘다르게 치는 골프’란, 비정상의 정상화 조치이다. 어쩌면 되레 정설이라고도 말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재판정에서도 판결보다는 ‘합의조정’이라는 결심으로 소송의 문제를 매듭짓고 있듯이 말이다.

<안용태 GMI 컨설팅그룹 대표이사>
※위 컬럼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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