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정찬필기자]

‘천재 소녀’로 불렸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뉴질랜드)가 3년간의 긴 슬럼프를 깨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월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카폴레이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 4라운드. 리디아 고는 버디로만 7타를 줄여 최종합계 28언더파 260타로 우승했다.

박인비(33)와 김세영(28)을 비롯한 4명의 2위 그룹을 7타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리디아 고는 이로써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 이후 꼭 3년 만에 LPGA 투어 1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날짜로는 1084일만의 우승이다.

넬리 코르다(23·미국)에 1타 앞선 단독 1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리디아 고는 3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떨군 뒤 9∼12번홀 4개 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2위와 5타 차이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내내 1라운드 11번 홀 외에는 보기가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과거 만 15세 4개월 2일 때인 2012년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CN 캐나디언오픈에 출전, 박인비를 3타차로 따돌리고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첫 미LPGA 투어 승수를 신고했던 리디아 고는 마지막 10대 시절인 2016년까지 14승을 쓸어담아 ‘골프 천재’로 불렸다. 2015년 2월 첫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두 차례나 메이저대회(에비앙 챔피언십·ANA 인스피레이션)를 제패했다.

그러나 20대에 들어서면서 이름 석 자는 서서히 빛을 잃었다. 2016년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14승째를 따낸 뒤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까지는 무려 1년 9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최근 성적만을 보면 상승세가 확연하다. 지난해를 포함해 16개 대회에서 9차례나 ‘톱10’ 성적을 내고 14번을 20위 이내에 들었다. 올 시즌 리디아 고는 6년 만에 시즌 상금 순위 1위(79만 1944달러)에 나섰고 현재 11위인 세계랭킹도 더 오를 전망이다.

한편 ‘골프여제’ 박인비(33·KB금융그룹)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준우승했다. 2019년 이 대회에서 박인비와 연장접전을 펼치며 우승했던 김세영(28·메디힐)도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코르다와 리오나 매과이어(26·아일랜드)도 공동 2위에 올랐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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