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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챔피언스 클래식 9차전 ‘충격의 20cm’ 퍼터 실패가 나를 살렸다김선미, KLPGA 챔피언스 클래식 사상 최초로 ‘무관’, 30만 원 차이로 상금왕이 되다

“KLPGA 챔피언스 클래식 9차전 18홀 마지막 퍼터는 불과 20cm에 불과했죠. 오히려 못 넣는 것이 더 어려울 걸요. 그런데 20cm 내리막 퍼터를 하는 순간 누가 뒤에서 미는 것처럼 느껴졌고 볼이 컵을 벗어났습니다. 다 잡은 우승을 놓쳤지요”
김선미 프로는 9차전 마지막홀 마지막 퍼트 당시를 회상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으며 술회했다. 정말 머리가 순간적으로 하얗게 됐고 그 퍼터 실패로 인해 김선미는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미LPGA무대에서 김인경의 18홀 마지막 홀 30cm 퍼트 실패보다도 더 짧은 거리를 못넣고 나니 헛웃음만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느낀 것이 역시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알 수 있고 방심은 금물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속상함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쯤 되면 일종의 트라우마가 될 법도 했지만 어릴적부터 운동을 하면서 실패에 익숙해온 터라 김선미는 훌훌 털고 일어났다. 자신의 성급함을 다시한번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고 그동안의 모든 대회 과정을 되 집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결국 10차전에서 9차전의 어이없는 실수를 떨쳐버리고 대회에 임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9차전 20cm 퍼트 실패가 약이됐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상금왕까지 올랐으니 스스로에게 칭찬해 줄만 했다는 것이다. 
사실 9차전까지 서예선 프로와 640만원 차이를 보이면서 10차전에 돌입해 상금왕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동3위로 대회를 마치고 나서 최종 결과를 기다렸는데 불과 30만원 차이로 상금왕에 올라 그 짜릿함을 즐겼다고 한다.
“상금왕이 되었다는 기쁨보다도 20cm 퍼트 실패 후에 10차전에서 공동3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 더 기뻤습니다. 상금왕은 부수적으로 따라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20cm 퍼트 실패를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 것에 더더욱 감사함을 느낍니다”
올해 김선미는 무관이었지만 꾸준하게 성적을 보여 왔다. 준우승 4번에 톱10에 8차례 이름을 올렸다. 매 대회 꾸준한 성적으로 인해 상금왕에 올랐기 때문에 우승은 없었지만 특별한 상금왕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김선미는 사실  늦깎이 프로 골퍼이다.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중고등학교 가서는 배구 유망주로 활약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배구가 하기 싫어 이탈한 적도 있다고 한다.  
20살이 넘어서 골프를 시작했다. 그것도 프로선수가 되겠다고 시작하는 것은 사실 무모한 도전일 수 있다. 김선미는 배구가 싫어서 서울로 올라와 우연하게 골프연습장 경리로 취직했다.하지만 골프를 대하는 순간 숨길 수 없는 운동 DNA가 어느 순간 골프클럽을 잡게 했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께서 골프를 하라고 권유해 늦게나마 도전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 2년 6개월 만에 골프 라이선스를 취득해 강남이글연습장에서부터 프로 레슨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26살에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됐고 잠시 골프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30살에 KLPGA 1부 투어에서 활약하며 5, 6년간을 젊은 선수들과 함께 자웅을 겨뤘다. 
이 뿐만아니라 36살에 경희대학에 입학해 16살이나 어린 친구들과 함께 만학을 했다. 그 당시 골프장 CEO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골프를 체계적으로 배우려 노력했다. 학사에 이어 석사학위를 2년 6개월 만에 취득할 만큼 열정을 쏟았다.
“제가 강원도 정선 출신이고 육상, 배구를 해서 그런지 끈기가 있고 또 도전 정신이 강한 것 같습니다. 급한 성격도 골프를 통해서 점점 좋아지고 있구요. 골프는 계속 배울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올해 목표는 허석호 프로를 통해 레슨과 체력훈련을 완성해서 내년도에 40대 후반의 여성골퍼의 기량을 한번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선미는 2021년 목표를 벌써 세워 놓았다. 48세이지만 매년 출전하고 있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상위성적을 내는 것이다. 또한 정규투어 중 1개 대회에 더 나가서 이 역시 상위성적을 내보고 잘되면 내친김에 우승도 도전하는 것다. 노장의 노련함과 기술을 통해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한다.
김선미는 2017년 박사과정을 갑자기 포기하고 양재동 스포랜드에서 레슨과 KLPGA 챔피언스 클래식 투어를 병행 중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이루고 싶은 꿈도 많고 결혼 후 공백기도 아쉽기에 박사 취득 대신 선수생활에 무게를 더 두게 된 것이다. 결국에는 올해 상금왕에 올랐고 이제는 KLPGA 1부 무대에서 상위권에 올라보는 것이 또다른 목표이다. 
“서예선 언니가 그랬데요. 선미가 상금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간절함 때문이라구요. 맞습니다. 또한 20cm 퍼터 실패 이후 크게 좌절했다면 상금왕은 언감생심이었겠죠.” 
김선미의 시계는 이미 2021년으로 향했다. 올겨울 알차게 준비해 KLPGA 챔피언스 클래식과 KLPGA 1부 투어에서 상위 성적을 내서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는다.<양재=스포타임>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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