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골프장에 가보니 한 낮의 햇살이 여전히 따가웠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처서가 지났으니 괜찮겠지 싶은데 그린 속을 들여다보니 아직 잔디 뿌리가 많이 짧습니다. 뿌리가 없으니 그린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태풍까지 와 뭔가 예상대로 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예년과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그린 잔디가 상하는 만큼 관리자들의 속도 탈 것입니다. 골프장의 모든 공간이 다 중요하지만 그린만은 반드시 지키고 싶은 이유가 그린은 골프장의 얼굴이자 자부심이기 때문이죠.  
수년 전 여름에 어느 골프장의 그린 잔디가 좋지 않아 컨설팅을 하고 1주일 후에 다시 방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잔디 관리자가 저에게 그린이 조금 좋아진 것 같지 않으냐며 묻습니다. 제가 다녀간 이후 이런 저런 관리를 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사실 그린의 상태는 1주일 전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고 온기에 그린 잔디가 1주일 동안 얼마나 좋아지겠습니까. 뿌리는 여전히 짧았고 병반지도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저를 쳐다보는 그 분의 눈빛에서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 저도 모르게 좀 좋아진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표정이 한층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큰 문제없이 여름을 넘겼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잔디 컨설팅이 아니라 열심히 하고 있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위로와 공감의 말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그 때 깨달았습니다.

골프장의 잔디가 좋지 않을 때에는 많은 관리자들이 자신의 관리 방법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급한 마음에 잔디상태가 좋은 주변 골프장의 관리 방법을 도입해 보려고 합니다. 좋은 방법을 배우는 것은 늘 바람직한 일이지만 골프장마다 환경과 관리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은 조심해야 합니다. 잔디 생육이 저점에 있을 때는 잔디를 좋게 하는 것만큼이나 더 나빠지지 않도록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서가 지나도 한 낮의 햇살은 여전히 왕성하지만 낮의 길이는 조금씩 짧아지고 야간 기온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린에 부분 건조가 오지 않도록 자주 살피고 차단 줄로 잔디 생장점을 보호하고 특히 배토, 시비나 시약 작업과 같은 기본 관리에서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 과다한 양분 투입 주의
잔디의 회복을 위해 과다한 양분 투입 주의. 적정한 양분은 회복을 도와주기 때문에 질소 순성분량을 주간 0.3~0.5g/㎡ 살포하는 정도는 필요합니다. 질소 비료를 더 안전하게 살포하려면 토양 내에서 질산화(질소 과잉 흡수의 원인)가 어나지 않도록 질산화억제제 병행 살포 추천합니다.

2. 병해 예방은 더 꼼꼼히
1) 피티움 레드 라이트: 적소 병이라고도 하며 초기에는 잔디의 하고 스트레스와 비슷하게 발생합니다. 맨 처음에는 황색 패취를 이루다가 점차 붉게 확대됩니다. 1~2주 간격으로 예방 시약 실시하면 좋습니다.

2) 피티움 블라이트: 대표적인 여름철 병해로 금년과 같이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빈번하게 발  생합니다. 감염되면 잔디 잎이 물러져서 썩는 특징이 있으므로 1~2주 간격으로 예방 실시해야 합니다.

3) 탄저병: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발생합니다. 피티움과 동시에 발병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할 경우 잔디의 관부가 썩는데 시간이 지나면 여러 패취들이 합쳐지기도 합니다. 피슘 약제와 혼합하여 1~2주 간격으로 예방 하고 시약 후 관수하지 않습니다.

■문의 : 070-4763-0525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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