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오상민기자] 루지 체험장이 인기다. 썰매에 동력장치 없이 바퀴, 브레이크 따위를 설치한 카트로 경사로를 주행하는 레저다. 전국에 시설 수가 늘고 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이 전국의 9개 루지 체험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루지 카트 부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시설ㆍ안전모 관리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9개소 중 5개소(55.6%)의 루지 카트 내부 브레이크 패드에서 석면안전관리법 상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8개소 중 1개소(12.5%)의 루지 카트 손잡이 부품(핸들 그립)에서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어린이제품 공통 안전기준(0.1% 이하)을 234배(23.4%) 초과해 검출됐다.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가 이용하는 루지 체험장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허가를 받을 때와 허가를 받은 후 매년 1회 이상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 유기시설ㆍ기구에 해당한다. 하지만 부품의 유해물질 관련 안전기준이 없어 이용자 연령, 유해물질 노출 경로 등을 고려한 안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조사대상 9개소 모두 이용 제한 기준으로 키ㆍ연령을 고지하고 있으나 업체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루지 브레이크 제동력이나 주행로의 경사 같은 시설 특성을 반영한 관련 기준이 없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실제로 루지 체험장 이용 중 카트 제동 불량이나 전복으로 인해 상해를 입는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체육시설업 종류별 특성에 따른 시설 설치 기준과 안전모 구비 의무, 이용자 안전장구 착용 지도 의무가 규정돼 있는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과 같이 관광진흥법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유기시설ㆍ기구의 특성을 반영한 세부적인 안전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루지 체험장이 전국적으로 확장 추세에 있으나 일부 시설은 관리가 미흡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조사대상 9개소 중 4개소(44.4%)는 이용자가 보기 쉬운 곳에 부착해야 하는 일일 안전점검 표지판을 확인할 수 없었다. 1개소(11.1%)는 주행로 표면 깨짐ㆍ이탈 방지 방호벽 파손이 발견됐다. 8개소(88.9%)는 루지 카트 안에 안전 주의사항과 비상 시 연락처를 모두 부착해야하나 안전 주의사항만 부착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유해물질이 검출된 루지 카트 부품을 판매ㆍ사용한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다. 해당 사업자는 브레이크 패드의 수거ㆍ교체를 완료했다. 핸들 그립의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회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유기시설ㆍ기구에 대한 유해물질 관련 안전기준 마련, 루지 체험장 시설 특성을 반영한 세부 안전기준 마련, 루지 체험장에 대한 안전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오상민 기자  ohsm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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