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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김비오 특별사면 ‘온정주의’인가, ‘정치적 행보’인가당초 3년 출장 정지서, 1년으로 그마저도 못 지킨 9개월 20일짜리 징계

 

이종현 편집국장

지난 7월 20일 KPGA(한국프로골프협회)로부터 한통의 메일이 왔다. ‘KPGA, 회원 화합을 위한 ‘특별 사면’ 단행… 총 8명 징계 해제’라는 제목이었다. 주된 내용은 “올해 제18대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회원 간의 화합과 KPGA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서 사면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된 징계자를 구제해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는 참 따듯하고 배려 깊은 내용이 담긴 듯 했다.
하지만 그 8명의 징계 해제 명단에는 지난해 9월 29일 논란의 ‘가운데 손가락 욕’을 한 김비오가 들어있었다. 손가락 욕 뿐 만아니라 드라이버 헤드로 티잉에리어를 내리치는 폭력적 장면이 생중계돼 아직까지도 충격이 가시지 않은 아주 선명한 사건이었기에 더 놀라웠다.
당초 3년 출장 정지와 1000만원 벌금 그리고 120시간 사회봉사활동 징계를 내렸는데 골프팬과 언론이 “너무 과하다”고 하자 1년 출장정지로 감면한 바 있다. 1년 출장 정지에 대한 긍정여론도 있었지만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지난 7월 20일에 출장 정지 9개월 20일 만에 또 한 번 김비오 징계해제를 단행됐다. 더더군다나 오는 8월21일 진행되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앞둔 시점이어서 시기에 대한 의구심마저 든다. 원칙대로라면 오는 9월 30일에 징계가 해제되어야 한다. 굳이 2달 10일 일찍 논란의 대상이었던 김비오를 징계해제 해야 했을까. 
물론 회원화합 차원의 ‘특별사면’과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는 좋다. 하지만 사상초유의 생방송에서의 김비오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여기에 2019년 로이터 통신 세계 골프 10대 뉴스와 미국골프채널 세계 골프계 7대 논란에 포함돼 세계적인 망신을 당한 바 있다. 그런 김비오가 매경오픈 시점부터 출전하게 된다면 7개 대회에 출전 가능하다. 하지만 10월1부터라면 단 2개 대회 출전에 그친다. 그런 취지로 협회가 말하는 ‘경제활동’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일까. 여기서 협회가 놓친 부분이 있다. 김비오를 2달 열흘 일찍 해제 시켜 줌으로 해서 또 다른 한 명이 출전 기회를 잃는다. 그 한 명의 경제활동은 배려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또한 회원 화합 차원이라고 했는데 과연 회원 모두가 이를 찬성하고 받아들였을까. 아울러 18대 집행부가 출범하는 취지의 ‘특별사면’이라는 말이 매우 불편하다. 구자철 회장 출범에 맞춘 ‘특별 사면’이라는 단어가 마치 대통령 취임 ‘특별 사면’과 오버랩 되어 정치적 뉘앙스를 벗어 던질 수 없다. 
김비오 행동이 룰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중대한 에티켓의 누를 범했다. 골프에서 에티켓은 권고 사항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은 강제적 규정이다. 1952년에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골프협회(R&A)가 공동으로 골프규칙을 만들었고 2004년에는 '플레이어가 에티켓을 중대하게 위반하면 경기를 실격시킬 수 있다'고까지 규정했다. 에티켓은 공공장소에서 꼭 해야 하는 행동처럼 일종의 법칙이며 규칙이다. 수만명의 갤러리와 수백만명이 시청하고 있는 TV 생중계 장면에 그의 가운데 손가락 욕과 클럽 헤드를 티잉그라운드에 내리치는 부분은 가히 폭력에 가까웠다. 사실 골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룰보다 에티켓이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거나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초보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까. 그 장면을 상기하면 아직도 심장이 뛴다는 골퍼분들도 있다. 협회는 이를 간과하거나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
김비오는 아주 나쁜 에티켓의 선례를 남겼고 KPGA는 온정주의를 쫓는 나쁜 사례를 남겼다. 이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생긴다면 또 온정주의를 베풀어서 구제할 것인가. 
물론 대한민국 골프가 성적위주로 성장, 발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공공성과 공익성이 함께 성숙되어지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선진골프 문화 사회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해당 선수나 협회가 좀 더 진중하고, 징계된 기간을 약속대로 기다렸어야 했다.
2000년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에버튼이 1-1로 종료 직전 긴박한 상황에서 에버튼 골키퍼 폴 제라드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디 카니오는 일부러 핸드볼 반칙을 통해 승리 대신 상대 선수 부상을 먼저 지켰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1997년 미국 아마추어골프 챔피언십에서도 스티브 스콧은 타이거 우즈가 옮긴 마크 위치를 깜박하고 그대로 치려하자 다가가 알려주고 자신은 2위가 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사실 동타이었기에 벌타를 받으면 자신이 우승할 수 있었지만 그는 골프정신이 우선이었다.
이것이 바로 골프의 매력이며 정신이다. 지금 대한민국 골프는 세계 중심에 서 있다. 좀 더 감동적이고 기립박수를 보낼 수 있는 스타 탄생과 협회의 성숙한 운영을 기대해 본다.                                
<이종현 편집국장>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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