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코스잔디칼럼
‘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34> 잔디도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 만날 기회가 많이 줄어서 그런지 요즘엔 지인들도 가끔씩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예전에 비해 홀쭉해진 중년들을 많이 봅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젊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 당뇨, 디스크 같은 게 와서 체중을 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론은 “과식해서 좋을 거 하나도 없더라. 적당히 먹으니 몸도 가볍고 훨씬 좋다” 고 얘기합니다. 
예전에 읽은 ‘기적의 밥상’ 저자인 조엘 펄먼 박사도 “유전으로 생기는 질병은 5% 내외이고 90%는 먹는 대로 생기는 질병이다. 건강한 음식을 골라 먹으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 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의사가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사람이나 잔디나 똑같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절기에 잔디 생육이 급격히 떨어지는 그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잔디의 식단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 질소 컨트롤이 관리의 능력
최근에는 너무 좋은 잔디용 자재들이 많이 나와서 필자와 같은 연구자들조차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기능성 비료, 생리활성제, 호르몬제, 효소제, 아미노산, 킬레이트 철, 칼슘 등 종류가 너무 많습니다. 다만 여름에는 자재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보다 잔디에 가장 중요한 양분 ‘질소’를 잘 컨트롤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잔디를 잘 관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질소 사용법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질소는 잔디의 생장에 있어서 탄소, 수소 및 산소를 제외하면 가장 중요한 양분입니다. 보통 하절기 그린에서는 질소 과잉이 결핍보다 더 큰 피해를 줍니다. 그런데, 과잉 시 답압에 약해질 뿐 아니라 병 발생을 촉진하고 내서성도 약해집니다. 따라서 토양에 이미 유기물이 있기 때문에 여름엔 질소가 적은 것이 당연히 안전하지만 또 양분이 있어야 잔디의 회복을 도와주기 때문에 소식(小食)하는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주간 질소 순성분량 약 0.3g/㎡)

● 무병장수의 비결은 천천히 적게 먹는 것
갑자기 무더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달력을 보니 아직도 음력 5월입니다. 지금부터 음력 6월까지 그린의 시비는 정말 중요합니다. 고온이 될수록 토양에 있던 질소는 잔디가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빨리 변하고(질산화) 잔디는 이를 급하게 먹게 됩니다. 이 때 잔디가 확 자라면서 잔디가 약해지고 병이 오는 사이클이 반복됩니다. 급격한 양분 소모로 잔디는 연약해 지고 그린의 과습지에서는 잎이 붉어지고 녹아버리는 적소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많은 관리자들은 이를 피슘 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살균제를 계속 살포하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 현상은 생리 장애에서 기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양분을 함께 컨트롤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예방법은 GP(잔디 생장능)를 계산하여 질소를 최소 필요량만 살포하고 토양 수분과 유기물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고온기에 그린 잔디의 적소 현상 또는 웃자람을 예방하는 데는 질산화 억제제가 도움이 됩니다. 질산화 억제제는 고온기에 잔디가 질소를 먹는 속도를 늦춤으로써 잔디의 생장을 조절하는 원리입니다. 토양에는 유기물과 양분들이 항상 들어있는데 장마기나 고온기에 많이 용출되며 질산화 억제제는 잔디가 질소를 過食(과식)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식단 조절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나 잔디나 무병장수(無病長壽) 하려면 천천히 조금씩 먹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