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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34> 일반 운동장(축구장, 야구장) 잔디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스포츠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골프 대회에는 갤러리가 사라졌고 야구장, 축구장에서도 관중이 사라졌습니다. 최근 손흥민 선수가 리그 복귀전을 치렀는데요. 무(無)관중 경기였으므로 그는 인터뷰에서 “팬들이 가득 찬 스타디움에서 함께 웃고 울고 싸우던 때가 그립다”고 했습니다. 손 선수의 말대로 관중들의 함성은 선수들에게 열정과 큰 힘을 줍니다. 비록 이번엔 득점하지 못했지만 손 흥민 선수가 득점 후에 관중들에게 보여주는 무릎 슬라이딩 세리모니는 정말 멋있습니다. 물론 부상 위험 때문에 많은 팬들은 걱정을 하지만 말입니다. 
잔디를 연구하다보니 지인들이 가끔 축구 선수들이 슬라이딩 하다가 화상 입는 거 아닌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축구 선수들은 양말 안에 보호대를 하고 뛰기 때문에 세리모니를 하다 무릎이 쓸려서 화상을 입거나 하진 않는다고 합니다.그런데 보호대가 없더라도 천연잔디는 일반 흙이나 인조잔디 운동장보다 표면 온도가 낮고 질감이 부드러워 슬라이딩 할 때 부상의 위험이 낮습니다. 특히 생육 중인 잔디는 좋은 완충성을 제공하며 심지어 동절기 토양표면이 얼었을 경우에도 휴면중인 잔디의 조직이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운동장
잔디 운동장에서는 완충력 뿐만 아니라 온도 조절도 중요합니다. 2019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천연잔디의 온도 조절 효과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측정 결과 천연잔디 표면의 평균 온도는 34.5℃로, 인조잔디 67.5℃와 우레탄 61.4℃, 아스팔트 55.7℃ 등의 절반 수준이었고 흙 49.4℃ 보다도 낮았습니다. 
잔디는 증산작용을 통해 더운 공기를 수증기로 올려 보내고 대기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에어컨 대체효과로 환산하면 300평의 잔디밭은 27평형 가정용 에어컨 32대분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 잔디밭과 맨 땅의 온도 비교, 국립산림과학원
특히 잔디의 온도조절 기능은 학교 운동장과 같이 어린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곳에서 더 중요합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학교 운동장은 흙 운동장과 인조잔디 운동장이 천연잔디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유는 천연잔디 운동장은 잔디 관리가 어렵고 계속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조잔디의 경우 관리는 편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들, 예를 들면 중금속 문제나 온도 상승으로 화상, 일사병의 위험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 연구진에 따르면 6월 중순~9월 중순까지 정오 시간대에 인조잔디의 표면온도가 60℃를 초과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실제 어린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인조잔디 운동장을 안전하게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운동장 온도를 49℃이하로 규정;Turfgrass Research Center, 2009)하고 있습니다. 만약 슬라이딩이라도 하게 되면 화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잔디가 이렇게 중요하지만 학교에서는 재정 문제로 천연잔디를 선뜻 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녹지는 학생들의 신체활동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거나 태도 개선과 같은 긍정 요인도 있으므로(Dyment and Bell, 2008; Matsuoka, 2010) 학교 운동장의 경우 단순히 편의성과 기능의 관점에서만 잔디를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하이브리드 잔디
최근에는 이 두 잔디의 단점을 보완한 하이브리드 잔디가 개발되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약 95%에 인조잔디를 약 5% 정도 혼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잔디의 사용 목적과 용도에 따라 인조잔디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인조잔디가 아주 조금 혼합되어 있지만 100% 천연잔디보다는 내구성이 훨씬 높고 답압(밟히고 눌림)에도 강한 편입니다. 

하이브리드 잔디 그래픽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연합뉴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도입되어 화제가 되었는데요. 손흥민 선수의 팀인 토트넘이 자주 사용하는 웸블리 스타디움 역시 하이브리드 잔디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공법이 생소하고 조성비가 높은 단점이 있어 아직 국내에는 많이 보급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축구장이나 골프장의 답압이 많은 지역에 도입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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