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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33> 잔디밭의 물 관리(1)

오래 전 대기업 잔디연구소에 입사한 직후 선배 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첫 미션이 생각납니다. 잔디 종자(그린에 있는 크리핑 벤트그래스)를 50개의 화분(pot)에 파종해서 한 달 동안 잘 키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연구용 샘플 제작이었지만 신입사원이 처음 맡은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정성스럽게 키웠습니다. 파종하고 1주일이 지나니 신기하게도 파란 잎이 보이고 3주째 잔디가 제법 자란 것을 보니 왠지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1주일만 지나면 미션 성공인데 돌연 잔디 잎이 마르더니 갑자기 많은 잔디가 죽었습니다. 매일 물을 열심히 주었는데 잔디가 왜 말라 죽었는지 몰라 당황해 하던 저에게 선배 연구원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잔디가 피슘(pythium) 병에 걸려 죽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비록 실수는 하였지만 덕분에 잔디를 잘 키우는 첫 번째 비결이 ‘물 관리’ 라는 소중한 교훈을 일찍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잔디는 약 80%가 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잔디 체내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작용은 물에 의해 조절됩니다. 
6월은 기온이 상승하고 장마도 오는 시기이므로 한지형 잔디에서 물 관리가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6월에 물 관리가 다소 소홀해도 잔디는 갑자기 나빠지지 않으며 모든 문제는 여름철에 한꺼번에 나타납니다. 따라서 6월에 물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바로 여름을 잘 넘기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물 관리=토양수분 관리 
관수(irrigation)는 잔디 관리자가 매일 하는 일이지만 토양 수분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관수를 한다는 것은 토양에 물을 주는 것이므로 실제 물 관리란 토양 수분을 관리하는 것이며 잔디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토양 수분을 포장 용수량과 위조점 사이의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 포장 용수량(field capacity)
비가 온 다음 혹은 관수를 충분히 하면 토양이 물에 푹 잠기고 하루 이틀 지나면 중력에 의해 토양에 있던 물이 대부분 빠져나가며 토양에는 일정 수분만이 남게 되는데 이를 포장 용수량이라고 합니다.  

○ 위조점(wilting point)
위조점은 포장 용수량의 반대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토양에 수분이 거의 없어 잔디가 마르기 시작하는 수준을 위조점라고 합니다. 이 때 토양을 떠 보면 흙이 쉽게 부스러집니다. 

유골프에서 각각 다른 수분측정pogo장비로 토양수분을 측정하는 모습

● 골프장별 수분 기준 필요
좋은 그린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토양 수분의 관리 기준이 필요합니다. 경험이 많은 관리자들은 오랜 감각에 의해서 토양 수분을 관리하기도 하지만 토양 수분 측정기를 이용하면 물 관리가 더 용이합니다. 그린에서 잔디가 물을 흡수하는 구간은 보통 지표면에서 토심 10㎝이며 이를 근권(root zone)으로 보고, 수분 측정기를 이용하여 토심 10㎝의 수분을 조사합니다. 
여름에 골프장을 방문하면 토양 수분을 몇 %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필자가 관리하는 골프장에서는 그린 토양의 적정 수분을 14%내외로 하여 관리합니다(모래 토심 10㎝ 기준이며 여름철에는 잔디 뿌리가 짧고 증산이 활발하기 때문에 토심 5㎝ 측정).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그린마다 모래 입자의 구성이 다르고 골프장에서 원하는 그린스피드 기준이 다릅니다. 또 수분 측정기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골프장별 여건에 맞는 수분 기준을 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 그린의 토양수분 기준을 정하는 방법 > 
1) 강수 또는 충분한 관수 후 1일이 지났을 때의 수분 측정
2) 전체 그린에서 잔디가 전혀 마르지 않을 때의 수분 측정
3) 잔디가 부분적으로 마를 때의 수분 측정

기본적으로 1번과 3번의 수분 차이를 조사하고 두 지점 사이에 수분 기준을 맞추어(14%가 아니더라도) 관리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린스피드가 매우 높고 단단한 표면을 유지하고 싶다면 2번과 3번 사이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 경우 자칫 드라이스팟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계면활성제(보습력이 있는 제품)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의 : 070-4763-0525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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