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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괜찮아마을’, 괜찮아지고 싶은 청년 30여 명 모여 ‘흰 도화지’ 같던 목포에 ‘채색’
(사진=KBS ‘다큐멘터리 3일’ 스틸 컷)

[레저신문=오상민기자] ‘다큐멘터리 3일’이 전남 목포시 ‘괜찮아마을’을 찾았다.

5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는 KBS 2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연출 길다영ㆍ글 구성 석영경)’ 627회에서는 ‘실패해도 괜찮아-목포 괜찮아마을 72시간’이 전파를 탄다.

퇴근길부터 경쟁이 시작되는 시대다. 도시 생활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잘’살아가고 싶은 청년들 앞엔 굴곡지고 험난한 언덕이 너무나 많다. 청년들의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보다 자살이 앞지른 지 오래다. (통계청. 2018년 사망원인통계) 그래도 이겨내라고, 깨치고 일어나라는 사회의 채찍질은 여전하다.

힘들고 아픈데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돌아와’라고 말해주는 고향이 없어서 직접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도심을 떠난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새로운 둥지는 바로 전남 목포의 ‘괜찮아마을’이다.

다도해와 유달산이 감싼 전남 목포시 무안동 일대. 한국의 네 번째 개항 도시다. 화려했던 이곳은 현재 원도심이라 불린다. 과거의 흔적만 가득하다. 공실률 70%에 달할 만큼 빈집만 무성했다. 최근에는 20~30대 청년 주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이 하나둘 모이게 된 건 3년 전이다. 홍동우, 박명호 씨가 괜찮아지길 원하는 청년들의 욕구를 절감하며 ‘목포에서 6주간 살아보기’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다.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겨울까지 3기수 76명의 청년이 목포에서 지냈다. 쉬기도 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작게나마 성공해보며 괜찮아지는 시간을 보냈다.

6주 프로젝트가 끝난 현재, 목포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택한 30여 명이 남아 주민이 됐다. 한 달 살기도, 도시 재생 프로젝트 때문도 아니다. 또 다른 삶의 터전으로 목포를 선택했다. 여느 마을 주민처럼 생업을 갖고 집을 구해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청년들은 본래 터전을 떠나 연고 없는 목포에 정착했다. 이들을 모이게 한 마법의 주문은 단 하나, ‘괜찮아’였다. 똑같은 일상생활과 불필요한 관계를 떠나 자신이 원하는 걸 하면서 살아도 되는 삶을 찾아온 것이다.

직업도 다양하다. 디자이너, 마케터, 요리사도 있다. 경험을 크레파스 삼아 흰 도화지 같은 목포를 채우고 있다. 임대 종이만 펄럭이던 빈집들은 북적북적한 식당이 됐다. 게스트하우스가 됐다. 영상 스튜디오가 됐다.

평소 다양성에 관심이 많던 윤숙현 씨는 요식업 경험을 바탕으로 채식 식당을 차렸다. 이탈리아 유학 출신 셰프 한상천 씨는 누구나 먹는 보통의 음식을 요리하고 싶어 백반집을 열었다. 술을 좋아하는 김용호 씨는 유통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 바를 꾸렸다. 모두 도시에선 높은 월세와 경쟁률로 상상만 했던 것들이다.

창업뿐만이 아니다. ‘괜찮아마을’을 만든 여행사 겸 콘텐츠 기획사에는 열두 명의 식구들이 있다. 2017년 대표 두 명으로 시작했다. 목포 정착을 결심한 청년들이 취업했다. 공개 채용도 할 만큼 목포에 뿌리를 내렸다. 도시에서 쌓은 경력은 회사 분업화를 이뤘다. 서로 직함 대신 별명을 부른다. 사내에는 밴드를 비롯한 각종 소모임도 있다. 벗어나고 싶은 직장 문화 대신 같이하고 싶은 일로 가득하다.

‘괜찮아마을’의 1기 6주 생활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록한 후 본래의 삶으로 돌아갔던 김송미 씨는 서울 생활에 지칠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 아직 서울과 목포의 삶 중 그 어느 것에도 정답을 찾진 못했다. 우선 자신에게 방학을 주는 의미로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돌아오면 마음이 편한 곳이다. ‘괜찮아마을’은 어느새 기댈 곳 없는 고향이 됐다. 이 마을 동력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편 ‘다큐멘터리 3일’은 제작진이 관찰한 72시간을 50분으로 압축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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