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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32> 골프클럽도 중요하지만 잔디를 알면 스코어 3, 4타는 더 줄인다.약은 약사에게, 잔디는 잔디전문가에게


우리가 흔하게 잔디를 밟으며 라운드를 하고 있지만 정작 잔디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적이 얼마나 될까요. 모르긴 해도 코스관리를 하든 담당자 외에는 그리 세세하게 시선을 줘 본적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잔디학회 회의에 참석 했다가 국내에 수입되는 잔디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수입되는 잔디는 켄터키블루그래스, 훼스큐 류, 라이그래스 류 종자 외에도 크리핑벤트그래스, 조이시아그래스, 버뮤다그래스와 시쇼 파스팔륨 등의 종자 그리고 신품종 조이시아그래스(ZEON, 스텔라) 식물체가 있습니다. 
토론을 하면서 생각보다 다양한 잔디가 국내에 수입되고 있으며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데 모두 공감하였습니다. 다만 최근 수입되는 좋은 잔디들이 적재적소에 잘 사용되지 못해 실패한 사례들을 듣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골프장을 오랜 기간 경영하거나 잔디 관리를 많이 하더라도 잔디 종류와 특성을 다 알 수는 없으며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골프장에서 새로운 잔디를 수입하거나 사용할 때 먼저 잔디 연구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잔디의 종류
앞서 언급한 잔디 중에는 독자 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잔디 명칭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이번 호엔 잔디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잔디 종류는 매우 많지만 넓게 보면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난지형 잔디(warm season grass)와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한지형 잔디(cool season grass), 단 2개로 나눠집니다. 
난지형의 대표 잔디는 한국잔디인데 한국잔디는 조이시아그래스의 한 종류로 나뉩니다. 이 외에도 동남아시아 골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버뮤다그래스, 파스팔륨 등이 난지형 잔디에 속합니다. 한국에서는 여름에 잘 자라고 겨울에 약한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한지형 잔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종자를 수입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서양잔디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한지형잔디에는 켄터키블루그래스, 훼스큐류, 라이그래스류, 크리핑벤트그래스 등이 있습니다 봄, 가을에 생육이 빠르고 엽색이 진하며 질감이 부드러워 골프장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아마도 골프장 그린에 쓰이는 벤트그래스, 티잉에어리어에 있는 켄터키블루그래스는 익숙할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라이그래스와 훼스큐는 어디에 있는 지 궁금하다면 러프로 눈을 돌려 보시기 바랍니다. 퍼레니얼 라이그래스는 보통 켄터키의 생육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잔디밭을 만들 때 종자를 혼합해서 파종하기 때문에 실제 잔디밭에 있으나 숨어 있는 잔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훼스큐류는 주로 러프나 법면 녹화용으로 쓰이는 데 골프장에서 가을에 바람이 불 때 하늘하늘 흔들리는 법면의 그 잔디가 바로 톨 훼스큐입니다.

 

잔디종류_왼쪽부터 크리핑벤트그래스_퍼레니얼라이그래스_켄터키블루그래스_조이시아그래스_톨훼스큐

 

● 기후 변화에 맞춰 터프타입 톨훼스큐 도입 필요
지금까지 골프장에서는 앞서 설명 드린 원칙대로 잔디밭을 조성했는데 최근 여름이 길어지면서 그 원칙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고온 다습 기간이 길면 한지형잔디에 써머패취(summer patch)라는 무서운 병이 심해지는데 문제는 켄터키블루그래스에 혼합된 라이그래스가 써머패취 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써머패취 병은 한번 걸리면 거의 회복이 되지 않아 여름철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켄터키 티나 페어웨이에 라이그래스 대신 터프 타입 톨 훼스큐를 파종하는 것이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량된 터프 타입의 톨 훼스큐는 기존의 톨 훼스큐와 달리 잔디 질감과 엽색이 켄터키블루그래스에 가까우며 무엇보다 잔디 자체가 써머패취 병에 잘 걸리지 않아 혼합 파종용으로 좋습니다. 톨 훼스큐 중에서도 최근 5년간 NTEP(National Turfgrass Evaluation Program)에서 종합 1위(품질, 내병성 등)를 차지한 ‘밀레니엄 4’는 종자가 1주일 이내 97% 발아됩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라이좀(땅속 줄기)도 생기므로 오버시딩 용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훼스큐 중에서 ‘밀레니엄 4’처럼 품질이 좋으면서 라이좀이 생기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라이좀이 생긴다는 것은 우선 잔디가 뭉쳐서 자라는 생장 습성(톨훼스큐의 단점)이 개선되었다는 의미이므로 파종 후 기존의 켄터키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잔디의 문제는 언제나 잔디가 아니라 기후와 관리 방법이었습니다. 기후가 빠르게 변하는 데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잔디와 관리 방법만을 고수하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 이상 기후는 더 이상 관리의 변수가 아닙니다. 지금은 기후 트렌드에 맞춰 잔디와 관리 방법을 모두 바꾸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 입니다. ■문의 : 070-4763-0525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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