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이국적인 풍경과 맛있는 음식에서 얻는 위안도 자연이 주는 그것에 못지않다.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떠나는 당일 여행.

▲ 근대 문화의 보물창고인 1호선 인천역과 동인천역 주변

수도권 전철 1호선 인천역과 동인천역 주변은 근대문화의 보물창고다. 1883년 개항과 함께 유입된 외래문화의 흔적이 현재와 뒤섞여 독특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천역을 나서면 바로 앞 횡단보도 건너 중국식 전통 대문인 패루가 서 있고 패루를 지나면서 차이나타운이 시작된다.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와 각종 장신구를 파는 상점, 옹기병을 구워 파는 중국식 제과점, 양꼬치 가게, 붉은 간판을 단 수십 개의 중국음식점이 이어진다. 개항 이후 중국인이 모여 살던 이곳은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가 넘쳐난다.

▲ 짜장면의 발상지,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

차이나타운에서 꼭 맛보아야 할 먹거리로 짜장면과 옹기병을 빼놓을 수 없다. 짜장면은 인천, 그중에서도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 발상지라고 알려져 있다. 산둥 출신 화교가 1910년대 초반에 개업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울과 인천의 상류층을 상대로 한 고급요릿집이었고 한국전쟁 이후 짜장면처럼 대중적인 음식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인천시 등록문화재 246호이기도 한 공화춘 건물은 내부를 개조해 짜장면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1960년대 공화춘 주방 모습과 짜장면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옹기병은 화덕 벽에 붙여 구워내는 만두의 한 종류다. 속 재료로 고구마, 단호박, 고기, 깨 등을 쓴다. 만두라고는 하지만 화덕 벽에 구운 것이라 과자처럼 바삭거린다. 고기는 제법 양이 많고 육즙이 흥건해 출출한 속을 달래기에 제격이다.

붐비는 거리를 벗어나면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이다. 이름 그대로 일본인 거주지역인 ‘일본 조계’와 중국인 거주지역인 ‘청국 조계’의 경계에 위치한 계단인데, 계단을 중심으로 양쪽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왼쪽은 차이나타운 즉 청국 조계지, 오른쪽은 일본 조계지. 그래서 계단 양쪽의 석등 모양이 다르고, 건물 생김새도 완전히 다르다. 계단을 오르면 중국 청도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서 있고, 더 올라가면 맥아더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과 연결된다. 자유공원은 1888년 개항장 조계지 내에 조성된 한국 최초의 서구식 근대공원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인천항 조망이 일품이다.

▲ 송월동 동화마을과 신포국제시장, 송현동 순대골목도 추천

차이나타운 옆 송월동 동화마을도 들러보자. 송월동은 본래 인천항 개항 후 외국인이 거주하던 부촌이었다. 인구가 줄고 빈 집이 늘면서 활기를 잃자 2013년부터 꽃길을 만들고 낡은 담과 옹벽에 세계명작동화를 테마로 한 그림과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지금의 동화마을이 됐다. <오즈의 마법사>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아라비안나이트> <엄지공주> <피터팬> <헨젤과 그레텔> 등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동화 속 인물과 풍경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닭강정으로 유명한 신포국제시장과 송현동 순대골목도 멀지 않다.

도심 속 이국적인 풍경과 맛있는 음식에서 얻는 위안도 자연이 주는 그것에 못지않다. 볼거리, 먹거리 풍부한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떠나는 당일 여행. <사진=한국관광공사>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