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 (사진=플라이강원 제공)

[레저신문=오상민기자] 국내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 특수가 얼어붙어 있던 항공업계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황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황금연휴라는 호재가 맞물리면서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대유행으로 해외여행 길은 막혔으나 제주도 등 국내 대표 여행지로 발길을 돌린 사람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항공기 운항 횟수는 올해 초 대비 80%까지 늘어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이고 에어부산, 진에어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도 황금연휴 특수를 체감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 항공편은 예약률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금연휴 특수가 항공업계의 성공적인 구조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사 인수를 발표한 기업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진퇴양난 위기에 몰렸다. 그나마 최근 지급된 정부 지원금으로 당장에 급한 불은 껐다.

대한항공은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조9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 받았고, 에어부산, 에어서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같은 주요 LCC 항공사에는 1260억원이 투입됐다. 이는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인수 기업에 대한 정부의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있어서 구조 개혁을 열망하는 항공사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이달 말 예정이던 유상증자와 인수대금 납입을 미루면서 한때 인수 포기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 적잖은 정부 지원금이 투입됐고, 거액의 계약금까지 걸려 있는 상황이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절차에서 발을 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스타항공 인수 기업 결합 심사 승인을 받았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결합 심사만 마무리되면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는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신생 LCC다. 지난해 3월 면허를 승인받은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3개사는 정부가 제시한 운항실적 3년을 채우지 못해 이번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정상 궤도에도 오르지 못한 채 좌초 위기를 몰린 셈이다.

특히 플라이강원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아직 취항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자금 압박이 덜 한 반면 취항 후 곧바로 악재가 겹친 플라이강원은 전 직원 유급휴직에 164억원가량의 유상증자까지 걸려 있어서 정부 지원 없이 자구책 마련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현재 플라이강원에 대한 지원 타당성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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