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이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약도 소용없다.
한의학은 기능적인 학문이다. 2장에서 설명 했듯이 한방에서는 피가 잘 도는 것을 건강의 핵심이라고 본다. 몸 구석구석까지 피가 잘 돌면 인체는 알아서 기능한다는 헌법과도 같은 개념에 따라 치료를 한다. 따라서 아픈 부위에 피를 보내주면 명의 소리를 듣는다. 침이나 약을 써서 간이 안 좋으면 간에, 자궁이 안 좋으면 자궁에 피를 보내주는 치료를 한다.
쌍화탕이나 대보탕 등 좋은 약을 지어주면 이론적으로는 보혈이 되고 피가 잘 돌아야 한다.
그런데 체질에 맞춰 지어도 효과는 들쑥날쑥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보약을 먹어도 살이 빠진다. 몸이 나아지는 듯��가 약을 다 먹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아미타불인 사람도 있다. 아무리 양심적으로 좋은 약을 써도 치료법이 나쁘거나 틀리지 않아도 생각보다 효과가 덜하거나 치료가 더디면 환자는 멀어지기 마련이다.
필요한 곳에 피를 보내 그곳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 일이 왜 어려울까. 이유는 간단하다. 자율신경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혈이 되어도 피를 돌게 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 다시금 몸 여기저기에 피가 잘 가지 않고 들락날락해야 할 피가 고여 어혈이 생긴다. 따라서 자율신경시스템의 문제를 손보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전호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자율신경시스템을 손상시키는 원인은 척추 변형이다. 틀어진 뼈가 근처의 신경과 혈관을 누르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피가 잘 돌지 않으니 조직이 제 기능을 못한다. 몸의 중심 기둥인 척추에 병이 생기면서 말초의 조직에 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니 조직 하나하나를 치료해 봤자 완치가 되지 않는 것이다.
집의 기둥에 문제가 생기면 벽에 금이 가기도 하고 지붕이 흔들리기도 한다. 기울어진 기둥은 내버려둔 채 금이 간 곳을 메우고 지붕을 수리해봤자 당장 취하는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 기둥은 계속 기울어 질 것이고 벽과 지붕 또 다른 곳에 계속해서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몸의 병도 마찬가지 이다.
 

▲ 구조에 문제가 생겼으니 구조를 바꾼다.
각종 통증과 질병은 구조가 망가지면 병이 온다. 얼핏 보면 위장의 문제는 위장 자체에 있고 피부의 문제는 피부 자체에 있는 것 같지만 각각의 증상은 구조의 변형에서 시작된다. 질병 치료에 있어 구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인체는 뼈와 오장육부를 비롯해 다양한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조물의 중심은 뼈다. 장기도 근육도 모두 뼈에 밧줄을 매어놓고 힘을 쓴다. 우리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장기가 제 위치에서 이탈을 하지 않는 이유는 뼈에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중력에도 불구하고 아래로 처지지 않는 이유이다.
즉 질병 발생의 원인은 근본적인 구조 변형에 따른 기능 장애다. 구조가 기능을 지배하는 셈이다. 구조가 굳건해야 각각의 기능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골타요법은 이러한 원리에 입각한 치료법으로 척추 교정은 물론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패러다임이다.
가장 우선해야 할 치료는 구조의 중심인 척추교정이다. 그런다음 심부근육인 오장육부를 포함한 근육, 인대, 피 등 구조 속의 또 다른 구조물을 치료하는 것이 순서이다. 골타요법을 앞세운 구조의학이야 말로 통합적이고 전인적인 의학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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