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창 회장

본지 창간30주년 특집으로 진행된 한국골프장CEO 평가 설문조사 결과 1위에 조한창(더스타휴 고문) 회장이 선정됐다. 그에게는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명문 골프장 제조기’, ‘지금의 골프장 서비스 매뉴얼을 처음 완성시킨 CEO’, ‘골프장 운영의 엄정과 원칙주의자’ 등등으로 불린다.
1990년 43세의 나이로 남부골프장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여느 골프장 사장 중 한명으로 취급받았다. 그 당시만 해도 골프장 CEO가 되려면 60대 중반은 넘겨야 했다. 겨우 불혹을 조금 넘긴 혈기 넘치는 젊은 사장에 대해 관심을 가질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과 함께 골프장 서비스와 문화의 대 혁신을 가져왔다. 당시만 해도 골프장 사장은 명함에 절대 직통 전화번호와 핸드폰 번호를 새겨 넣지 않을 만큼 인색했다. 그러나 당시 조한창 사장은 비서실을 통해 걸려온 전화 중에서 직접 받지 못한 부분은 손수 전화를 걸거나 비서를 통해 피드백을 반드시 해주곤 했다. 골프장 업계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전화 피드백에 회원과 골프관련자들 입에서 “조한창이 누구야?”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한 번을 보든, 두 번을 보든 간에 “안녕 하세요”라는 인사를 캐디와 전 직원에게 하도록 했다. 그 이전엔 상상할 수도 없던 인사 서비스였다. 그 인사법은 지금까지도 골프장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회장의 이 같은 골프 문화, 서비스 창달은 안양골프장 부지배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중심 인물엔 故이병철 회장이 있다. 19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물산과 신라호텔을 거쳐 1986년 안양골프장에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이병철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이었지만 항상 그린피를 냈고 회원을 존중했다. 엄정한 원칙과 룰을 지키는 이 회장을 보면서 왜 일류기업인지를 깨달았던 것이다. 
이후 43세의 나이에 조 사장은 남부CC로 옮겨 정 회장께도 엄정한 원칙을 부탁드렸다. 정 회장도 그린피를 비롯해 공과 사를 구별하는 그 원칙을 깨지 않았다. 한 번은 그 당시 10대 재벌 중 한 곳의 회장이 거금을 보내왔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해 ‘건방진 놈’으로 오해를 받았다. 물론 나중에 원칙을 지키려는 뜻을 이해하고 오해를 풀기는 했지만. 
이 같은 원칙은 이스트밸리로 옮겨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스트밸리 이 회장도 골프장 이용요금에 대해 100% 다 결재를 했다. 조 대표 역시 당시 회원권 분양을 하면 리베이트가 있었지만 단 한 건도 가져가질 않았다. 직원들도 마찬가지였고 단 1명만이 그것도 2백만원을 가져간 것이 유일하다. 뿐만아니라 최고위공직자로부터 부킹 청탁이 수없이 들어왔지만 오히려 원칙을 내세워 거절하곤 했다. 엄정과 원칙을 지켰기에 35년 간, 골프CEO로서 장수할 수 있었고 또 그를 롤 모델로 삼으려는 것이다. 
반면에 그는 말은 심사숙고해서 했다면 실행해야 하는 사람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8강전을 로비에서 내장객과 직원이 모여 보다가 “4강가면 40만 원씩 쏜다”고 말했다. 정말 4강에 올랐고 분위기가 고조되어 한 말이지만 다음날 은행에 가서 2000만원 대출까지 받아 직원 200명에게 8000만 원을 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남부에서는 10년 근무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까봐 이스트밸리로 옮겼고 또 이스트밸리서는 2세경영의 시기가 와 ‘더스타 휴’ 골프장으로 옮겼다. ‘더스타 휴’ 골프장은 강원도와 접경이어서 멀고 힘들 것이란 예상을 깨고 국내 최고의 명문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더스타 휴’ CEO와 회장과 고문을 거쳐 지금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조한창 회장을 가리켜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이라 말한다. 소설 상도에 나오는 구절이다. 재물이 평등하기는 물과 같고 사람의 바르기는 저울과 같다는 뜻이다. 다시말해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아 노력 여하에 따라 재물이 정해지고 사람도 이와 같아 신용을 쌓고자 노력 한 자에게 돌아간다는 뜻이다.
원칙과 명분을 중시했고 이윤보다 사람을 남기려고 노력해왔다. 35년 간 참 엄정하게 일을 해왔다. 하지만 업무 시간이 끝나면 직원들과 유쾌한 농담도 하면서 펀 경영에 노력했다. 이병철 회장께서 “골프 실력은 절대 더도 덜도 아니게 치라”는 그 중용적 의미를 간직하면서 35년 간 지켜온 노력이 어쩌면 그가 국내골프장CEO 1위에 선정될 수 있는 합당한 이유였는지 모른다.    
                                        
<이종현 편집국장>

● 조한창 회장이 근무했던 골프장들

안양CC

남부CC

이스트밸리CC

더 스타 휴 골프앤리조트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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