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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신문 30년 동안 다이아몬드보다는 흑연이 되기를 고집했습니다

요즘 세상을 산다는 것만큼 어렵고 힘들고 분별하기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떤 명제가 주어지면 보여 지는 사물을 그대로 보려하기 보다는 비틀어서 보려는 시각들이 많다. 철저하게 세분화되고 의도적 나눔으로 인해 정치, 사회 심지어는 친구들 간에도 순수 이전에 비틀어서보려고 한다. 세상이 변한건지 아님 내가 못 변한 것인지 화두다.
본지가 창간30주년을 맞았다. 바꿔 말한다면 필자도 30년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강산이 3번 바뀔 때 그 자리에 있었다. 변화를 싫어 한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두려워했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준 ‘뿌리 깊은 나무’라고 추켜세웠다. 30년을 돌이켜 보면 기회도 많았다. 삼십대 중반에 찾아온 KBS 골프전문 기자 특채 스카웃 제의가 있었다. KBS ㄱ선배는 당시 이동준 회장을 찾아와 KBS골프전문기자로 보내달라고 했다. 일간스포츠에 정달영(작고) 편집국장의 골프기자 스카웃 제의도 있었다. 그때마다 이동준 회장께서는 “이종현은 내가 평생 책임 진다”라고 하셨다. 남자에게 있어 신의를 얻으면 군주에게 목숨까지 내놓는 법이다. 30년간 지금까지도 그 말을 실천하려고 레저신문을 떠나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런가하면 모 골프장 회장께서 달콤한 CEO제의도 있었다. 당시 조한창 회장께서는 “펜이 어울린다. 나중에도 기회가 있다”면서 만류했다. 
어쩌면 미련할 정도로 레저신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키려고 했다. 30년 전 여성지와 경제신문, 연예신문, 골프잡지를 참 쉽게 옮겨 다닌 것에 비하면 이후 30년은 고지식했다. 레저신문 창간 첫해 약 10억원의 투자와 적자를 보였다. 이후 계속 적자가 나자 레저신문은 시청 KAL빌딩 본사에서 양재동 사옥으로 이사를 했다. 1997년 말 IMF 사태 영향으로 신문을 정간 하라는 본사의 지침이 내려왔다. 50여명의 직원과 가족을 포함하면 200여명의 생존이 달려있어 이 회장님을 만나 독립채산제 운영을 하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 이후 임대료를 빼서 마포로 사무실을 옮겨 리먼브러더스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위기가 많을수록 나무는 상처가 많고 상처가 아물면 더 잘 자란다고 한다. 대나무가 아름다운 것은 세월의 흔적인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마디가 많을수록 대나무의 상품성과 가치는 더 높아진다. 한 곳에서 30년간 있었던 것이 잘 한일이지 후회할 일인지는 지금 당장 평가할 수 없다. 지금의 상처가 향후 상품적 가치로 빛날지도 의구심이 든다. 
단지 빛깔 영롱한 다이아몬드 보다는 그저 묵묵히 흑연으로 살아오고 싶었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놀랍게도 같은 탄소(C) 원자이다. 지금 당장은 그 빛남에 빠져 바라보지 않는 흑연일지라도 한자 한자 쓰여 온 30년의 흔적이 빛날 그 때가 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게 매력이라고 추켜세우지만 스스로를 지켜보면 참 답답하기 이를 데 없었다.
아마도 그동안 살아온 삶과 태도는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실러가 대변하는 듯하다. 그는 “미래는 머뭇거리며 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해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이 화살처럼 빠른 현재를 슬퍼하고, 또 머뭇거리는 미래 때문에 불안해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청춘을, 내 모든 것을 바친 30년의 세월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를 통해서 나를 낮추고, 남을 위한 배려도 배웠고 골프를 통해서 참 좋은 분들을 만나서 배우고, 깨달았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세월의 보석 같음이다.
레저신문 창간 30년을 자축하면서 그간 지나온 삶의 쓸쓸함 그리고 허전함을 오늘 집으로 돌아가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메모리(Memory)’를 듣고 싶다. 그는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고,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늘 음악만 생각하면 행복했다고 한다. 솔직히 필자 역시 레저신문과 골프를 생각하면 행복하다. 지난 30년의 시간과 추억을 메모리 가사로 대신하고 싶다.
“바람은 흐느끼듯 불어오고 / 달빛 아래서 홀로 선 나는 / 추억을 되새겨 보네 / 인생이란 아름다운 것 / 나는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았어요”                                                   
<이종현 편집국장>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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