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상반기부터 골프계의 화제는 ‘골프 회원권 시세’ 급등이다. 
지난해부터 심상치 않았던 골프장 회원권 시장이 올해 초부터 술렁이기 시작했고 무기명 회원권을 비롯해 고가부터 저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 지역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수도권부터 지방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현상이다. 
국내 모든 골프 회원권 거래소의 통계를 살펴보면 부동산이나 주식 등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체 투자 수단으로 회원권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몇 년간 신규 회원제 골프장 건설이 없는 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은 늘고, 회원권 공급은 그만큼 줄어들어 상승하는 폭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투자처가 마땅히 없어지자 시중의 여윳돈이 골프장에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유난히 포근한 겨울도 한 몫하고 있다. 겨울철 라운드를 즐기는 골퍼가 늘면서 실 수요층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본격 시즌인 3월 하반기부터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회원권 시세가 더 오를 전망이다. 이로 인해 회원제 골프장 일부에서는 무기명 회원권에 ‘연회비’를 적용하려는 골프장까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주식 종목이 하락을 보이고 있어 골프회원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종목이 하락세에도 여전히 매물이 많지 않아 전반적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동부회원권거래소의 임승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따라 새로운 투자처로 골프 회원권이 떠오르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라는 돌발악재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올 한해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어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인기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지방권도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제주권도 선별적으로 상승세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무기명 회원권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의 매물이 적어 희소가치가 높고, 거래가 많지 않아 공급에 비해 수요 대기가 많아서다. 특히 서울 근거리 골프장의 경우 인기가 높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 관계자는 “인기 상품인 무기명 회원권의 경우 매물 자체가 거의 없는 반면 수요는 꾸준히 늘어 호가가 폭등한 상태”라며 “지금은 무기명 회원권뿐 아니라 전반적인 골프장 회원권 모두에 걸쳐 매물 문의가 확산되는 등 10년 만에 호황이 찾아온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회원권 시장의 활황에 대해 수급의 영향도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0년대 이후 꾸준히 골프장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50~60여 곳의 회원제 골프장 들이 대거 매각되거나 대중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회원권이 사라지며 매물이 귀해졌다. 

그러나 지금같은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각종 경기지표와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2월 24일 기준)가 폭락하며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골프 회원권 시장의 상승 폭이 예년을 크게 웃돌 것만은 확실하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무조건적인 낙관론보다는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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