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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거리 신촌에서 만난 풍경…바람산 공원ㆍ김현식 조형물ㆍ김치찌개 맛집ㆍ연탄갈비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3회 방송화면 캡처)

[레저신문=오상민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서울 신천을 둘러본다.

22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KBS 1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63화에서는 ‘있어줘서 고맙다-서울 신촌’ 편이 전파를 탄다.

1970년대 이후 대학가가 형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문화가 꽃피었던 신촌. 창천동과 노고산동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람산 공원을 찾은 배우 김영철은 기억을 더듬어 옛 신촌의 모습과 그 시절을 떠올려 본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추억과 낭만은 그대로 고여 있는 청춘들의 거리, 서울 신촌에서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예순세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신촌로터리에서 멀지 않은 작은 광장에는 신촌이 낳은 뮤지션 김현식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성지였던 신촌에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 수없이 많은 명곡들을 남기고 떠났다. 배우 김영철은 반갑고도 그리운 마음을 김현식의 노래로 전하며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해본다.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3회 방송화면 캡처)

신촌을 걷다가 이화여대까지 발길이 이어진 배우 김영철은 교내 한 건물 1층에 자리한 작은 구둣방 하나를 발견한다. 1970년대 고향에서 상경해 이대 앞에서 구두수선 일을 시작해 뛰어난 기술로 당시 여대생들의 구두 수선을 도맡아 하다가 이대 학생회의 요청으로 캠퍼스 안에 자리 잡은 지 약 30년. 금남구역인 이대 캠퍼스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지키며 여대생들의 구두를 책임져 왔단다. 하지만 운동화가 구두를 대신하는 시대가 되면서 그의 구둣방은 운영이 힘겨워질 만큼 위기다. 그럼에도 종종 찾아오는 재학생과 수십 년 전국각지에서 찾아오는 오랜 단골 졸업생들을 생각하며 이대의 남자 허완희 사장은 오늘도 묵묵히 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낭만의 대학가였던 신촌에는 어느새 취업전쟁을 준비하는 청춘들이 가득하다. 그런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서울시는 청년들의 면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목적으로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열린 옷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취업 면접이 확정된 이들에게 정장, 구두에서부터 시계와 액세서리까지 토털 세트로 무료 대여를 해 준다. 배우 김영철은 청년의 현실적인 짐을 덜어주는 서울시의 따뜻한 서비스에 박수를 보내며, 취업을 준비하는 청춘들을 만나고 응원을 건넸다.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3회 방송화면 캡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신촌. 그 거리 한 모퉁이엔 신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형제가 만드는 김치찌개 집도 있다. 전국 각지에서 공수되는 최고의 식재료로 승부하고, 김치찌개의 깊은 맛을 일정하게 완성하기 위해 모든 공정을 수치화, 계량화하는 과학적 방법을 내세운 특이한 맛집. 한 살 터울로 의기투합한 형과 동생은 그들이 사랑하는 신촌에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가게로 오래도록 남는 게 목표란다. 배우 김영철은 형제의 정성과 노력이 가득 담긴 김치찌개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김치찌개의 깊은 맛을 느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4신촌의 명소 홍익문고 앞. ‘문학의 거리’ 보도블록에 새겨진 문인들의 손도장을 따라 걷던 배우 김영철은 연대 앞 도로를 따라 걸으며 그의 기억 속 한 장소로 발길을 옮긴다. 바로 1975년 문을 열었던 신촌에서 가장 오래된 원두커피 전문점. 놀랍게도 커피숍은 좁고 낡은 나무 계단과 격자무늬 창틀, 빨간색 체크 테이블보까지,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45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4번 사장이 바뀌어 현재 4대째 사장이 커피숍을 지키고 있지만, 1대 사장이 직접 사이폰 커피 제조법에서부터 메뉴별 재료와 만드는 법까지 빼곡히 손으로 기록한 비법노트 덕분에 옛날 그대로의 분위기와 맛을 지켜 올 수 있었단다. 누구도 시키는 이 없지만, 가업도 대물림도 아니지만, 1대 사장에서 4대 사장까지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온 사이폰 커피의 맛과 고풍스러운 커피숍의 분위기는, 그곳을 찾는 손님들을 오늘도 1970년대 낭만의 성지 신촌으로 데려다 준다.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3회 방송화면 캡처)

1920년에 세워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역 건물로 꼽히는 신촌역은 세월의 변화와 함께 현대적인 역사로 다시 태어났지만 여전히 예전의 역사 건물을 보존하고 있다. 철로를 고였던 침목과 기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드나들던 쪽문은, 배우 김영철이 신촌에서 하숙했던 중학생 시절의 기억을 되살린다. 연대 앞 높은 철길 아래 굴다리도 여전하다. 통로를 지나면 40년 전 푸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배우 김영철은 더벅머리에 쫄바지 입고 거닐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길을 걷는다.

신촌의 골목길을 걷다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들여다 본 가게 유리창. 그 안에선 주인이 과자를 굽고 있었다. 사장님은 전통 방식으로 굽는 옛날 과자 맛을 찾는 손님들 때문에 오늘도 힘들고 고되지만 무쇠 철판에 일일이 반죽을 짜서 손으로 구워내는 수제 전병을 고집하고 있다.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 역행하는 느린 과자가 번화한 신촌 골목 한 모퉁이를 따뜻한 온기로 덥혀주고 있다.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3회 방송화면 캡처)

현대식 주택과 높은 건물이 가득한 서울 신촌의 한가운데 이색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고색창연한 한옥 집. 누구나 들어오라는 듯 대문이 열려있다. 마침 안에서 나온 강아지를 따라 들어가 본 집엔 30년 지기라는 이웃 어머님도 와 계셨다. 이집에는 늘 이웃과 친구가 와 있고, 언제 가도 잔칫집처럼 먹을 것을 해서 나누고 싸 주는 푸짐한 인심이 있다. 어려웠던 학창시절, 친구 어머니가 3년 내내 싸주시던 도시락을 먹으며 도움 받았던 기억 때문에, 신촌에 터 잡고 살면서 누구에게나 베풀고 넉넉히 퍼주며 살아가는 걸 행복으로 여기게 됐다는 한옥집 주인아주머니. 배우 김영철은 신촌에서 뜻밖에 마주친 훈훈한 정과 인심 그리고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동을 안고 돌아간다.

침샘을 자극하는 고기 냄새에 배우 김영철의 발길을 멈춰 서게 한 집. 신촌 로터리에서도 고기 굽는 냄새가 날 정도로 유명한 이 집은 6.25 한국전쟁 때 쌀 세 홉이 필요해 잔술에 고기 구워 팔던 대포집으로 시작해, 68년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사장님은 12살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일하다 평생을 연탄불 갈비와 함께 살아오게 됐단다. 전쟁의 폭격에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고, 그럴싸한 반찬도 없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소금 뿌린 갈비 한 점을 단출하게 구워 잔술과 함께 내놓는 것뿐이었다. 양념장도 앉을 자리도 없이, 서서 먹어야 했던 갈비가 신촌의 명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비법은 바로 68년간 한번도 꺼뜨린 적 없는 연탄불, 그리고 사장님이 일일이 손으로 기름을 발라내 연육제를 쓰지 않고 만드는 정직한 갈비 맛에 있다는데, 8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노포를 지키는 건, “없어지지 않고 있어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손님들 때문이란다.

한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속도의 시대에 잃어버리고 살았던 동네의 아름다움,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을 보물찾기하듯 동네의 숨은 매력을 재발견하며 팍팍한 삶에 따뜻한 위안을 전하는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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