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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28>“코끼리 발과 하이힐의 뒤 굽의 압력” 강도는 누가 더 셀까?

평생 잔디를 연구하다보니 전국 골프장 잔디에 대해 컨설팅을 다니는 경우가 참 많다.
잔디라는 녀석은 골프장마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참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개성도 강하고 아기 보살피듯이 예민할 때도 있고 놀라운 생존력을 보일 때도 있다. 만약 골프장을 하나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잔디밭’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은 지방에 있는 골프장 잔디 컨설팅을 간 적이 있다. 코스 책임자의 표정이 너무도 저기압이어서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구나 하고 살짝 눈치가 보일 정도였다. 집에서 싸웠나 아니면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등의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코스 그린에 가서야 그 궁금증이 풀렸다. 이유인 즉 고급 브랜드사에 단체 행사를 빌려줬는데 행사 담당자가 높은 구두 굽을 신고 퍼팅 그린을 돌아다닌 것이었다.

잔디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가 갔다. 페어웨이 잔디를 아이언으로 떡처럼 떠내도 가슴이 철렁이는데 그 연하디 연한 그린 잔디를 다 밟고 다녔으니 속상했음은 당연하다. 일반 운동화를 신고 그린에 들어가도 기겁을 할 판인데 하이힐을 신고 그린에 들어갔으니 골프를 하는 골퍼라면 그 다음은 상상에 맡기겠다. 

일반인의 경우 하이힐로 밟은 걸 뭘 그리 대수롭게 생각하느냐고 할지 모른다. 예전에 한 방송사에서 코끼리의 발과 하이힐의 뒤 굽이 누르는 압력을 비교한 실험을 방송한 적이 있다.
1톤 무게의 코끼리와 54Kg의 실험녀가 하이힐을 신고 호두까기, 플라스틱 깨기 등 다양한 압력 테스트를 했다. 놀라운 사실은 코끼리의 발과 하이힐의 강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질감이 부드러운 스티로폼 실험에서는 하이힐의 피해가 더 컸다는 점이다. 
골프장 그린에서의 실험은 안 해봤지만 코끼리와 하이힐의 경우 그 피해는 막상막하 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골퍼들은 잔디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골프화를 신는다.

골프화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맨 처음엔 구두 밑창에 잔가시를 달기도 하고 못과 핀이 장착된 슈즈를 신기도 했다. 그러다가 1891년에 나사식 스파이크가 보급이 되면서 오늘날 골프화의 기원이 되었다. 이후 1990년대 초 플라스틱 스파이크가 달린 골프화가 탄생하게 되면서 쇠징 골프화는 퇴출당했다. 클럽하우스에서의 소음과 시설물 파손 및 그린에 적잖은 병균을 옮긴다는 이유에서이다. 최근에는 스파이크가 없는 골프화나 캐주얼 한 운동화로 발전해 가고 있다.  

사실 골프 코스를 멀리서 바라보면 촘촘한 잔디와 평평해 보인다. 실제로는 가까이 가서 보면대부분의 코스가 크고 작은 경사로 이루어져 있고 생각보다 양탄자처럼 그리 촘촘하지는 않다. 
따라서 구두를 신고 코스를 걷게 되면 잔디밭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있고 특히 비가 올 때는 매우 위험하다. 또, 구두를 신고 골프를 하면 스윙을 할 때 발이 땅에 고정되지 않아 견고한 스윙에도 방해가 된다. 무엇보다도 그린 잔디는 벤트그라스라는 초종으로 잔디 중에서도 엽질이 가장 연한 잔디에 속한다. 하이힐처럼 면적이 작은 신발로 잔디를 밟았을 때 가해지는 압력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가정이지만 아마도 코끼리보다 하이힐이 가하는 그린 잔디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크지 않을까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골프장과 골퍼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엔 그린에 하이힐을 신고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상식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을 말한다. 누구에게는 상식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구에게는 비상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장에서 굳이 골프화를 신는 이유는 잔디밭에서 안정된 스윙을 도와주고 잔디의 손상을 줄이며, 피로감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골퍼와 일반인들에게 주지시켜야 할 부분일 것이다.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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