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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26>잔디가 보내는 신호를 알면 건강한 잔디가 보인다

식물은 뇌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학자들은 위기에 처한 식물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스스로 다른 물질을 만들어 위험에 대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신호는 비록 인간에게 보이지 않지만, 어떤 신호는 인간이 알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좀 더 식물과 교감하려는 관심과 애정이 있다면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봄철이 건조한데 건조가 심한 해에는 봄철에 한국잔디의 꽃대가 유난히 많이 생성됩니다. 생육 환경이 열악해지면 잔디는 영양 생장(잎과 줄기가 크는 단계)에서 생식 생장(종자를 생성하는 단계)으로 생장 모델을 전환함으로써 자손을 후대에 남기려고 합니다. 이런 신호를 통해 잔디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골프장 잔디 컨설팅을 하면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금년 여름까지 그린이 참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잔디가 갑자기 나빠졌다” 는 말입니다. 정말 갑자기 나빠진 것일까요?

●잔디는 정말 ‘갑자기’ 나빠졌을까 
잔디가 갑자기 나빠지는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큰 자연 재해입니다. 이상 기후로 인한 혹한, 고온 그리고 장마와 같은 것인데 이 경우 피해가 단기간에 발생되므로 관리자가 할 수 있는 대처는 제한적입니다. 사전에 다양한 수단을 통해 피해를 예방하고 빨리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어야겠죠. 

두 번째는 관리의 실수입니다. 대표적으로 비료, 농약을 잘못 치거나 여름이나 겨울에 관수를 하지 않아 건조 피해를 일으키는 경우 등인데 이것은 비교적 결과가 뚜렷하고 원인도 분석하기가 쉽습니다. 비록 코스 책임자의 직접적인 잘못이 없더라도 이런 사고는 현장 작업자에 의해 언제든 발생될 수 있으므로 문제를 알았다면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함께 회복 방안을 찾는 것이 최선입니다. 

세 번째는 실제로 잔디가 ‘갑자기’ 나빠진 것이 아닌데 그런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전술한 대로 식물은 나빠지기 전에 많은 위험 신호를 보냅니다. 새벽에 잔디를 깎기 전에 그린에서 이슬이 맺혀있지 않은 곳에서 병에 감염되거나 다른 생리 장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환경적으로 열악하여 음지나 통풍 불량이 누적된 곳에서는 잔디 밀도가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토양 배수가 불량하거나 과도한 답압이 문제가 되면 시비 후에도 잔디 엽색이 누런 상태로 유지되거나 뿌리가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잔디는 ‘서서히’ 나빠지다가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서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며, 실제로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에 대해 들어보셨지요.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시정하면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방치하면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잔디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잔디의 여러 스트레스를 당연하게 여기거나 간과한 채 나중에 잔디가 완전히 나빠진 결과만을 보게 됩니다. 그린에서 시비 후 비료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거나 갱신 후 회복이 늦거나 하는 작은 변화는 식물이 보내는 위험 신호이며 이를 최소화하려면 잔디 생육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해야 합니다. 위험 신호를 감지하였다면 잔디의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먼저 통풍, 전정 等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시비, 관수 등 관리 방법을 적극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여름은 벌써 지났지만 겨울은 내년 여름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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