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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23>가을의 불청객, 라지패취(large patch)

올해는 조용히 지나가나 했더니 갑자기 라지패취 병이 극성입니다. 
페어웨이가 한국잔디로 조성된 골프장에서는 라지패취 때문에 느긋해야 할 가을철 관리가 분주하기만 합니다. 이례적으로 가을철에 태풍이 3개(링링, 타파, 미탁)나 지나가면서 강수일과 강수량이 집중된 것이 가장 큰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골프장은 심하게 발생되어 이러한 얘기조차 잔디 관리자의 변명으로만 들릴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잔디 컨설팅을 하면서 올해의 상황은 최근 5년 이내 가장 심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상황이 다 벌어지고 나면 여러 원인을 찾아 분석하곤 하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왜 우리 골프장만 라지패취가 많이 나온 것인가?   
올해 많은 골프장에서 라지패취가 나타났지만 바로 옆의 골프장은 피해가 적은데 유독 우리 골프장만 피해가 크다면 이것은 관리자의 잘못으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물론 관리의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온도와 강수량 조건만으로 라지패취 발생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외 연구자료를 분석해 보면 라지패취 발생에는 다른 중요한 기상 변수들이 숨어 있습니다. 강수량과 온도가 비슷하더라도 상대 습도와 일사량, 표면 수분 등 미세기상의 차이로 인해 발병 기간이 길어지거나 라지패취 피해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기상 조건 외에도 골프장 내부의 환경적인 원인(대취 축적, 배수 불량, 통풍 불량 等)이 큰 영향을 미치므로 기상 조건이 비슷한 인근의 골프장과 라지패취 병의 피해가 충분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본을 지켰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사견이지만 최근 강수량이 감소하면서 라지패취의 심각성을 간과한 잔디 관리자의 성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자가 시약 시기를 조절하지 못하거나 가을철 시비 타이밍이 어긋난 곳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났습니다. 라지패취는 병이 발견되기 최소 일주일 전부터 감염이 시작되는 데, 1~2주 후의 강수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8월말 시비 대신 시약을 한다는 것이 부담되어 상황을 악화시킨 골프장도 있을 것입니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본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병 위험이 있을 때 병 관리의 기본을 먼저 고려한다면 대처가 쉬워질 것입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골프장에서 코스 관리비용을 절감하면서 경험 많은 관리자를 내보내거나 페어웨이 시약을 줄이는 곳이 있는데, 이번을 계기로 골프장에서도 꼭 필요한 곳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라지패취에서 나온 소프트패취(Soft Patch) 경제 용어가 나오다

소프트패취(Soft Patch)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라지패치’에서 유래한 용어인 ‘소프트패치’는 일시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진 상황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2년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린스펀 의장은 당시 미국 경제가 다소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심각한 위기(라지패치)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출처: 시사경제 용어사전). 
소프트패치가 조만간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 라지패취는 회복이 다소 어려운 상황을 의미할 텐데 잔디 생육 측면에서 보면 맞습니다. 가을철 라지패취에 걸린 잔디는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월동을 하고 이듬 해 그린 업까지 영향을 미치니까요. 하지만, 위기 상황이라도 벌써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병반지의 대취를 제거하고 부분 배토(미생물 자재 혼용)를 하고 마지막으로 춘고병 예방 시약을 꼼꼼히 한다면 내년 봄엔 예상보다 훨씬 회복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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