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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2019 시즌 프로그램 ‘휴먼 푸가’ 개최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가 개막한 휴먼푸가 포스터. (이미지=서울문화재단 제공)

[레저신문=오상민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 김종휘) 남산예술센터가 2019년 마지막 시즌 프로그램으로 ‘공연창작집단 뛰다’와 공동 제작한 ‘휴먼 푸가(원작 한강ㆍ연출 배요섭)’를 11월 6일부터 이틀간 선보인다.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창비, 2014)’가 원작이며 국내 무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산예술센터 공동제작 공모를 통해 선정된 ‘휴먼 푸가’는 연극과 문학의 만남이다. 원작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그린다.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독립된 멜로디들이 반복되고 교차되고 증폭되는 푸가(fuga)의 형식과도 맞닿아 있다.

소설을 연극으로 만들기까지 오랜 고민을 한 연출가 배요섭은 “이미 소설로 충분한 작품을 연극으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고통을 기억하고 각인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연극 ‘휴먼 푸가’는 소설 속 언어를 무대로 옮기지만 국가가 휘두른 폭력으로 인해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증언을 단순 재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연기하지 않고, 춤추지 않고, 노래하지 않는다. 보편적인 연극이 가진 서사의 맥락은 끊어지고 관객들은 인물의 기억과 증언을 단편적으로 따라간다. 슬픔, 분노, 연민의 감정을 말로 뱉지 않고 고통의 본질에 다가가 인간의 참혹함에서 존엄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시도한다.

‘고통에 대한 명상’, ‘바후차라마타’, ‘이 슬픈 시대의 무게’ 등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오랫동안 작업해온 고통의 사유와 방법론이 집약될 ‘휴먼 푸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대 위의 배우다. 배우는 신체의 움직임과 오브제를 변주하고 교차하고 증폭시켜 감각의 확장을 꾀한다. 참여 배우 공병준, 김도완, 김재훈, 박선희, 배소현, 양종욱, 최수진, 황혜란과 제작진은 1월 한강 작가와의 만남 이후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폭력의 모습을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몇차례 광주를 방문해 자료를 조사했다. 배우 각자의 움직임과 오브제를 발견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찾는 과정이었다.

‘휴먼 푸가’는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예매 가능하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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