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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김포 철책길 풍경에 발길 멈추다…용못ㆍ덕포진ㆍ최북단 포구 전류리 外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45화 예고 영상 캡처)

[레저신문=오상민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경기도 김포 철책길을 돌아봤다.

19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KBS 1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45화에서는 ‘가을을 품다 한강 철책길–경기도 김포’ 편이 전파를 탄다.

경기도 김포는 김포공항과 한강 신도시로 잘 알려진 동네다. 서울과 가까워도 미처 잘 몰랐던 김포는 한강의 끝이자 시작인 북과 마주한 도시이기도 하다. 황금빛 일렁이는 김포의 들녘 한 가운데에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비옥한 땅의 김포평야는 한강을 따라 펼쳐진 곡창지대다. 물이 좋고 땅이 좋기로 유명한 김포에서 수확한 쌀은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 한다. 또한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북쪽으로 한강 하류에 임해 토지가 평평하고 기름져 백성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기록됐을 만큼 김포는 예로부터 농경에 적합한 기름진 땅을 갖춘 곡창지대였음을 알 수 있다. 철책 앞 최전방의 황금 들녘에서 추수가 한창인 한 농부를 만나보며 붉게 물든 김포에서의 가을 한 바퀴를 출발한다.

황금들녘과 철책을 따라 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할머니들을 만나게 된다. 민통선 안쪽 마을을 다니는 유일한 버스 한 대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할머니들. 할머니들을 따라 버스를 타고 민통선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아직도 플라스틱 돈 통에서 직접 돈을 거슬러주는 정겨운 마을버스 풍경. 이 버스만이 민통선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드디어 검문소를 지나 펼쳐지는 창밖 풍경은 참 이색적이다. 지난 1996년 북한 대홍수 당시 한강 하류로 떠내려 온 소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북 개풍군과 마주하고 있는 조강의 유일한 섬 ‘유도’가 한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정겹고도 낯선 느낌이 공존하는 민통선 마을로 성큼 들어선다.

버스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서니 이 마을의 젖줄이라 불리는 한 연못이 눈에 띈다. 마을의 모든 논에 농수를 대고 있다는 용못. 이 마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큰 자랑거리라고 한다. 용못의 표면 위로 물이 보글보글 올라오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 본다.

철책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쪽에는 네 가구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이 마을 사람들에겐 참 사연이 많다. 북에서 온 실향민이거나 실향민 가족을 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함께 온 여든여덟의 윤순희 할머니의 남편역시 철책 너머 보이는 이북에서 넘어왔다고 한다.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이북 땅을 밟겠다며 5년 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평생 이 마을을 떠나지 않으셨단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룻배로 자유롭게 왕래했던 두 땅은 이제 분단으로 빈 강이 됐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물길이 되었다.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45화 예고 영상 캡처)

하지만 아직도 북과 가깝다는 이유로, 마을 곳곳의 집에는 방공호가 남아있고, 비상시를 대비한 스피커도 설치돼있는 특별한 마을. 조금은 삼엄해 보이는 마을이지만, 이 안에는 서로를 가족처럼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대대로 내려오는 농주 빚기는 이제 이들만의 가을 추수철 행사가 되었단다. 마을의 역사를 안주 삼아 농주를 한 모금 맛본 김영철은 김포의 원도심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본다.

오래된 김포의 원도심 북변동으로 들어오자 차가 쌩쌩 다니는 터널 위로 초록빛 텃밭이 눈에 띈다. 따사로운 가을볕 아래, 땅콩부터 들깨까지 다양한 작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풍요로운 텃밭. 텃밭을 가꾸고 있는 노부부에게 이곳에 대해 묻자 불과 9년 전까지 쓰레기 산이었다는 대답이 듣게 된다. 그곳을 개간해 지금의 텃밭으로 만들었다는 부부를 만나 마음 따뜻한 시간을 보낸 뒤, 원도심의 오래된 거리를 거닐며 수십 년이 된 추억의 여인숙과 도토리 까는 아주머니들을 만나본다.

한창 도심을 걷던 중 들꽃길이 인도해주는 한 돌기와집을 발견한다. 돌기와집에 가까이 들어가 보니 희끗희끗한 머리마저도 고와 보이는 어머니가 마당에서 꽃밭을 가꾸고 있다. 알고 보니 꽃밭 옆 돌기와집은 어머니와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란다. 80년 된 기와집에 식당을 꾸렸다는 모자. 그런데 왜 하필 이렇게 오래된 집을 수리조차 거의 하지 않고 식당을 열게 된 걸까? 과거 IMF 당시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지고 김포에서 새로운 용기를 얻어 가게를 열었다는 어머니. 그렇게 장사를 시작한 게 어느덧 20여 년이 됐단다. 그 사이 법대를 다니던 아들도 어머니의 어려움을 헤아려 함께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곳의 메뉴는 쌀뜨물에 담가 짠맛을 빼고, 어머니가 직접 담근 간장 게장의 양념을 넣어 감칠맛을 더한 굴비, 그리고 김포쌀로만 지은 김포금쌀밥이다. 김포 들녘 향기가 가득 담긴 모자의 푸근한 한 상을 맛보고 온다.

다시 철책을 따라 길을 걷던 중 배우 김영철이 발견한 것은 덕포진이다. 조선시대에 축조됐다는 이 덕포진은 강화해협을 건너려는 외세의 침공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군영이란다. 특히 덕포진을 둘러싼 바다는 물살이 휘몰아칠 정도로 센 천혜의 지형을 갖췄다고 한다. 덕포진을 통해 김포의 오랜 역사와 지형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또다시 이어진 철책길, 작은 포구 하나를 발견하는 배우 김영철. 한강 최북단 마지막 남은 포구인 전류리다. 포구 안으로는 허가받은 어민들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자동 철책문이 자리하고 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이북과 인접해있는 이곳의 특성상, 이 검문은 수십 년 된 어부에게도 피할 수 없는 일이란다. 원래 한강 하구는 과거 정전 협정상 민간선박에 한해 자유롭게 북을 오고 갈 수 있던 열린 물길이었지만 철책이 세워지면서 더 이상 오고 갈 수 없는 빈 강을 지척에 둔 갇힌 포구가 됐다.

특히 과거부터 황금어장이라 불릴 만큼 기름진 물길을 가지고 있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강과 바다가 서로 만나 뒤엉켜 흐르는 물길엔 지금도 가을철이면 숭어와 참게가 풍년이다. 또한 민물고기와 바닷고기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15살부터 아버지에게 뱃사람으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배워온 한 어부를 만났다. 이제는 나이 들어 서른이 된 아들에게 뱃일을 가르쳐주고 있다는 그. 우직한 한강 어부의 평생이 담긴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강 최북단 마지막 포구의 역동적인 물길을 뒤로 한 채 길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추억의 학교 종소리에 발길이 머문다. 오래된 책걸상, 전과, 양은 도시락, 난로 등 오래된 학교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엔 특별한 사연을 가진 노부부가 살고 있다. 교사를 천직으로 알고 평생을 살아왔다는 부부. 그러던 30년 전, 갑작스레 시력을 잃은 아내가 삶의 의지를 잃고 방황하자, 다시 교단에 서주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하며 남편이 직접 지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학교란다. 남편의 노력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풍금을 연주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아내. 부부의 정 깊은 모습과 남편의 순애보,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풍금소리를 들으며 배우 김영철은 가슴 뭉클함을 느끼고 돌아온다.

어느덧 해질녘이 되자 온통 붉게 물든 김포의 철책길. 철책 너머로 지는 노을은 남과 북, 두 땅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오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지척에 두고도 닿을 수 없는 북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진 배우 김영철. 그렇게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드넓은 김포평야와 한강 하구를 끼고 있는 곳, 내륙의 경계 DMZ가 끝나고 물길이 경계선이 되어 강 하나 사이에 두고 북과 맞닿아있는 동네 경기도 김포 편을 공개한다.

한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속도의 시대에 잃어버리고 살았던 동네의 아름다움,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을 보물찾기하듯 동네의 숨은 매력을 재발견하며 팍팍한 삶에 따뜻한 위안을 전하는 도시 기행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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