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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20>병은 토양으로부터 온다

한국 잔디의 적 라지패취 
매년 추석 전후로 한국 잔디 페어웨이에는 라지패취 병이 극성입니다. 병 이름이 낯선 분들도 있겠으나 이 병은 골프장 관리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잔디 병입니다. 
그 이유는 한번 발생되면 치료가 어렵고 특히 가을철에 발생되면 병의 흔적이 이듬 해 봄까지 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라지패취 병은 유독 골프장에서 많이 발생되며 공원이나 도로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원인은 바로 영양분때문입니다. 라지패취 균은 대부분 표토와 대취(thatch)에 많이 사는데 대취는 질소 비료와 물을 충분히 주고 자주 깎아주는 비옥한 환경에서 많이 생성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잔디가 잘 자라는 환경에서 병원균도 함께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병은 토양에서부터 온다
잔디 컨설팅을 위해 골프장을 방문해 보면 주로 라지패취 병을 방제하는 데 어떤 농약이 좋은지 또 언제 방제하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병원균은 대취에도 서식하지만 그 근원은 토양입니다. 식물은 연작하면 뿌리에서 항상 같은 분비물을 내므로 근권 다양성이 없어지고 병원균이 증가하면서 병이 발생됩니다. 신속하게 병을 예방하기 위해 살균제를 살포하지만 농약은 일시적인 살균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으나 방제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못할 경우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잔디는 한 자리에서 영속적으로 자라는 식물이므로 병원균도 같은 자리에 계속 머무른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라지패취 역시 상습 발병지에서 매년 나타납니다. 토양의 황폐화란 단순히 흙이 단단해지는 것, 배수가 나빠지는 것, 양분이 감소하는 것 외에도 미생물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황폐한 토양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병원균의 좋은 서식환경이 되겠지요. 

병의 예방은 토양환경 개선으로부터 시작
최근에는 잔디 병을 예방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는데 농약으로 병원균을 무작정 죽이기만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토양에 병원균이 있다 하더라도 유익한 미생물의 수를 잘 유지하면 병이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10년 전만 해도 잔디밭에서의 미생물 사용은 어렵고 경제성이 낮아 미생물을 이용한 잔디 관리는 실패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생물 종류가 다양해지고 관리자들의 정보와 지식이 많아져 화학 제품 대신 미생물과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는 관리가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미생물을 이용한 관리의 성공 포인트는 바로 그 토양 환경에 맞는 미생물과 그 먹이가 되는 양질의 유기질을 꾸준히 투입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미생물이라 해도 그 토양에서는 살 수 없는 부적합 미생물을 뿌리거나, 적합한 미생물이라도 투입량이 너무 적을 경우 효과를 볼 수 없겠지요. 결국은 유익한 미생물이 많이 정착해야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류충민 박사의 저술한 ‘좋은 균, 나쁜 균, 이상한 균’ 이라는 책을 보면 생존을 위한 고 난이도의 머리 싸움이 인간 사회에만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식물과 미생물들도 멸종하지 않고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오랜 기간 터득하여 지금까지 생존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혼자만 잘 살겠다고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것은 인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지혜를 배워야만 자연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라지패취(large patch, Rhizoctonia solani) : 한국잔디에서 발병되는 잔디병으로 직경 30cm ~수m의 원형 병반을 형성한다. 초기에는 신초가 붉은 갈색으로 변하고 잘 뽑히며, 고사된 신초의 관부에는 짙은 갈색의 균사가 붙어 있다. 병반은 급속히 커지며 병세가 심한 잔디 잎은 퇴색되어 볏짚색으로 변한다. 기온이 15~30℃일 때 발병하기 쉽고, 잦은 강우로 인한 과습, 과다한 대취 축적, 질소질 비료의 과다 시용, 배수불량, 과다한 관수가 발병의 원인이다. 발생시기는 4~6월, 8~10월(초여름 장마기에 많음)이다<출처: 잔디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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