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케이프 1박2일 골프 패키지 고가 상품 82만3000원에 할 말이 많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 가장 그린피가 비싸고 가장 좋다는 골프장을 다녀왔다. 그것도 1박2일 상품 가격이 82만 3000원이나 했지만 국내 최고의 퍼플릭 골프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어 기대가 컸다. 단체 4팀을 구성해서 그 좋다는 사우스케이프로 내려갔다. 
골프장 코스와 외관에서 느껴지는 중후함을 감상하면서 전반 9홀을 즐겁게 돌았다. 이후 그늘집에서 2만5천원하는 수박을 시켜서 먹고 있는데 캐디께서 빨리 나오라고 한다. 할 수없이 남은 수박을 싸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늘집 직원은 외부로 가져 나갈 수 없다고 한다.

그늘집에서 먹다 남은 수박을 코스로 가져가겠다는데 안 된다고 하니 뻘쭘 해지면서 기분이 살짝 상해 왔다. 아무리 7성급 시설이고 자부심 강하다고 하지만 고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에 또 기분이 나빴다. 설상가상으로 8천원하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리필을 원했지만 안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반드시 리필문화가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골프장 리필문화가 대세여서 역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첫날 저녁 식사비용이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양이 턱없이 적어서 4팀이 추가로 주문한 식사비용이 약 100만원 정도 나왔다. 점심 역시 외부에서 먹을 수 없을 정도여서 골프장에 도착해 맥주와 함께 식사한 비용이 80만원 정도였다. 
또한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맥주를 다음날 골프 치면서 마셨다. 마시다가 9홀 그늘집에 가지고 갔다가 직원으로부터 제재를 당했다. 이 맥주는 클럽하우스 내에서만 한정 되서 마실 수 있으므로 안 된다고 했다. 마치 손님들의 잘못된(본인들의 로컬룰이지만) 일거수일투족만 관찰하다가 지적만 하는 것 같아서 역시 기분이 상했다. 된다는 말보다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여행을 왔는지 지적을 받으러 왔는지 혼란스러웠다.
진짜 화가 나는 것은 마지막 날이었다. 남해까지 왔으니 많은 동행자들이 회는 먹고 가야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해서 골프장 프런트에 차량수단을 문의했다. 이곳 직원 답변은 “골프장 규정상 외부차량이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결국 식당 셔틀이 골프장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그리고는 꼭 가야겠다면 경비실 밖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1km 남짓이라고 했다. 또한 올 때도 역시 걸어서 와야 한다는 것이다. 

16명이나 되는 단체 손님이 그것도 1인당 82만3000원이나하는 비싼 비용을 내고 와서 이런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싶어 화가 났다. 이곳 직원들 표정 역시 서비스를 위한 마인드가 아니라 자기네 규정을 지키고 고객의 잘못된 규정을 감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솔직히 좋은 코스와 풍경만큼 서비스도 함께 따라 주었다면 그 비싼 패키지 비용이 아깝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 된다, 안 된다”는 지적만 받고 온듯해 돌아와서도 내내 찜찜했다. 함께 간 골퍼들도 한 번 와봤으니 더 오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골프와 여행은 즐겁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여행을 가서 골프를 치는 것은 행복하려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골프여행은 겉 만보고 감탄하고 속을 보고 기분 상해서 온 여행이었다.
무조건 가격만 비싸다고 해서 기분이 상할 수는 없다. 충분한 시설과 경치를 갖고 있는 골프장이어서 대부분의 골퍼들은 기대감이 더 클 것이다. 하지만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고 골프장 시스템과 서비스는 내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만일 또 그 가격으로 사우스케이프 골프장을 누군가가 가자고 한다면…. 
‘명약관화’이다. 
<조성애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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