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신문=김계환기자]

‘2019 타이완 등불축제(2019 Taiwan Lantern Festival)’가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이번 축제는 타이완 교통부의 주관으로 까오슝 남부 해안 핑동에서 3월 3일까지 진행됐다.

행사에는 타이완 교통부 임가용 국장, 타이완 핑동시 반맹안 시장, 타이완 관광국 주용회 국장, 중화전신국 정유 국장 등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 시간은 오후 8시였지만 이미 낮부터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찍부터 자리를 잡은 관광객들은 물론 저마다 크고 작은 등불을 들고 개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임가용 교통부장(우측)과 반맹안 핑동현장이 등불축제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계환)

2019 타이완 등불축제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 축제는 매년 대만사람들이 집집마다 등불을 내걸고 폭죽을 터뜨리는 오래된 전통에서 비롯됐다. 타이완에서는 정월 15일 대보름을 작은 설날로 여기며 ‘대보름맞이’를 한다. 이날은 집집마다 등불을 내걸고 전통적으로 폭죽과 일곱 가지 색깔의 불꽃을 터트리며,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함께 기뻐하고 상서로운 기운을 느끼는 가운데 한 해를 맞이한다. 또한 논밭 경작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등불축제가 열렸기 때문에 농부들은 한 해의 소원을 담아 하늘에 등불을 날려 보내는 의식도 함께 진행한다.

일설에는 이 등불이 삼국시대 제갈량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당시 군사 통신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봉수대와 달리 등불은 열기구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타이완 관광국에서는 지난 1990년 처음 대만 등불축제를 개최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국민들에게는 대보름의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하고 당시 관광객이 많지 않았던 타이완에서 일본 북해도의 눈축제,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와 같은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워나갔다.

현재는 세계 최고의 등불 축제로서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미 관람객수가 1천만명을 넘어 타이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수도 타이베이의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에서 개최됐지만 2001년부터는 타이완의 여러 지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등불이 주역이지만 단순히 예쁘게 등불만을 전시해두는 축제는 아니다. 해마다 그 해의 십이지신 형상을 본떠 만든 거대한 ‘주등(主燈)’을 내세웠던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축제가 열리는 ‘핑동’의 지역적 특색이 담긴 ‘남방참다랑어’를 주등으로 삼았다.

핑동의 특산물 남방 참다랑어를 모티브로 주등을 만들었다.(사진=김계환)

역대축제와는 달리 핑동 앞바다에서만 잡힌다는 ‘남방참다랑어’를 통해 빛과 소리, 시각의 효과를 살려 풍요와 부를 기원하는 정신을 담았다. 이 참다랑어 주등은 새해 복이 찾아오길 바라는 염원인 동시에 전세계에 타이완의 빛을 알리는 이번 축제의 최고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밖에도 2019년 축제에서는 올해의 동물인 황금 복돼지를 테마로 한 등 작품과 까오슝의 남부 핑동지역의 농업과 어업, 문화예술을 표현한 작품들로 꾸몄다. 핑동지역에서 돼지는 예로부터 평안과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해진다.

주최지역인 까오슝 남부의 핑동은 농업과 어업 및 문화예술이 번성했다. 더욱이 올해는 황금 복돼지의 해라서 황금돼지 등불로 등장했다. (사진=김계환)

이러한 배경과 함께 돼지의 눈, 코, 귀를 큼직큼직하게 그려 넣은 귀여운 등불도 함께 마련했다. 이밖에도 역사 속 인물이나 각종 동물, 현대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콘셉트로 등불을 제작했다.

여기에 풍작을 기원하는 동강이야기 등 핑동의 풍습을 리얼하게 표현한 작품들. 토지를 다스린다는 ‘토지공’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모두가 바라는 소원이 이루어지고 풍성한 수확을 거둔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편 올해 축제에서는 인텔사의 첨단 드론을 이용한 다양한 쇼를 연출했다. (사진=김계환)

올해는 매일 밤 불꽃놀이와 드론행사도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드론쑈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핑동의 밤하늘을 밝힌 주인공은 인텔사의 소형 드론 ‘슈팅스타’다. 지난해 2월 평창의 하늘을 수놓았던 기종과 동일한 기체다. ‘슈팅스타’는 몸체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날개 4개 짜리 드론으로 무게는 330g에 불과하다.

이 첨단 드론들은 다양한 글자를 하늘에 그리거나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화려한 등불과 함께 국내외의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함께 펼쳐져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김계환 기자  khkim6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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