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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잔디 소녀’ 태현숙 박사가 말하는 잔디이야기 <1>잔디는 왜 잔디라고 할까?

1995년 태현숙씨는 경북대 농학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준비 중이었다. 같은 과 후배가 지금의 ‘삼성잔디연구소’ 입사원서를 가져와 함께 지원하자고 했다. 얄궂게도 후배는 떨어지고 태 박사는 합격했다. 잔디를 연구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전국 8도, 멀리 제주와 이름 없는 섬까지 다니면서 한국의 100여종의 들잔디를 채취해 연구했다. 박사학위도 결국 외래종 잡초 ‘새포아풀’로 국내 여성 잔디 1호 박사가 됐다. 태 박사는 토종 잔디와 양 잔디의 장점만 결합시킨 신종 잔디 개발이라는 과제를 수행했다. 1년 365일 잔디에 미쳐 살았다. 결국 15년의 연구에 결실을 맺었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그린에버’ 품종이다.  

국내 골프장의 잔디의 질과 관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이 바로 태현숙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의 섬세함과 연구의 집요함이 일궈낸 결과이다. 이런 결과물에 국내외 잔디관계자 및 골프계의 관심과 컨퍼런스 요청이 쇄도했다. 그를 가리켜 골프계 관계자들은 ‘들잔디 소녀 잔디 박사 태현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8년 12월 말로 25년 만에 삼성잔디연구소를 떠났다. 지금까지 배우고 연구해 익힌 골프장 잔디 노하우를 더 많은 국내 골프장에 전파 보급하고자. 
따라서 본지는 태현숙 박사를 통해 잔디와 관련한 다양한 스토리를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연재를 한다. 잔디에 미쳐 전국 8도, 무인도의 섬까지 누비고 다닌 ‘들잔디소녀 태현숙 박사의 잔디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한국잔디 떼를 입힌 사진
잔디밭에 발생된 띠풀

골프를 치는 골퍼만큼 잔디라는 말을 많이 하는 분들은 없을것입니다.그런데 왜 이름이 잔디일까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잔디의 어원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1690년에 제작된 역어유해(조선시대에 만든 중국어 어휘사전)에 의하면 잔디(당시 쟘로 표기)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잔디라고 부르게 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 입니다. 
잔디는 지방에 따라 잔대기(경남), 잔떼(강원), 잔띠(경북)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같이 잔디가 전국 곳곳에 넓게 퍼져있으며 예전부터 우리에게 친근한 식물이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잔디가 왜 잔디로 불리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2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작다는 뜻의 ‘잔’과 무리를 뜻하는 ‘떼’가 결합해 잔떼<잔디<잔디로 진화하였다고 하는 설 입니다. 잔디는 무리 지어 자라는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지금도 잔디를 떠서 옮기는 일을 ‘뗏장을 뜬다’ 라고 하고 잔디를 심는 일을 “떼 입힌다” 라고도 합니다. 
필자가 골프장에 처음 입문한 20여년 전 잔디 관리자가 “오늘은 페어웨이에 뗏밥을 준다”라고 해 의미 혼동이 온적이 있습니다. 왜 잔디밭에 왜 톱밥을 줄까 하며 상당히 의아해 했던 기억입니다. 나중에 뗏밥을 주는 것이 배토 작업(잔디밭에 모래를 뿌리는 관리작업)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 가설은 잔디가 ‘작다’, ‘가늘다’의 뜻을 가지는 ‘잔’과 잡초인 띠(풀)을 뜻하는 ‘띠’가 결합한 ‘작은 띠풀’ 에서 유래하였다는 설 입니다. 띠(풀)는 산소와 도로변 등에 많이 자라는 잡초인데 언뜻 보면 잔디로 착각할 만큼 모양이 잔디와 비슷합니다. 한국잔디보다 크고 생존력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골프장에서는 잔디밭에 발생된 띠(풀)가 골치 거리입니다. 매년 상당한 비용을 쏟아 이를 제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기 조상도 몰라보고 말이죠. 잔디의 조상이 반갑지 않은 이유는 골퍼들이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태현숙
•농학박사, 한국잔디학회 총무이사 
•한국그린키퍼협회 자문위원
•전)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
•현) 유골프엔지니어링 잔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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