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김효주, 박상현, 백규정, 왕정훈, 김시우(위 좌로부터)

2018년 개의 해, 무술년(戊戌年)이 저물고 2019년 황금 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이 다가왔다. 돼지는 십이지의 열두 번째 동물이다. 돼지띠는 정직하고 강인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동정심이 강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이나 자선사업을 선호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예로부터 돼지는 재물과 복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일까? 골프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골프 스타들 중에는 유독 돼지띠 선수들이 많다. 특히 가장 막내인 1995년생들은 한국골프를 이끌 차세대 스타들이 즐비한 ‘황금세대’로 널리 알려졌다. 

먼저 남자 선수로는 해외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김시우(23·CJ)와 왕정훈(23·CSE)을 꼽을 수 있다. 
미PGA 무대에서 활동중인 김시우는 지난 2017년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골프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했다. 당시 미PGA 통산 2승과 함께 대회 최연소(만 21살10개월17일) 우승 기록도 세웠다. 
김시우는 올 시즌도 미PGA 투어에서 200만불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또한 안병훈과 함께 출전한 월드컵 골프에서 공동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은 아직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2018~2019시즌에는 톱10에 5차례나 들었고, 준우승과 3위를 한 번씩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는 왕정훈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데뷔 첫해부터 눈부신 활약으로 유러피언투어 신인왕을 거머쥔 그는 올해는 우승 없이 보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과연 올 시즌에는 우승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시즌 KPGA는 83년생 돼지띠인 박상현(35.동아제약)은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였다. 11년만에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박상현은 2005년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상금왕에 올랐다. 또한 KPGA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7억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역대 누적 상금 부문에서도 약 33억원을 벌어들이며 1위로 올라섰다. 제네시스 시상식에서도 상금왕을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여자 프로 골퍼중에서는 미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고진영(23·하이트)과 고교생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 프로대회에서 우승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효주(23·롯데)를 꼽을 수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LPGA 활동을 시작한 고진영은 지난 2월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골프클럽(파72, 6599야드)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최혜진(19, 롯데)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는 지난 1951년 베벌리 핸슨(이스턴 오픈 우승) 이후 67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고진영은 2018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효주는 지난 2012년 고교생 신분으로 KLPGA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과 JLPGA 산ㅌ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슈퍼루키의 출현을 알렸다. 이후 20살이던 2014년 미LPGA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미·일·한 삼국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기에 KLPGA 투어를 뜨겁게 달궜던 백규정·김민선등의 실력파도 1995년생 돼지띠 골프스타다.
이들은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차세대 주역으로 꼽히는 것은 물론 한국 여자골프의 황금세대인 1988년 세대 이후 가장 뛰어난 세대로 여겨진다. 특히 김효주를 제외한 고진영과 백규정, 김민선은 나란히 2014년에 데뷔한 동기들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통점도 많다. 모두 국가대표와 상비군 등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백규정과 김민선은 프로 데뷔 전 세계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기도 했다. 실력도 비슷해 루키 시절엔 신인상을 놓고 시즌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당시 백규정이 3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1승씩을 기록한 고진영 2위, 김민선 3위에 올랐다. 

한편 돼지띠 프로골퍼 중 가장 연배가 높은 선수는 한국 프로골프의 거목인 김승학 프로다. 지난 1968년 프로로 입문한 그는 7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필리핀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승을 기록한 이래 70년대와 80년 초반을 대표하는 프로로 활약했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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