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진 그는 70의 나이에 골프장을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다. 칠십에 쓰는 골프장의 글은 어떤 색이고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2, 3십대 글은 힘은 있으나 감칠맛은 없으며 4, 5십대 글은 세월은 녹아 있으나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 6십대의 글은 이치는 알지만 그 깨달음의 깊이는 부족하다. 그러나 종심(從心)에 이르러서야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을 만큼 그 혜안이 깊어짐을 볼 수 있다.  
최상진 그는 한국골프 역사의 산증인이며 오랜 세월동안 골프장과 함께 했다. 안양골프장을 비롯 파인비치, 파가니카 골프장 등에서 골프장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그렇기에 그가 풀어내는 국내 골프장의 이야기는 특별하고 남다르며 색깔이 다를 것이다. 이미 수필가로도 등단한 최상진 작가의 ‘종심소욕불유구 그 골프장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아름다운CC골프&리조트일 것이다. 
우리나라 골프장 명칭은 처음엔 외국어 이름의 상징적 의미의 지명을 붙여오다가 ACC(안양 칸트리 클럽)가 안양베네스트(best+nest)로 개명 하면서 거의 모든 골프장 이름이 외국어로 표기되었다. 사실 그 이후로 고대 신화, 성경, 지역, 합성어 등의 영어표기를 하다 보니 무슨 뜻인지 심지어는 골프장을 잘못 가는 경우까지 생겼다. 베네스트라는 말은 사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합성어이다. 그런데 이를 흉내 낸 D베네스트라는 기업까지 생겨났다.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버젓이 건물위에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언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이제는 ‘안양베네스트’가 얼마 전부터 ‘안양CC’로 되돌아 왔다. 어쩌면 국내 골프장 문화를 선도하는 안양골프장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다. 합성어를 통해 세계어디 있지도 않은 국적 불명의 언어가 한국에서만 통용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안양골프장으로 돌아오면서 우리 지명의 골프장, 우리말 골프장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다행스런 현상이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CC 골프 &리조트(이하 아름다운 CC)는 이름이  아름답다. 정말 아름다울까.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 하고 확인해 하고 싶어한다. 또 아름다운 골프장까지 가면서 아름다운 생각만 하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실 아름다운CC로 명명되기 까지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그전의 골프장 이름은 아산윈슬CC였다. 이름도 어렵고 의미도 사실 그다지 다가오지 않았다. 이후 골프장이 새롭게 인수되었고 그 당시 초대 대표이사로 소동기 변호가가 내정됐다. 소 변호사는 레저신문 이종현 국장에게 시인의 감성으로 이름을 지어보라고 했다. 마침 아름다운CC를 돌아보던 이종현 국장은 멀리 서해바다와 배밭을 배경으로 넘어가는 노을을 보면서 ‘아름다운CC’로 짓자고 건의했다. 하지만 금방 아름다운CC로 명명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매일경제에 골프장 이름 공모까지 했었지만 결국에는 소동기 변호사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아름다운CC’가 탄생된 것이다.

이곳 골프장은 아산윈슬CC 시절 유창현 대표의 코스 설계 위에 국내 최고의 코스설계로 평가받는 송호 대표의 설계가 곁들여 지며 지금의 아름다운CC가 탄생됐다.
아산 영인산 자연 휴양림 자락에 자리 잡아 먼발치로는 삽교천 방조제의 서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온천지역이라 더더욱 아름답고 따듯하다. 그 따뜻함과 푸근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곳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곳인 것이다. 
골프장에 있는 배밭은 라운드 중 과일을 직접 따 먹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어둠과 밝음의 대조를 극명화한 클럽하우스, 희화된 조각, 실내 장식된 미술품 등 무언가 특화하여 고객들에게 다가 가려는 노력도 아름답다. 
힐(Hill)코스와 레이크(Lake)코스의 18홀 퍼블릭 골프장으로 드라이버 샷에 만족을 느끼는 초보자에게는 넓은 페어웨이가 펼쳐진다. 실수 없는 세컨 샷과 정교한 퍼팅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상급자에게는 다양한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다. 물의 공포를 극복한 자가 승리를 가져오는 레이크 코스는 가슴 졸이는 쾌감이 있다.

지난 2017년 9월, 서울경제 골프 매거진 주관 '제7회 한중 10대 클럽 국가 대항전'이 이곳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드(THAAD)등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서도 민간 차원에서는 골프를 통한 화해와 교류의 해법이 적용되는 현장이었고 한한령(限韓令)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용기 있게 대회를 치른 골프장이기도 하다.
2009년에 개장한  아름다운CC는 한 때 아름답지 못한 잠깐의 과거도 있었다. 과욕이 부른 아픔이 새 엄마(SG골프)의 품에서 치유가 되고 있다. 골프장은 사람과 같아 골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아름다운CC가 지금은 풋풋한 소녀 티를 내지만 낭랑 18세 즈음에는 아주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참 많은 사람들이 한 번 갔다가 절대 잊어먹지 않는 골프장 이름인 아름다운CC는 국내 최고의 골프장 이름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최상진 
75년 삼성그룹 입사. 80년대 독일주재 7년, 90년대 동구유럽 시장개발. 삼성 박세리 선수 영입 당시 주무 인사담당 임원. 97년부터 삼성에버랜드 골프장 총괄 골프 문화 사업부장으로 5개 골프장 경영 맡음. 호암선생님의 골프장 유지를 받들어 종심까지 골프 기여하기로 고민. 안양골프장, 파인비치, 파가니카 골프장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레저신문  webmaster@golftimes.co.kr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