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진 그는 70의 나이에 골프장을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다. 칠십에 쓰는 골프장의 글은 어떤 색이고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2, 3십대 글은 힘은 있으나 감칠맛은 없으며 4, 5십대 글은 세월은 녹아 있으나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 6십대의 글은 이치는 알지만 그 깨달음의 깊이는 부족하다. 그러나 종심(從心)에 이르러서야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여도 법도를 어기지 않을 만큼 그 혜안이 깊어짐을 볼 수 있다.  
최상진 그는 한국골프 역사의 산증인이며 오랜 세월동안 골프장과 함께 했다. 안양골프장을 비롯 파인비치, 파가니카 골프장 등에서 골프장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그렇기에 그가 풀어내는 국내 골프장의 이야기는 특별하고 남다르며 색깔이 다를 것이다. 이미 수필가로도 등단한 최상진 작가의 ‘종심소욕불유구 그 골프장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의 코스 미션
얼마 전 동반 라운드를 한 강욱순 프로는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 코스에 대해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잔디가 바뀐 것 같다. 종전에는 잔디가 샷을 했을 시에 뭉치로 공과 같이 날아갔는데 오늘은 골프채가 아주 잘 빠진다. 잔디를 교체했거나 잔디관리가 바뀐 것 같다. 둘째, 내년부터 열릴 예정인 미PGA CJ CUP을 해슬리에서 개최 하는 것으로 아는데 갤러리 동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궁금해진다고 했다.

지난 2017년 11월에 관계자 방문 시 이미 코스의 대대적 보수가 시작되고 있었다. 3개년 계획으로 추진되는 코스 개조는 1단계로 대부분의 그린과 일부 벙커를 수정했다. 2단계는 최소 7,400야드의 전장을 확보하기 위해 4개의 티를 후방에 배치시켰다. 3단계로 선수 관계자 숙소 및 연회장, 프레스 센터 등을 건립중이다. 코스의 모든 규격과 수준을 USGA(미국 골프 협회)와 미PGA(미국 프로 골프 협회) 조건에 맞추고 특히 플레이의 공정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린 전체의 경사도를 1% 정도 낮춰 미세 표면 곡선을 강화시키고 그린 경도(硬度)를 높여 그린 난이도를 본질적으로 격상 시켰다. 
강욱순 프로가 지적한 페어웨이 잔디는 교체 한 것이 아니다. 기존 잔디에 버티 컷 등의 잔디 관리기술을 강화하여 골프채의 기능과 선수의 기량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프레지던트컵이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개최 될 때도 USGA 규정에 맞춰 대대적으로 그린을 개조 하였다. 우리나라 에서도 국제 토너먼트의 규격에 입각한 골프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골프를 위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후 세계적인 골프대회가 국내에서 CJ CUP처럼 많이 열리기를 희망해 본다. 

CJ CUP은 총상금 106억원의 세계 빅5 대회 중 하나로  기본 참가자 60명 이외  18명의 한국 선수들에게 참가 기회를 받아 한국  남자 선수들의 기량 향상 도모와 세계 무대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해슬리의 특징적 코스 관리 방법 중 그린에 적용하고 있는 Sub Air sys는 우천 시 그린에 고여 있는 빗물을 뽑아내고, 그린 상토 층(지표면)의 개스(Gas)를 신선한 공기로 대체한다. 또한 그린의 과습을 방지하며, 페어웨이에 적용하고 있는 하이드로릭 sys는 토양온도를 관리하는 냉난방 장치로 잔디의 생육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있다. 

CJ는 “한국에서는 왜  마스터스 토너먼트 같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나?”하는 의문에 시원하게 답을 줬다. 일반 골프장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세계적인 대회 유치와 세계 무대로 진칠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놓았다. 말 그대로 8개의 다리를 건너 마지막 세계무대로 진출 할 수 있는 9번째 다리를 놓아주고 있는 것이다. 
나인브릿지의 기본 콘셉트(concept)는 자연이다. USGA 관계자에 의하면 해슬리 미PGA 코스 8번 그린에서 바라보는 폭포 밑 1번 그린의 풍광은 오거스터 내셔널CC의 아멘코스 경관을 능가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또 해슬리 1번 홀과 9번 홀 호수가 품고 있는 석양은 골프의 깊은 철학과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래서 이 호수의 주제는 평화와 행복이다. 골프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동시에 주겠다는 것이다. 골프를 통해서 전 세계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겠다는 깊은 의미가 숨어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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