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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종목이 스포츠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들라고 하면 주저 없이 한 방향을 향해 함께 가는 것이다. 골프를 제외한 대부분의 운동은 상대와 맞붙어서 승패를 낸다.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등등의 스포츠는 마주보고 결판이 날 때까지 승부를 가린다. 하지만 골프는 다르다.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잘 치면 박수를, 못 치면 응원을 해주는 스포츠이다. 함께 가면서 혹 예의에 어긋나거나 오해할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골프는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 방향을 향해 함께하는 최고의 운동이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것. 얼마 전 수도권 A골프장을 갔을 때 참으로 당혹스런 광경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했다. 클럽하우스 입구 우측에 대형 텐트를 치고 스피커를 틀어놓은 채 일부 직원들의 파업이 진행 중이었다. 골프장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어서 매우 생소했지만 그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겠지 하고 로비로 들어갔다. 그런데 손님 중 한 분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시위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고객 아닌가”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자 또 한 쪽에서 “고객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이어졌다.  

이 고객 분들의 한 마디가 참 오랫동안 귓속에 맴돌았다. 무엇이 우선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시위를 하는 직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존도 중요하다. 골프장은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려면 골프장이 잘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더 중요 한 것은 바로 골프장을 찾는 고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없으면 노사가 필요 없다. 한 명이라도 더 내장하게 하려면 진심을 담아 최고의 서비스와 시설로 맞이해도 부족하다. 하지만 그 깔끔한 골프장 입구에 어울리지 않는 텐트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결코 골프장을 찾아온 고객 입장에서 유쾌할 수 없다.  

대문호 세익스피어는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다만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했다.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것이 아니기에 노사가 중지를 모아야 하고 나만이 아닌 우리라는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금 A골프장의 생존투쟁 파업을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누구의 잘잘못이라고 판정할 수도 없다. 세익스피어의 말마따나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만 우린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 함께 살아가는 속에는 다중을 위한 질서와 규율 그리고 법이 있다. 특히 그 다중 안에는 공중문화가 있고 또 대중을 위한 공공성과 공익성이라는 것이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지난 5월 말에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그린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 전날부터 골프장 입구에는 중장비를 갖다놓고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스피커를 틀어놓은 채 시위 중이었다. 확인해 보니 서원밸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노총 관련 노조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날 4만5천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가족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 그린콘서트 잔치 집을 찾아온 많은 대중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 하필 가족이 함께하는 이 좋은 날 시위냐며 불편해 했다. 이들 역시 시위가 필요했겠지만 공공성과 공익성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명분이 약했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핀잔을 들어야 했다. 

지금 전국 몇몇 골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업과 시위가 찾아오는 고객에게 반복되는 불편한 장면을 계속 보여줘서는 안 된다. 물론 파업을 하고 있는 노측도 책임감 있게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골프장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객 만족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고객 만족을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강조하면 안된다. 고객이 만족하기 위해서는 직원 만족이 더 우선일 수 있다.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는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직원이 우선순위가 되어서도 안 된다.   
그 방법은 바로 골프 라운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잘 쳤을 때는 칭찬을, 못 쳤을 때는 격려를 해 줄 수 있는 노사가 되어야 한다. 마주보고 대화할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함께 가면서 배려하고 이해하고 양보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좌우로 갈리고 세대로 갈리고 지역으로 갈려서 각자 자기들만의 주장을 한다. 상대에 대해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손도 내밀지 않는다.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없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하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바로 생각의 차이이며 노력 여하이다. 결정과 행동은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결정을 해야 한다면 공공성과 공익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분명한 것은 고객이 있어야 골프장도 있고 골프장이 있어야 직원들도 있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 이전에 공익성과 공공성을 먼저 생각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고객을 맞이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의 목소리가 커지면 결국 균형이 맞지 않아 계속 오르내리는 시이소 싸움이 될 것이다.  

일단 고객에 불편을 주는 파업은 지양해야 한다. 사측은 직원의 간절함을 내 이야기처럼 들어줘야 한다. 내가 고객이라면 불편할까를 먼저 생각해 본다면 어떤 행동이 맞을 지를 노사가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파란 하늘 있고, 바람소리, 새소리, 넉넉한 햇살 받으면서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골프장에서는 무엇인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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