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시장 약 5조4000억원, 커피전문점이 3조원, 인스턴트 커피 1조원, 원두커피가 3000억원 규모

닥터오빈(DR AU BEAN)이라는 이름으로 과감하게 국내 5조4000억원의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가 있다. 그렇다고 시작부터 대형 커피공장과 커피숍을 갖고 시작한 것도 아니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로 볼 때 겨우 점하나 찍을 정도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구절에 나오는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처럼 그의 꿈과 철학은 확고하다. 닥터오빈(DR AU BEAN), 우리말대로 번역을 한다면 ‘커피콩 전문의 오정원’으로 풀이된다. 의역을 한다면 ‘커피원두의 전문가’라는 뜻이다. 15년 전 커피에 반해 전 세계 커피 산지를 다니면서 체득한 노하우가 지금의 닥터오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그가 바로 오정원 대표이다. 

닥터오빈은 커피의 제 맛을 만들어 내는 드립커피숍 집으로 유명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2, 30대 여성들로부터 맛을 인정받기 시작해 지금은 골프장 20곳에 납품을 하고 있다. 오정원 대표는 현재 3곳의 닥터오빈 지점을 두고 있다. 급하게 지점을 확대할 생각은 없다. 숙성되고 진정한 향기를 낼 조건이 될 때 한군데씩 늘려갈 생각이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도 골프장의 커피 문화와 커피 질을 바꿔놓고 싶어 한다. 리필이라는 미명아래 진정한 커피 맛을 선택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 가장 마음에 아프다고 한다. 골프장에 가면 골프 다음으로 많이 찾는 것이 커피이다. 그만큼 커피는 이제 우리 삶속 깊숙이 녹아들어 있다. 골프장의 커피문화를 모조리 바꿔놓고 싶다는 오정원 대표의 ‘커피에 미친’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커피시장 만큼 경쟁력이 치열하고 3곳 중 2곳이 2년 안에 문을 닫는다. 어떤 확신을 통해 커피 사업을 시작했나.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커피를 사랑하지만 과잉공급으로 커피시장은 매우 치열하다. 2년 안에 60%가 문을 닫는다. 아무래도 경기 불황에 은퇴자나 미취업자 분들이 커피숍이나 해볼까 하는 준비되지 않은 출발이 원인일 듯하다. 나 역시 커피사업과 준비를 거쳐 15년이 걸렸다. 이제는 좋은 커피와 유통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커피에 대한 절실함도 더 간절하게 몸으로 체험중이다. 그래서 시작했다. 

▲커피회사 ㈜닥터오빈을 설립하고 드립커피 체인으로 마포본점과 흑석점, 인천 팩토리 점을 오픈시켰다. 닥터오빈만의 장점과 특징을 이야기해 준다면.
-누구나 다 같은 생각이겠지만 특히 ㈜닥터오빈에서 생산하고 있는 커피 상품의 향과 맛은 특별하다. 마셔본 고객만이 느낄 수 있다. 커피 맛을 추구하는 고객의 입맛이 제 각각이다. 고객마다 각기 다른 취향(맛과 향)은 드립으로 추출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보통의 커피 제품은 비슷한 향과 맛을 낸다. 하지만 닥터오빈 커피는 이보다 좀 더 디테일한 맛을 낸다. 대량으로 기계에 의존해서 볶는 원두가 아니라 소량씩 취향에 따라 로스팅 한다. 이는 로스터의 기술과 실력이 좌우한다. 

▲국내 골프장에 닥터오빈 원두에 대해서 어필한다면 어느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가? 회사 이름이 ‘커피콩 의사 오정원’으로 풀이된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궁금하다.   
-닥터 오빈(DR AU BEAN)의 DR는 전문적인 사람을 뜻이다. AU는 조사로 ~의 뜻이고 BEAN은 원두를 뜻 한다. 그러니까 ‘커피원두의 전문가’라고 풀이 될 수 있다.

▲평소 골프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골프와 커피 전문가로서 골프장 가서 마시는 커피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전국 여러 군데 골프장을 답사하면서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지방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지방으로 갈수록 강한 바디감 보다는 미디엄 로스팅으로 한 커피를 더 선호한다. 강한 바디감 보다는 입안에서 잔 여운이 오래 남을 수 있는 커피의 맛을 선호한다. 하지만 커피는 장시간 마시는 음료가 아닌 빠른 시간에 맛과 향을 느끼는 기호식품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맛과 향이 없어지는 이유다. 많은 골퍼들은 장시간 이동하면서 맛과 향을 음미하려고 한다. 당연히 처음의 맛과 향이 남을 수가 없다. 이러한 점들이 조금은 아쉽다.
 

▲현재 골프장으로 커피 원두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프리미엄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서 골프장에 납품 하는 것으로 안다. 단가를 맞출 수 있는지 궁금하다.
-골프장 고객들은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한다. 결국 맛있는 커피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닥터오빈은 무책임하게 저가의 원두를 납품하지 않는다. 단 골프장에 오시는 손님은 미래의 소비자이자 단골 고객이다. 이를 보고 골프장에 납품   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여성골퍼와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다. 닥터오빈 커피가 들어간 골프장에서는 커피 맛이 달라졌다면서 고객과 골프장이 좋아한다. 골프장에서 ㈜닥터오빈 회사의 원두가 명품커피로 인정받을 때가 온 것이다.

▲현재 납품되고 있는 국내의 대표적인 골프장과 골퍼들의 반응, 즉 맛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궁금하다.
-골퍼들의 맛과 향에 대한 평가는 너무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현재 20군데 납품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용인레이크힐스, 골프존 계열 골프장 등에서 커피에 대한 고객의 평가가 좋다. 창원에서 여성 골퍼 분이 전화를 해서 골프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반해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3년 전 일인데 지금까지 단골 고객이다. 또 그 커피를 마신 주위 분들도 단골이 됐다. 함께 마시다가 또 다른 분이 단골이 되고 이들이 실핏줄처럼 가지를 쳐 나갈 때만큼 소중한 인연과 보람은 없다고 본다.  

▲국내 골프장 대부분이 커피 질이 좀 떨어지는 것으로 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함인데 닥터오빈만의 골프장 공략 노하우가 있다면?
-골퍼들은 매우 까다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커피를 마시는 장소와 상품을 요하는 목적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따라서 골프장에서 커피의 맛과 향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자주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골프장에서의 커피 맛은 골프장 F&B 운영 콘셉트에 의해 질이 달라진다. 어쩌면 골프장 커피 리필과 많은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 커피 질이 좋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커피원두에 대한 질을 무시한 것이다. 두 번째 원두의 납품과 보관 방법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에 대한 신뢰성, 추출 방법, 추출하는 사람 등이 커피 맛을 좌우한다. 골프장도 그렇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도 같은 곳도 마찬가지이다. 닥터오빈은 위의 요소를 정확하게 지키고 있고 계속 노력 하려 한다.

▲골프장 커피 리필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국내 골프장 중 리필커피에 대해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60%는 만족 못 한다고 했다. 이중 65%가 맛이 없고, 마치 물처럼 따라줘 성의가 없다고 했다. 오 대표의 생각을 듣고 싶다.
-리필문화 당연히 좋다고 생각한다. 단 품질을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일부 골프장에서 원가 문제로 질 낮은 원두로 블렌딩해 판매하고 있다. 좋은 품질의 커피콩을 보내도 저급의 커피콩을 섞어 파는 곳도 있다. 설상가상 커피추출 후에 물을 좀 더 가미해서 리필을 해주는 곳도 있다. 짧게 보면 원가절감 같아 보이지만 길게 보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F&B 사업에 큰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 

▲향후 닥터오빈의 사업 계획을 말한다면.
-사업을 하다보면 초심을 잃는 경우가 많다. 커피사업을 하다 보니 하면 할수록 어렵고 경쟁과 상황변화 그리고 변수가 많다. 처음에는 빨리 다수의 체인을 갖고 싶었다. 요즘엔 마음이 바뀌었다. (주)닥터오빈도 많은 체인 수 보다는 프리미엄 커피 회사로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디더라도 고급커피가 추구하는 니즈에 발 맞춰 나가는 것이 맞다. 

▲좋은 커피콩을 찾기 위해 해외 원산지를 많이 찾아다닌 것으로 들었다. 가본 곳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과 한국인에게 추천할 만한 커피 산지가 있다면?   
-커피사업을 하다보면 욕심이 생긴다. 원두커피를 납품받다 보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많은 커피산지로 달려간다. 그리고 저희 회사는 1년에 2번씩 우수 직원을 데리고 커피원산지를 탐방한다. 중남미 커피와 아프리카 커피 그리고 동남아시아 커피 산지를 둘러본다. 각 지역마다 맛과 향이 다르다. 정확한 표현은 커피 맛이 아니라 어떠한 맛과 향을 표현   하느냐가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태국 북부지역 해발 2,000M이상 높은 지역에 생산되고 있는 도이창, 도이퉁 커피가 인상적이다. 마약 최대 생산 지역이 지금은 친환경 커피만을 생산하는 커피 명소로 바뀌었다. 이 지역의 소수민족들이 생산하고 있는 커피를 추천하고 싶다.

▲국내 커피시장은 약 5조4000억원 규모이다. 이중에서 원두커피 시장은 아직 3000억원대이다. 국내 원두 커피시장에 대해 관망해 본다면? 아울러 디저트 시장이 1조8천억원으로 성장했다. 커피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유럽은 원두커피 상품이 주류를 이룬다. 미국시장은 80%가 원두커피 시장이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커피원두시장이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원두 커피시장도 곧 50%가 넘을 것으로 보여 그 미래가 밝다.
 아울러 1조8천억원으로 디저트 시장은 당연히 커피시장과 함께 성장했다. 고급커피에 마카롱과 마들렌, 컵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한다. 어쩌면 골프장 커피 마케팅의 바로미터 일 것이다. 지금 이 젊은 층이 골프장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믹스봉지 커피 세대가 줄어들고 젊은 프리미엄 커피세대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커피의 고급화, 전문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세대는 글로벌 문화의 경험을 통해 외국 커피에 대한 한국화에 대한 갈망이 높다. 닥터오빈은 신세대를 위한 차별성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시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커피 취향을 가만히 연구해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우선 브랜드와 국제화된 상표를 통하여 자신이 그 범주에 속하고 싶어 한다. 또한 막대한 자금과 마케팅으로 그러한 젊은이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커피를 즐기는 고객들과 커피의 맛과 향을 추구하는 젊은 사람들은 아주 민감할 정도로 맛과 향에 대하여 반응을 한다. 진정한 맛과 향을 추구하는 시대가 곧 도래하리라 믿는다. 

▲커피를 하기 위해서 전문가적 식견을 기르고 다양한 자격증을 딴 것으로 안다. 어디까지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커피바리스타 자격증만 있으면 어느 정도 전문가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커피를 제대로 알고 커피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최소한 5년 정도 다양한 학습과 경험이 요구된다. 저는 우선 가장 기초적인 바리스타 자격증 레밸 1.2, 커피핸드자격증 레벨 1.2급, 일본 ㈜커피사이폰(고노)연수 및 커피 로스팅 자격증 레벨 1.2, 해외 커피 농장 연수 자격증 등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브라질 커피커퍼(CoffeeCupper) 자격증에 도전중이다.

▲한국, 일본, 미국 커피의 맛과 선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울러 유럽, 아시아, 미대륙 커피의 특징이 무엇인지 설명해 줄 수 있다면?
-커피상품은 그 나라의 식문화에 따라서 다르다. 우리나라는 약간의 구수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풍미를 좋아한다. 일본사람들은 약간의 신맛과 약간의 바디감 있는 것을 선호한다. 미국인들은 약간의 바디감을 가미한 고소함을 유럽 사람들은 강한 바디감과 신맛 그리고   잔향을 매우 좋아한다. 아시아 사람들은 커피원두 자체가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연유를 넣거나 베리에이션 커피를 좋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럽 사람의 커피의 맛과 향을 추구하고 있다. 
 

▲닥터오빈은 원두를 재료로 직접 로스팅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것으로 안다. 국내 골프장과 리조트 공급에 대한 향후 마켓 쉐어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저희 닥터오빈의 커피원두는 뉴크롭(new crop)만을 사용한다. 매장과 골프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모두 좋은 원두로 직접 로스팅하여 숙성시킨 본연의 커피의 맛과 향을 배달하는 것이다. 닥터오빈의 마켓 쉐어는 전국 수도권에 프리미엄 커피매장에 대한 콘셉트로 점포 수 보다는 차별화된 점포로 운영 할 계획이다. 또한 골프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선물 상품 중 커피의 맛과 향을 내세워 선호하는 커피상품(콜드브루)을 조기에 안착 시킬 예정이다.

 ▲가족 관계와 골프 핸디 그리고 커피 외의 취미를 알고 싶다. 아울러 커피와 골프에 대한 철학도 이야기 해준다면.
-남편은 핸디 7정도이고 저는 명랑 골프라 핸디가 뭔지도 모른다. 좋은 음식과 푸른 잔디를 걸으면서 커피 한 잔만으로 행복하다. 사업철학은 항상 정직하게 고객에게 맛과 향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커피나 골프 모두 정해진 룰, 규칙을 지켜야 최상의 맛과 샷이 나온다. 조금이라도 룰을 어기면 맛과 향이 달라지고 미스 샷이 나온다. 

▲대학교에서 전공은 무엇을 했는지, 커피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때는 언제인지? 
-대학 입학하기 전에 커피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 그때 꿈을 조금씩 가졌던 것 같다. 대학에서는 관광외식을 전공했다. 석사학위 역시 호텔전공이다. 석사 방향은 아무래도 커피 사업과 연관한 도전이었던 것 같다. 커피 사업의 시작은 분당에서 ‘양미라 커피 교실’을 운영하는 외사촌동생의 도움으로 시작했다.  

▲ 기타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준다면? 
-커피 사업을 하는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 커피 사업에 작은 족적을 남기고 싶다. 전 세계 75억이라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지만 그 커피열매를 생산하고 수확하는 과정은 생략된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엔 많은 어린 아이들의 노동력이 있고 또 많은 영세한 사람들의 피와 땀이 섞여 있다. 커피를 대할 때 좀 더 따듯하고 감사하게 마실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골프장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의미부여가 된다면 더  좋을 듯 싶다.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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