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동경올림픽 앞두고 골프장 분위기 조금씩 젊어지고 있어

일본 골프장 현재 2300개, 골프인구 750만명 ‘활성화가 필요하다’

서고베 골프장 전경

강원도를 연상시키는 휴양형 원시림 골프장 - G스타일 골프장

조익스 골프장 전경

효고현은 한국에서 1시간 4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오사카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골프장을 이용하는 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 이번 일본 효고현 특히 고베시 주변 골프장을 무작위로 예약해서 다녀왔다. 명문 골프장 우선이 아닌 일번 현지 골프장과 골프경기가 어떤지를 보고 싶어서였다. 오사카공항에서 직접 자동차를 렌트해서 가장 대중적인 골프장, 퓨전화 되고 있는 골프장과 멤버십 골프장을 예약했다. 특별한 기준 없이 고베에서 쉽게 가볼 수 있는 골프장과 리조트 분위기가 나는 곳을 선택했다.
효고현은 일본의 현 중에서 가장 골프장이 많은 곳이며 한국으로 따지면 경기도 골프장 수와 비슷하다. 달리 표현 한다면 효고현은 골프장 천국이라 할 수 있으며, 일본 골프장의 심장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일본의 골프장의 상황은 어떤지 생생하게 취재했다.                                                          
<편집자 주>

G스타일 골프장 자동결제 시스템

골퍼를 위한 휴식 공간(G스타일 골프장)

깔끔하게 비치놓은 화장실 세면대

▪일본 골프 인구와 골프장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일본의 골프장을 이야기 할 때 버블경제 시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1990년대 버블 경제를 겪으면서 도 2001년 골프인구가 135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를 정점으로 2005년 1080만명으로 줄어들었고 2010년엔 850만명으로 그리고 지금은 700만 명 정도이다. 한국 골프인구가 약 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돼 몇 년 후엔 한국과 역전될 수도 있다. 

일본 골프장수도 2008년 2445개에서 10년 간 150곳이 문을 닫아 지금은 2300개가 운영되고 있지만 향후 약 2, 300곳이 문을 닫거나 태양열 발전소나 농장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역시 IMF와 리먼브러더스 금융 사태를 겪으면서 골프산업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골프인구와 골프장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골프장은 매년 10여개 정도가 추가 개장되고 있고 골프인구와 내장객은 약 8%정도가 새로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은 2008년도 18홀 당 내장객 수가 3만7500명에서 2001년 3만4천명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2014년부터 3만7천명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PGAM과 아코디아가 운영하는 골프장들은 최소 5만명 이상의 내장객을 보이고 있어 희망적이다.
일본 골프장의 내장객수를 살펴보면 1992년 1억200만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2002년에는 9천만명 선이 무너졌다. 그 이후에도 2011년까지 조금씩 줄어들어 8천5백만명 최저선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들어서 다시 9천만명 선을 회복중이다. 이는 동경올림픽을 앞두고 고무적인 현상으로 일본 골프계는 평가하고 있다.

카트근처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노루 - 친환경 골프장

점심 800엔이면 가능하다. 조익스 골프장

▪고베시에서 가장 가깝고 대중적인 즈이엔(⻄神⼾) 골프장을 가다
날씨가 잔뜩 흐리고 간간히 비가 와서 골프장을 아예 닫거나 손님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후 12시 30분 라운드임에도 클럽하우스에는 많은 로컬골퍼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연령층은 6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이곳은 1988년도에 개장한 18홀로 파 72의 6,625야드의 전형적인 퍼블릭 코스이다. 고베 시내에서 25분 거리에 있어 상시 손님이 많다는 설명이다. 일본 골프전문 기업인 즈이엔 그룹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골프장으로 소문이 났다. 설계는 로버트 본헤기(Robert Bong Heggie)의 디자인으로 코스는 페어웨이가 매우 넓어 편안한 공략이 가능하다. 코스 길이 역시 챔피언 티가 6천6백야드, 레귤러티는 6.236야드로 아마추어가 공략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즈이엔 서고베 골프장은 한국의 골퍼들이 즐겨 찾는 곳 중에 한 곳으로, 최근들어 한국 골퍼가 더 늘었다고 한다. 주중 그린피가 5천800엔에서 7천900엔, 주말 그린피가 12000엔부터 16384엔을 받고 있다. 

말 그대로 즈이엔 서고베 골프장은 누구나 편안하게 그리고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특히 도시와 가까워 평일 오후까지도 손님이 가득 차는 곳이며 최근 경기가 좋아지면서 젊은 골퍼들도 간혹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프장 이름부터 퓨전스런 G-스타일GC ‘색다른 골프가 있는 곳’
G-스타일 골프장은 오사카 골프장에서 2시간 정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일본의 전형적인 골프리조트 코스로 산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골프와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다. 골프를 치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온천과 휴식을 즐기러 오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시설은 일본의 전통적 색채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잘 융화시켜 신구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70여실의 호텔과 코스 이용 시 자동무인 시스템을 이용해 시간 절약을 특징으로 한다. 클럽하우스 시설 내에 휴게실을 만들어 누구나 편히 쉴수 있도록 했으며 휴게실 안에 양용은이 사인한 골프백을 전시해 놔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서고베 골프장보다 손님 연령층이 다양했다. 3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골퍼가 이용하고 있었다. 여성골퍼도 많이 눈에 띄었다. 코스 전장 길이는 총 7046야드로 긴 편이었고 코스도 언듀레이션이 많아 공략하는데 있어 집중력이 요구됐다. 다소 난이도가 있도록 설계했고 산속에 위치해 있어 노루를 비롯해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골프장이다. 무엇보다도 마운틴 코스가 노캐디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경사가 50도가 넘는 곳도 5인승 카트가 잘 올라갔다. 다만 무연휘발류를 사용해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마운틴 코스 18홀 운영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국내 골프장들도 노캐디 시스템 운영에 대한 대비를 한다면 G-스타일 골프장을 롤 모델로 해도 좋을 듯 했다. 5인승 카트는 위성GPS가 달려있어 거리 및 정보 안내에 있어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이외에도 호텔 가라오케엔 한국 최신 가요까지 준비되어 있다.

허석호 파파로 잘 알려진 조익스 골프장 오너 다카하시 마사히로(高橋 正弘)

허석호 프로 기념관

▪일본 허석호 프로의 파파를 만나다
G-스타일 골프장에서 10여분 차로 이동하면 조익스(JOYX)G.C가 있다. 이동하는 내내 골프장이 산속이라서 혹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원시림을 지나면 거짓말처럼 조익스 골프장이 나타난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한 회원제 골프장이다. 이곳 역시 노캐디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골프장으로 코스 전장이 7300야드를 넘는 수준급 골프장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조익스 오픈이라는 대회가 열릴만큼 효고현에서는 아주 잘 알려진 곳 중에 한 곳이다. 깔끔한 숙소와 시설은 최소 1박2일 이상 와야 할 만큼 잘 갖춰져 있다. 

저녁 식사를 미리 예약을 하고 클럽하우스에서 일본식으로 맥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노신사 한 분이 와인을 들고 왔다. 좋은 와인이라면서 서툰 한국말로 건넸다. 어떻게 이곳까지 왔느냐고 해 일본골프장 실상을 알고 싶어 무작위로 골프여행 중이라고 했다. 노신사는 한국 골프장에 대해서도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우리 일행을 프런트로 이끌었다. 그곳엔 약 30여명에 가까운 프로선수들 사진과 프로필이 붙어있었다. 사진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장익제와 김경태 프로가 붙어 있었다. 그 아래쪽을 보니 SK.HO가 있었다. 다름 아닌 허석호 프로였다. 그 노신사는 바로 허석호 프로를 일본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본 파파’ 다카하시 마사히로(高橋 正弘)였다. 그는 한국 골프에 대한 관심도 많고 또 한국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많이 하고 있었다. 재일교포가 아닌 일본인으로는 이례적인 친한파였다. 원래 화학 사업을 하면서 골프에 관심이 많아 골프장을 만들어 우수선수 발굴에 힘을 쏟고 있었다. 매년 조익스오픈을 개최해 JGTO프로와 지역 프로들이 출천하는 오픈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골프장이기도 하다. 좋은 취미를 통해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긴다는 다카하시 마사히로는 아예 1층에 허석호 프로 기념관을 만들어 JGTO 우승 트로피와 골프 백 등을 전시해 놨다.
국제규모의 코스와 시설로 인해 많은 골퍼들이 이곳을 찾아 크고 작은 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국내 골퍼가 오사카와 고베 지역에 골프여행을 온다면 조익스 골프장은 꼭 한번 들리기를 권해본다. 이곳 식사는 일본식 조식이 1천엔, 서양 조식도 1천엔, 돼지고기 된장국은 700엔으로 매우 저렴하다. 점심에 먹은 각종 카레 종류도 1300엔 대로 저렴했다.

이곳 조익스 골프장을 찾는 골퍼는 년 3만5천명 수준이며 좀 더 격이 있는 골퍼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캐디 시스템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9홀 운행 시간은 2시간 15분 내로 잡고 있다. 9홀이 끝나면 약 1시간20분 정도 쉬었다가 가도록 해 점심이나 간단한 주류 등을 마실 수 있다. 

오프닝 기념 이벤트 지스타일 골프장

▪일본 골프장이 젊어지고 활기를 띠고 있다
1991년부터 시작된 예탁금회원제 골프장 도산 건수가 초기 10년 간(1991-2000)은 108건으로 시작해, 후기 10년 간(2001-2010) 577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그 후 도산건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최근에는 연간 10건 이하로 줄어들었다. 일본골프장이 다시 건강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방 골프장에 많은 골퍼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성골퍼가 늘고있고 2, 30대 골퍼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점에 희망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 골프장은 노년층 골퍼와 젊은 층 골프만이 존재한다. 버블경제로 인해 중년층 골퍼가 없다는 점이 일본 골프의 아쉬운 부분이다. 
이곳 효고현 골퍼들의 식당과 프로 숍을 포함한 1인 객단가는 1만엔 정도이다. 아직은 한국보다 객단가가 낮지만 계속 수치는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처럼 캐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종사 직원의 최소화를 통해 일본 골프장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2300개 골프장의 경영 상황이 골프장은 약 58%정도, 현상 유지는 27%,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골프장은 약15%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골프장 1곳의 골프장 종업원 수는 평균 18홀 기준 42명으로 나타났다. 단 정규직은 32.3%밖에 안 되고 비정규직이 무려 57.7%나 된다. 국내에 비교해보면 비정규직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비정규직 비율은 식당이 67%로 가장 많으며, 캐디가 61%로 두 번째 높고, 코스관리가 42%로 세 번째 높게 차지하고 있다. 

향후 국내 골프장들도 일본 골프장의 종업원 수와 노캐디 시스템 운영은 좋은 롤모델이 될 전망이다. 골프장 근무 연령구성은 60대 이상이 27%, 50대가 23%로 절반을 차지한다. 직원 인건비는 월 급여가 약 25만엔 정도이다. 특이한 점은 30세 월 급여는 오히려 3만엔 적은 22만엔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근 일본골프 관계자들은 “젊은 층의 지나친 ‘룰과 에티켓’ 강조와 골프장 내에서의 ‘드레스 코드’ 및 ‘방침’을 싫어 해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 중”이라 말했다. 여기에 2020년 동경올림픽으로 인해 골프인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일본 골프 산업이 살아나는 것은 우리 한국 골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년 전 효고현을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활기가 넘치는 골프장 분위기에서 일본 골프의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  
<일본 고베=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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