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두 종류의 골퍼가 있다. 센테리움 골프장을 가본 골퍼와 안 가본 골퍼. 
그리고 센테리움 골프장을 가본 골퍼 중엔 두 종류의 골퍼가 있다. “뭐 이런 골프장이 다 있느냐”는 비판적인 골퍼와 “난이도가 딱 내 스타일이다. 코스의 다양성이 마음에 든다”는 골퍼이다. 
부정과 긍정의 시각이 이토록 팽팽하게 맞서는 골프장은 대한민국에서도 찾아보기 드물다. 보는 시각이 양면의 날과 같다. 의견이 팽팽한 만큼 골프장 측은 긴장해야하고 귀를 열어야 한다. 어느 골프장이건 부정보다 긍정이 더 많기를 원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골프장은 ‘칭찬’과 ‘좋다’는 쪽에 귀가 열려 있다. 

그렇다면 센테리움 골프장은 실패한 골프장일까. 이곳 골프장을 설계한 헌트는 이미 이런 ‘의도적 오류’를 품고 골프장을 만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좀 더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더 많은 부정적인 말들이 나와 주길 바랐을 것이다. 개장하는 그 순간부터 골프장과 골퍼의 밀당이 시작된 것이다.
골프는 18홀을 가야하는 긴 여행이다. 그 여행길이 아스팔트처럼 쭉 뻗어있고 잘 다듬어 져 있다면 과연 행복하고 즐거운 여정일까. 골프장이 아스팔트처럼 평평하고 잘 뻗어 있다면 골퍼들의 반응은 어떨까. 여기부터 센테리움 골프장의 선문답은 시작된다. 
‘도전과 극복’, ‘골프의 본질’을 그리고 명언을 통해 센테리움 골프장에 대해 접근해보고자 한다.

▲센테리움 골프장 다시는 안 온다?  
“센테리움 골프장 다시는 안 간다. 골퍼를 골탕 먹이려고 항아리 벙커를 그따위로 만들어 놓고, 페어웨이도 폭도 좁고, 그린은 인내심을 시험하는지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
센테리움 골프장을 다녀간 어느 골퍼의 회한 적인 댓글이다. 이 사실로 본다면 이 곳 골프장은 아주 몹쓸 골프장이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센테리움 골프장은 국내 유일의 영국식 스코틀랜드 골프장으로 설계됐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 NO1으로 꼽는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천하에 몹쓸 골프장인 것일까. 하지만 세계적인 골프설계가 톰 도드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가 위대한 것은 독특함에 대한 비교를 용납하지 않는 데 있다”고 했다. 

바꿔 말한다면 센테리움 골프장은 천하의 몹쓸 골프장이 아니라 바로 독특함에 있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가 전 세계 골퍼의 순례코스가 된 것은 바로 이 독특함 때문임을 방증시킨다.  
대한민국에서만 유독 독특함이 배제 된 것은 접대 골프문화의 성행 때문이다. 초대한 손님이 OB가 나면 안 되고, 스코어가 나쁘면 안 되며, 더군다나 내기에서 잃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저 코스는 넓고, 짧으면 되고 그린은 투 퍼트만으로 끝내서 성적이 잘 나오면 된다. 

골프의 본질에서 너무 많이 벗어 난 것이다. 골프는 인공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이다. 세상에 그 어느 자연도 평탄하고 일직선만을 주지 않는다. 자연은 울퉁불퉁하고 직선과 곡선을 준다. 그렇기에 골프코스는 자연을 닮아 있고 그 자연을 극복할 때 만족감이 배가되는 것이다.
“두려움, 그리고 공포, 언 플레이어 볼을 부를까 잠깐 갈등했지만 도전하고, 극복하고 싶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그 깊은 항아리 벙커에서 탈출했다. 센테리움에서 스코틀랜드를 다 가진 기분이다“

윗글 역시 센테리움 골프장을 다녀 간 또 다른 어느 골퍼의 댓글이다. 도전했기에 가능했고 성공했기에 만족스런 글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랑스 작가 메시앙은 “불가능한 것이야 말로 매력이다. 불가능해야 해볼 만하고, 불가능 한 것을 가능하게 했을 때 그 감동은 배가 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센테리움 골프장은 다시는 못 올 몹쓸 골프장이 아니라 다시 도전해야 할 골프장이다.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오지 말라고?
골퍼에게 있어 가장 듣기 싫은 말이 “깊은 러프에 빠지다”, “깊은 벙커에 빠지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하필 센테리움 골프장은 골퍼에게 있어 깊은 러프와 깊은 벙커에 빠트리는 무덤이다. 골퍼들의 무덤인 셈이다. 

센테리움은 국내 유일의 브리티시(British)내의 스코틀랜드풍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코스 잔디 는 양잔디로 식재되어 있어 정확도와 힘을 요구한다. 여기에 리베티드(Revetted:제방.벽) 벙커, 다양한 언듈레이션, 야생 러프는 골퍼의 고민 삼종세트이다. 영국식 콘셉트답게 항아리 벙커와 길고 질긴 페스큐 러프가 골퍼의 욕망에 결코 타협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골퍼들은 센테리움 골프장을 그리 쉽게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여행사진 작가 톰 로빈스는 “예술, 훈련, 기술 습득 등 어떠한 활동을 할 때,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예전에 형성한 한계를 뛰어넘고, 무모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밀어 붙일 때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헬렌 켈러는 “쉽고 편안한 환경에서는 강한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만 강한 영혼과 통찰력이 생겨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인간은 도전하게 만들어 졌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쉽게 정복되는 것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진다. 끊임없는 목표와 도전이 있으면 쉽게 그 대상은 지워지지 않는다. 센테리움 골프장은 목표와 도전의 대상이기에 골퍼에겐 지워지지 않는 곳이다.

센테리움 A 캐디는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수도권에서 골퍼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요즘은 대구, 포항, 부산에서도 많이 오신다. 이유가 쉽게 정복되지 않는 코스에 약 올라서… 반드시 정복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이곳을 다녀가는 분들이 말씀하세요. 센테리움 골프장은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그 뜻이 뭘까? 모든 골퍼에 묻는다.

▲센테리움 골프장은 칭찬하는 골퍼보다 비판하는 골퍼가 많다?
센테리움 골프장에 오는 골퍼들의 50%는 매우 비판적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난이도 높은 골프장으로 만들었느냐는 항변이다. 그래도 골프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꽉 막힌 집단이라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하다. 잘못된 판단이다. 결코 귀를 닫은 것이 아니다. 칭찬하는 골퍼도 감사하지만 비판하는 골퍼에게 더 고맙다. 

전 르노 자동차 카를로스 곤 회장은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나는 이런 비판에 익숙해져 있다. 비판은 삶의 자극제이자 고객을 바로 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라고 했다. 
센테리움은 늘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읽으려고 노력한다. 또 비판하는 골퍼는 그만큼 골프장에 애정이 많다는 역설이다. 애정이 없는 골퍼는 비판도 안하고 다시 오지 않을 뿐이다. 따라서 칭찬하는 골퍼도 좋지만 비판하는 골퍼가 더 감사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 사람이라면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혼 없는 칭찬은 계속 듣다가 보면 질리게 된다. 영혼 없는 칭찬보다는 애정 있는 비판이 고객을 더 바로 볼 수 있다.

비판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은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이다. 유홍준 교수는 “내부 충격이든 외부 충격이든 충격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내, 외부로부터 충격이 없으면 변신에 실패하고 소멸되고 만다”고 했다.
늘 날씨가 좋으면 사막이 되고 태풍이 없으면 바다는 썩기 마련이다. 센테리움이 발전하려면 칭찬보다는 애정 있는 비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센테리움 골프장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원한다.
센테리움 골프장은 주류보다 비주류를 원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골프장 손님 딱 끊어지기 좋은 소리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 게리 하멜 교수는 “미래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를 통해 시작됐다. 혁신자는 타고난 반대론자이다. 혁신자는 매사 의심하고 관찰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센테리움 골프장이 더 발전하고 고객의 접점에 서기 위해서는 항상 비주류의 귀에 더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센테리움 골프장은 가장 강하고, 영리하며, 창의적인 곳이라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니다. 여기서 만족하고 뒷짐을 진다면 틀린 말이 될 것이다. 
센테리움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고 그 안에서 영국과 스코틀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 계속해서 골퍼들이 도전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긴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야한다. 여행은 상상하는 것이며 골프는 상상하고 도전 하는 것이다. 이른바 명문이라는 미명아래 과잉 서비스와 화려한 시설로 대응하던 겉치레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골퍼의 비판을 귀담아 듣고 부정하는 것들에 감사하면서 변화해 나가야 한다. 감동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원에 나무를 가져다 심을 때 쭉 뻗은 미루나무를 심을 것인지, 잘 구부러진 소나무를 심을 것인지는…그렇게 비주류를 통해 미래는 발전할 것이기에. 

이종현 국장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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