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측정기 Tour V4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면서 골퍼들의 마음도 설레기 시작한다. 4월은 봄 라운드 시즌이다. 겨우내 묵혀뒀던 골프채를 닦고 필드로 향하는 시기다. 골퍼들은 매년 이맘때마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라운드에 임한다. 그러나 스코어는 줄어들 기색이 없다. 마음은 ‘싱글 골퍼’지만 몸은 여전히 ‘백돌이’인 셈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실력이 부족하면 이를 메울 수 있는 무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골프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혼자 끙끙 앓으며 고민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최근에는 눈부신 기술발전의 여파로 골프에서도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기기가 많이 출시됐다. 스마트 폰의 발전과 IT 기술의 진보, 각종 센서 기술, 통신 기술과 등이 융합해 이전과는 다른 환경이 조성됐다. 단순한 스코어 관리부터 골프 연습 또는 필드 라운드에 도움을 주는 장비와 기기도 다양하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은 즐거운 라운드는 물론 ‘백돌이 탈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물론 장비의 기능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들 기기는 어디까지나 보조의 역할이다. 직접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연습을 병행할 때 확실한 실력향상이 이뤄진다. 

▲ 필드 라운드에 유용한 각종 스마트 기기
실제 골프장 코스에 맞춰 홀컵까지 남은 거리를 자동 측정하는 거리측정기는 이제 라운드의 필수 기기다. 거리측정기는 내장된 GPS 센서나 레이저를 통해, 코스 내 골퍼의 위치에서 그린이나 홀컵 간의 거리를 측정해 미터 혹은 야드로 표기한다.
프로선수처럼 개인 캐디가 늘 곁에서 조언을 주는 환경이 아닐 테니, 남은 거리를 그때그때 확인하기 위해서는 거리측정기가 필요하다.
거리측정기는 작은 망원경처럼 생긴 제품이 주를 이루며, 대상물(홀컵 깃발, 핀)까지 레이저를 발사해 반사되는 시간을 통해 거리를 측정한다. 최근에는 그린 높이까지 고려해 실제로 공을 날려 보내야 하는 예측 거리를 계산하는 제품도 있다. 라운드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나가는 골퍼라면 장만하길 권하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다. 

이에 비해 GPS 센서를 이용하는 거리측정기는 대개 휴대용 소형기기 형태이거나 손목에 차는 스마트시계 형태다. 휴대용 기기 형태는 모자 캡에 부착하거나 허리 벨트에 차는 방식이며, 시계 형태는 일반적인 스마트시계처럼 사용한다.
이들 제품은 GPS 센서로 골퍼의 현재 위치를 측정하고, 그린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음성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에 부담이 없지만, 레이저 거리측정기보다는 측정 거리 오차는 약간 있다. 대신 가격은 레이저 거리측정기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기어 S3 골프 에디션’을 출시했다. 골프존(Golfzon)과 협업해 골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캐디(Smart Caddie)’를 기본 탑재했다. 

삼성전자 기어 골프에디션

  ‘스마트 캐디’는 전 세계 6만개 이상의 골프 코스 정보를 제공하며, 현재 위치부터 그린까지의 잔여 거리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등 골프를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기어 S3 골프 에디션’은 기존 골프 거리 측정기가 제공하는 ‘코스 뷰’와 ‘그린 뷰’ 기능을 지원한다. ‘코스 뷰’는 전국 주요 골프장의 코스 정보를 생생하게 제공해 보다 전략적인 홀 공략을 가능하게 하며 ‘그린 뷰’는 그린의 형태는 물론 지형의 높낮이까지 섬세하게 보여준다. 
현재 이같은 거리측정기는 프로선수들이 경기나 대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정규 경기 전 코스를 돌아보며 연습할 때는 많이 활용하고 있다. 프로선수들은 코스 공략을 위해 정확하고 세밀한 거리 측정이 필요하기에 주로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사용한다. 아마추어 골퍼라면 GPS 거리측정기만 잘 활용해도 100타 이하 진입이 한결 수월하다.

거리측정기가 페어웨이 플레이용 기기라면, 퍼팅을 위한 그린용 기기도 있다. 바로 '디지털 볼마커'인데, 일반 볼마커는 그린 위 볼 위치를 표시하는 단순 용도지만, 디지털 볼마커는 일반 볼마커처럼 그린에 올려 놓으면, 내장된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을 통해 공 위치와 홀컵 사이의 거리와 경사를 측정해 알려준다.
아마추어 골퍼가 스코어를 까먹는 주된 이유가 퍼팅인 만큼, 디지털 볼마커의 측정 정보를 활용해 퍼팅 감각을 익히는 게 큰 도움이 된다.

▲ 골프연습장에서 실력향상을 돕는 스윙분석기도 출시
본격적인 라운드에 앞서 충분한 연습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다만 연습장에서도 무의미하게 공만 칠 게 아니라, 한타 한타 자신의 스윙과 구질 등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당연히 스윙 자세나 볼의 구질, 궤도, 비거리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더욱 좋다. 한 타라도 줄이고 싶다면 제대로 연습해야 한다.
일반적인 인도어연습장(그물망 있는 야외연습장)에서는 주로 공을 제대로 타격하는 '임팩트' 연습이 주가 된다. 공이 날아가는 구질(훅, 슬라이스 등)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공의 탄도나 속도, 클럽 페이스 각도, 타격 각도 등의 구체적인 수치 정보는 알 수 없다.
이런 경우에는 연습장 타석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윙측정기가 훌륭한 조력자다. 스윙측정기는 주로, 클럽 샤프트나 그립 등에 부착하는 제품과 타석 앞 혹은 뒤에 세워 두고 센서로 측정하는 제품으로 나뉜다.

클럽 부착용 측정기는 측정기 내부의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 센서로 스윙 시 클럽 반경과 속도, 임팩트 순간 등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블루투스 연결). 이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스윙을 분석할 수 있거나 프로선수의 스윙 데이터와 비교할 수도 있다.
이들 측정기는 주로 스윙과 클럽 움직임 측정에 중점을 두고 있어, 볼 스피드나, 탄도, 비거리와 구질 등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초급자들이 어드레스 자세나 스윙 궤도를 몸에 익히는데 유용하며, 중급자들이라면 스탠드형 측정기를 추천한다.
스탠드형 측정기는 좀더 고급 센터를 내장해 공 타격 시 공 및 클럽 헤드 속도, 공 회전(스핀), 공 탄도(높이) 등을 측정해 예상 비거리를 계산한다. 클럽에 따라 비거리를 일정하게 맞추는 연습이나 드로, 페이드 등의 구질 연습, 볼/헤드 속도 높이는 연습 등에 주로 활용한다.

스마트 기기를 마련하는게 부담스럽다면 인근 스크린골프장의 연습 모드인 '드라이빙 레인지'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연습법이다. 
드라이빙 레인지 모드에서는 짧은 시간만 투자해도 드라이버 샷, 롱게임, 숏게임, 어프로치, 퍼팅 등 모든 스윙 모드를 연습할 수 있다. 이밖에도 상황에 따른 스윙, 거리에 맞춘 스윙 등도 간접 경험하며 일관된 스윙을 익힐 수 있다. 특히 50m ~ 100m의 숏게임 훈련을 하기에는 필드 연습장만큼이나 유용하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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