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장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적으로 가장 걱정 하는 부분이 있다. 다름 아닌 최저임금제 여파이다. 물론 골프처럼 먹고 살만한 업종에서 웬 엄살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곳 경영자와 종사자 모두가 적잖은 부담을 안아야 하는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
각 골프장들은 최저임금으로 인한 전반적인 회사 운영자금이 약 2억원에서 3억원 넘게 올랐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골프장 직원들은 급여가 올라 좋을 줄 알았는데 어려워진 만큼 인력을 줄이고 있어 오히려 취업 기회가 줄어들어 역시 불만이 많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도권의 잘나가는 골프장과 적자운영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지방 골프장 모두 같은 최저임금을 줘야해서 더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사실 정부는 최저임금 보장을 통해서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면 소비가 촉진돼 결국 고용주에게도 높은 소득을 가져 다 줄 것이라는 이론을 앞세웠다. 또한 소득이 높아진 고용주는 다시 근로자에게 높은 임금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골프장 뿐만아니라 일반 영세사업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줄이고 고용주가 직접 나서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인력 수급 대신 밴딩머신 등을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이정도가 되면 사실 최저임금제는 장밋빛 제도가 아니라 가시가 잔뜩 돋은 가시덤불에 불과하다. 더더군다나 향후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게 된다면 영세업자들은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골프장들도 1만원 시대를 대비해서 인력 수급 대신 IT도입을 통한 4차 산업을 이용한 경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는 19세기 영국이 인도에서 행했던 ‘코브라 효과’와 비슷하다. 당시 영국인들은 맹독성이 강한 코브라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오면 돈을 줬다. 시행 초반엔 엄청난 효과를 거두면서 흡족해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인도사람들은 아예 코브라 농장을 만들어 대량 생산해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코브라 수는 더 늘어났고 정책은 실패하고 말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현실에 맞지 않거나 역효과가 난다면 빠른 결단을 통해서 개혁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왼손이 약해 매일 얻어맞고 들어온다고 해서 왼손 힘만 키우다 보면 반대로 오른손 힘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중국의 한비자는 “현명한 지도자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지만 어리석은 지도자는 꾀를 부려 험악한 세상에서 맴돌게 한다”고 했다. 진정 국민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제도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최저임금제는 상호가 윈윈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각 골프장들은 최저 임금제로 인해 결국 카트이용료를 올리거나 그린피 인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이를 정부가 나서서 제재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잖아도 최근 제도들이 강제성을 띄고 있어 불만이 가득한데 제재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높은 세금과 최저임금제로 경영이 점점 더 갑갑해지고 있다고 불만이다. 대중제 골프장들은 무늬만 대중골프장이지 간접세와 높은 인건비 그리고 최저임금제로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최저임금제를 빌미로 골프장 그린피가 오르고 카트이용료가 오르면 안된다. 최저임금제로 인해 급여 인상만큼의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코브라효과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급여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는 반면에 취업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도돌이표식 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다. 빌미를 제공해 물가가 올라간다면 이 또한 실패한 제도가 될 것이다. 명동 한 가운데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급이 7,530원, 아주 작은 섬의 편의점 시급도 7,530원이 타당한 것인지 생각해 보고 싶다. 하루 몇 만명이 다니는 평당 몇 억원 하는 곳과 몇백명이 다니는 몇 만원 하는 곳이 같은 시급을 주는 것이 설득력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최저임금보장으로 인해 골프장들도 인건비를 줄이고 재투자에 인색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 경제에도 손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인도인들이 코브라를 많이 잡아 들여 놀라운 효과를 봤다. 
하지만 나중에는 아예 코브라 농장을 지어 코브라를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코브라 숫자는 더 늘어났다. 무인화와 스마트 팩토리를 변수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처럼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을 빗댄 용어다.
정부는 임금의 최저 기준액을 상향시킴으로써, 근로자는 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근로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니 소비가 촉진 될 것이며, 소비가 촉진되니 고용주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용주들은 늘어난 수익으로 근로자들에게 보다 높은 임금을 계속 줄 수 있고, 증가된 생산과 서비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근로자를 더 채용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연 정부의 구상대로 선순환의 구조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득을 취하며, 시중에 유동성이 공급되어 결국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시장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시간만이 답을 줄 것이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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