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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깊어 가는 가을,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점점 비스듬히 눕고, 만산홍엽이 전국을 덮던 날 라운드 약속이 있었다. 골프장은 현대 더링스CC로 서해안에 위치해 있어 모처럼만에 바닷바람 맡으며 슬로우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설렜다.
이같은 라운드가 가능했던 것은 파파클럽 연회원으로 가입하면서 현대 더링스CC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동행한 4명 모두 가입을 하고 첫 라운드여서 반신반의하며 떠났다.
사실 10월은 전국 어느 골프장이나 극성수기라서 그린피가 비싼 편이다. 보통 수도권 주말 그린피가 17~25만원인데 비해 이곳 현대더링스 파파클럽 연회원은 주말 62,000원에 이용 가능하니 대단한 혜택이다. 더군다나 주중엔 그린피가 3만1,000원에 가능하니 수도권 회원권보다도 더 저렴하다. 최상의 코스에서 가성비 최고의 라운드를 실현할 수 있어 기쁨은 배가됐다. 비록 90대 스코어를 치지만 이번 골프 라운드에서는 더 많은 추억과 재미를 추구하겠다는 생각으로 후기를 쓴다.
▲영국의 링크스를 옮겨놓은 듯 한 현대 더링스CC
현대 더링스는 골프의 발상지이자 영국 디오픈(The Open) 대회가 열리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 코스를 옮겨놓은 듯 하다. 전형적인 링크스 코스로 골프황제 타이거우즈도 미국의 마스터스(Masters) 대회보다 디오픈(The Open)에서의 우승을 더 값지게 생각한다고 한다. 마스터즈나 US오픈은 코스에 적응하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만, The Open은 링크스 코스로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면 우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링크스는 골프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코스이다.
개인적으로는 링크스 코스를 좋아한다. 국내 골프장들은 만들 때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이다 보니 산을 깎아 마운틴코스, 힐코스, 밸리코스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자연과 더불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 인위적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타이거우즈 말에 십분 공감하는 부분이 바로 이점이다. 골프를 치는 그 장소의 자연의 환경 속에서 볼을 컨트롤하고 짜릿한 쾌감을 맛보는 것이 진정한 골프의 재미라는 것이다.
티오프 시각이 아침 7시 40분이어서 한산한 도로를 달렸다. 태안군청 옆에 있다고 해 안면도를 생각했는데, 안면도는 현대 더링스에서 40분을 더 가야 있었다. 더링스CC는 서산IC에서 나와 자동차 전용도로와 시내구간을 거쳐 20분 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였다.
골프장 앞 도로에 진입하니 좌우로 광활한 대지가 펼쳐졌다. 날씨 좋고 지형이 좋아 좋은 스코어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이른 시각인데도 많은 골퍼들이 북적였다. 클럽하우스 로비에는 꼭 필요한 것만 갖춰져 실용적이었다. 로비에 비치된 TV에서는 세계적인 프로선수들이 링크스 코스에서 경기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자연의 변수를 컨트롤하지 못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저 영상을 보니 한번 도전해보자는 의욕이 불타올랐다.
코스로 내려가면서 무기명 4인 회원권 안내판에 눈에 띄었다. 18홀도 아니고, 36홀 2개 골프장(더링스)을 주중 31,000원, 주말 6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중국 연태 5개 골프장을 주말/주중 모두 그린피 1만7,000원이라니 의구심이 들었다. 확인결과 사실이었다. 하루 30만원대가 넘는 황제 골프보다 하루 3만원에 라운드 할 수 있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광활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36홀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36홀은 저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받아주기고 하고 때로는 시험에 들게 했다. 탄성과 환호가 교차할 때마다 코스 주변의 야생화들이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흔들린다.
골프장이 크다보니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자연도 담고 스윙도 담아본다. 어느새 스코어보다는 친구와 자연에서 함께 걷고 웃고 대화할 수 있음에 더한 행복을 느낀다. 즐거운 라운드를 마치고 락카에 들어와 씻고 식당으로 향했다.
클럽하우스 1층에 있는 레스토랑의 국밥은 아주 담백했다. 맵지 않고 깊은 맛으로 라운드 후의 미각을 자극시킨다. 현대 더링스CC는 외식사업부 아미코 골프에서 운영한다. 아미코 골프는 단순히 골프장내 식음부에서 음식을 하는 것이 아닌, 원재료 구입, 유통관리, 신선도, 음식 맛 관리까지 깐깐하게 체크한다니 좋다.
4인이 나눠 내기로 하고 점심 단품 메뉴에서 조금만 더 추가해 룸을 예약하고 코스메뉴를 즐겼다. 조리장이 첫 메뉴로는 전복죽을 선보였다. 두번째 메뉴로 상큼한 샐러드가 나왔다. 세번째로는 물회가 나왔는데 고급스럽고 식감도 좋았다. 일본의 유명메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전복, 해삼과 대파, 양파를 넣어 고춧가루, 와사비 등 정교한 맛을 보여줬다. 사이드 메뉴로 나온 톳, 미역 등 모든 원재료를 전국 각지 농협에서 직수해 신선함이 남달랐다. 코스 메뉴의 하일라이트 모듬회가 나왔다. 두툼하게 썬 회가 한입 가득 바다향을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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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치러 다니다보면 골프장에서 먹는 음식은 가격이 비싸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인근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더링스는 원료와 맛 대비 저렴하게 만찬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수조에 해산물을 넣고 며칠씩 보관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하지만 더링스는 현지 직송으로 그날 잡은 것을 주문량에 맞게 갖고 와 바로 소진한다고 한다. 아마도 외식사업을 하기 때문에 더링스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본다.
뒤이어 나온 전복버터철판구이, 양곱창과 감자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풍미가 가득하고 이가 튼실하지 못한 내가 먹어도 참 부드러웠다. 이후에 매운탕도 나오고, 주식인 국밥도 나오고, 후식도 남아있는데 이미 배가 불렀다. 가성비도 최고였지만 맛의 고급스러움에 더 놀라웠다. 수제 생맥주 맛도 최고였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식사여서 더 맛있었는지 모르겠다.
좋은 골프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도가 배가되서 가는 행복은 남다르다. 파파클럽 회원 주말특가 그린피 6만2,000원+카트비용 2만원+캐디피 3만원이 전부다. 여기에 원두커피를 마셨는데 파파클럽 회원이라고 하니 2천원까지 할인해줬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골프장에서, 늘가을 화창한 날씨에, 맛있는 음식과 여유로운 라운드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차를 타고 2시간만 와도 잘 놀고 잘 쉴수 있는 현대더링스라서 행복했다. 서해바다의 바닷바람 맞으면서 돌아오는 길에 우린 노래를 합창하면서 옛 시절의 추억에 빠졌다.
자칫 무료할 뻔 했던 주말에 현대 더링스는 내게 행복을 주었고 친구들은 다시 한번 가자는 약속을 한 채 헤어졌다. 또 기다려지는 라운드이다.
파파클럽(papaclu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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