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데스하임하면 암반조경과 암반코스가 가장 유명하다. 동감 하시는지?
스완코스 3, 4, 5, 6, 7번 홀은 공중에서 보면 긴 갈고리 모양의 대형 연못을 끼고 있다. 6개 홀이 연못 하나를 사이에 두고 라운드 할 수 있는 곳은 힐데스하임 뿐일 것이다. 내장하는 골퍼분들 백이면 백 이곳 골프코스를 넘버원으로 뽑는다. 내가 봐도 물과 바위가 참 조화롭게 만들어 졌다. 심지어는 암반조경에 마음을 빼앗겨 더블보기를 했다며 앙살을 부리는 골퍼분들도 있다.

▲언뜻 보면 도담삼봉이 하늘에서 내려와 앉아있는 형세인데?
가끔 이곳을 지나면서 혼자보기 아깝고 골퍼들만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충분히 이곳을 라운드 하다가 3, 4타는 까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떨 때는 진짜 하늘에서 신이 내려와 이곳을 만들었나 하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도담 삼봉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힐데스하임의 하이라이트 이다.

▲힐데스하임 코스에 대해 평가를 해주신다면?
한마디로 강한 도전과 모험을 만들어 내는 남성적인 코스, 때로는 여성적인 섬세함과 포근하게 공략해야하는 야누스 같은 곳이다. 세계 100대 골프코스 선정위원인 미국의 데이비드 스미스는 정규대회를 훌륭하게 치룰 수 있는 곳이며 오히려 거리와 그린을 줄여도 된다고 조언했다. 강경남 프로도 비슷한 조언을 해 조금 긴코스 길이와 그린을 살짝 리모델링도 했다.

▲힐데스하임의 가장 친환경적 요소와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골프장 조성당시부터 자연 훼손을 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골프장을 고집했다. 따라서 홀마다 자생 자연 그대로를 최대한 살렸다. 인위적인 것들은 최대한 지양했다. 또한 개장 당시 홀마다 조성됐던 야생화 군락지를 억새 군락지로 바꿨다. 20톤 트럭 120대 분량이 들어갔으니 억새가 얼마나 많은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힐데스하임 골프장을 짓게 된 계기와 회장님의 철학이 궁금하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건축사다. 대학 졸업 후엔 삼성과 대림산업에서 근무했다. 그 이후 50대에 독립해 ㈜원건설을 세우고 지금에 이르렀다. 리비아에 1조 5천억원 규모의 도시건설 프로젝트를 수주 받을 만큼 성장과 인정을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60%정도 진척 중 리비아에 내전이 발발하면서 중단되는 아픔도 겪었다. (주)원건설을 세운지 8년 만에 1군에 들었고 12년 만에 100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을 좋아해 어쩌다보면 밤을 새우기가 다반사였다. 그러다 힐데스하임을 꿈꾸게 됐고 클럽하우스를 6개월간 설계했다. 골프장 조경바위를 연상하면서 디자인한 것이 지금의 클럽하우스이다. 그 당시 일에 빠져 골프는 100타 정도 쳤다. 지금은 싱글 스코어 정도는 낼 수 있을만큼 많이 향상됐다.

▲유서 깊은 호랑이 굴과 힐데스하임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타이거 코스 파4, 9번 홀은 실제로 호랑이 굴이 있고 90년 전까지 이곳에 호랑이가 살았다.  페어웨이 오른쪽 산비탈 바위에서 아직도 호랑이 기운을 느낀다. 이곳 지역에서는 호랑이가 마을에 내려오면 누군가 과거에 급제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왔다. 호랑이가 사람들에게 행운과 축복을 준 셈이다. 호랑이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숭배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호랑이는 절대 아무 곳에서 살지 않는다. 주로 시야가 넓고 우리가 말하는 명당 화강암 벽에서 산다. 힐데스하임도 그 호랑이의 씩씩한 기운 때문에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게 그 기운을 드리고 싶다.  

이종현  huskyle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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