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공식 페이스북 캡처)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14승을 달성한 신지애(29ㆍ스리본드)가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신지애는 27일 끝난 니토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엔ㆍ약 10억원)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2위 베이브 리우(24ㆍ대만ㆍ8언더파 280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신지애는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러나 최종 4라운드 판도는 심상치 않았다. 슬로 플레이 경고로 벌타를 받는 등 위기의 연속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신지애는 “전반엔 바람 계산을 여러 차례 실수했다. 올해 우승이 없었던 만큼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 한 번의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날 승부처는 16번홀(파4)이었다. 리우와 우승 경쟁을 펼치던 신지애는 핀까지 220야드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반드시 그린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린 왼쪽 벙커에 들어가더라도 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못 미쳐 러프에 떨어졌다.”

남은 거리는 17야드. 내리막 어프로치로 핀에 붙이기는 대단히 까다로운 위치였다. 그러나 신지애는 60도 샌드웨지로 핀 2m 옆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 우승 문턱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이에 대해 신지애는 “왼발은 벙커에, 오른발은 러프에 있었는데 어드레스 때부터 부드러운 큰 스윙만 생각했다. 오직 그것뿐이었다”고 밝혔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또 하나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린다는 전략이었다. 위험 요소를 피해 2온으로 우승한다는 생각이었다.”

두 번째 샷은 신지애의 계획대로 그린에 올라갔다. 핀까지는 17m. 2퍼트는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신지애는 17m 롱퍼트를 그대로 컵에 떨어트리며 마지막 홀을 버디로 장식했다.

“믿을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만세를 불렀다. 많은 것을 배운 대회였다. 골프는 알 수 없는 스포츠다. 그리고 상당히 재미있는 스포츠다.”

“무엇보다 기쁜 건 이번 우승으로 연말 JLPGA 50주년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웃음).”

오상민 기자  ohsm31@yaho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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