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들이 골프장의 위기를 말한다. 위축된 경기는 살아날 생각을 하지 않고, 코스는 이미 500개를 넘어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시대로 돌입했다. 골프장의 증가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우선 골프장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젠 골프장도 차별화가 필수가 됐다. 코스만 만들면 알아서 손님이 찾아오던 시절을 생각하면 “시대가 변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중요한 것은 차별화다. 코스나 서비스가 좋아서 혹은 마음에 드는 다른 부분이 있다면 골퍼들은 기꺼이 그 골프장을 다시 찾는다. 

차별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고객의 질문에 미소로 응대하는 직원의 친절, 문의 전화에도 정성을 다하는 배려 등이 그것이다. 
요즘은 골프장의 카트도 경쟁력이 된다.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골프백을 받아주는 직원의 태도가 골프장의 인상을 좌우하듯이 4시간이 넘는 라운드에서 동반자가 되는 골프카는 그날의 기분과 스코어를 좌우한다. 

전 세계 82개국에 카 공급, 130만대의 판매고 올려
국내 골프장 경영에서 골프카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산악지형에 조성된 코스가 많은 특성 때문이다. 홀 안에서의 이동은 물론 홀과 홀 사이도 험난하다. 카트가 있어야 플레이가 빨라진다. 골퍼의 입장에서도 골프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쾌적하다.
지난 6월 15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한 골프장을 찾았다.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주)한국산업양행(회장 유신일)의 야마하 골프카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 

여주 지역은 골프장 영업 경쟁이 치열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한 다리 건너 골프장이 들어선 탓에 명문 골프장도 많고 오랜 역사를 가진 코스도 많다. 그만큼 내장객들의 수준도 높다. 
골프카 운영 현황을 취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1975년 첫 골프카 모델을 선보였던 야마하는 2015년에 창립 40주년을 맞이했고 올해로 42년째다. 세계 82개국에 공급 중이며 지금까지 13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행되는 골프카다. 일반 골퍼들에게 (주)한국산업양행은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다. 그러나 야마하 골프카를 공급하는 업체라고 말하면 바로 무릎을 치며 ‘아 그 회사’라고 말할 것이다. (주)한국산업양행은 지난 1992년부터 야마하와 관계를 맺고 있다. 25년간 야마하 골프카를 취급해 왔으며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골프관리장비 전문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점유율 1위의 골프카, ‘야마하의 이름이 곧 골프카 브랜드’

여주지역 골프장에서 20년 이상  카트 관리를 담당하는 김경표 차장은 “지난 2007년부터 야마하 골프카만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105대 가량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나 평가가 좋다”며 “그전까지는 다른 회사의 수동 2인승 카트를 운영했다. 고객은 코스를 걸어서 이동하며 골프백 4개를 싣고 다니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다 5인승 전동모델인 G30EK를 도입했다. 고객을 태워 이동할 수 있게 됐고 리모컨으로도 카트를 조종하게 됐다. 고객들도 호평 일색이었고 캐디들도 반겼다”고 말했다.  

외제임에도 불구하고 야마하 카트는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널리 쓰이는 브랜드가 됐다. 골프장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골퍼들에게도 인정받은 셈이다. 

관계자들은 탁월한 신뢰성과 완벽한 사후관리를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골프장의 카트는 그 어떤 장비보다 안정적인 운영과 A/S가 중요하다. 사용하지 못하는 카트가 많아질수록 팀 회전율에 문제가 생긴다. 내장객 한 팀을 덜 받게 되면 카트비만 손해가 아니라 그린피를 포함해 각종 부대비용도 손해다. 그러나 (주)한국산업양행 측은 이점을 강점으로 바꿨다. 

현장과 꾸준히 피드백 공유하며 소통에 힘써
현장에서 말하는 야마하 골프카의 장점도 탁월한 사후관리였다. 김경표 차장은 “카트 관리 담당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업체인지 여부”라며 “카트는 고가의 장비이기도 하지만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만큼 쉽게 바꾸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야마하 카트는 상태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다. 자체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주)한국산업양행이 제공한 진단 프로그램이 설치된 노트북을 이용한다. 케이블로 카트와 노트북을 연결해 빠르게 점검할 수 있다. 고장 부위는 물론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카트에 문제가 보고되면 신속히 상태를 확인한다. 수리가 가능한 것은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한다. 반면 수리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A/S를 신청하게 된다. 보통 그 다음날이면 담당 기사가 방문해 문제가 있는 골프카를 점검한다. 진단에서부터 수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진짜 장점은 일선 카트 담당자와 회사 측이 끊임없이 피드백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점이다. 판매사가 수시로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을 묻고 담당자들도 카트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전한다. 이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게 되거나 노하우를 쌓게 된다. 많은 골프카를 운영하는 골프장의 특성상 대부분 5~10대 정도는 여러 이유로 운행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잔고장이나 정비 상의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야마하 골프카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고객과 캐디가 인정하는 카
야마하는 최근 2017년 최신 모델인 G30EK-I 모델을 선보였다. 이 신형 골프카는 기존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개선한 모델이다. 탑승자의 편의를 위한 편리한 기능을 추가했고 성능도 개선됐다. 야마하 골프카는 전통적으로 운전이 편하고 다루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캐디들이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골퍼들도 좋은 골프카를 원한다. 여러 골프장을 다니는 손님들은 해당 골프장의 카트가 무엇이고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잘 안다. 라운드를 하면서 클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지만 카트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야마하는 내장객들도 가장 선호하는 카트다. 승차감이 좋다는 평이 많고 튀지 않는 수수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야마하라는 이름이 워낙 익숙하기에 친근감을 느낀다는 골퍼들이 많다. 골퍼들은 승차감과 친근감 때문에, 캐디들은 다루기 쉽기 때문에, 관리 담당에게는 관리가 편하고 고장이 잘 나지 않아 사랑받는 셈이다. 

점유율 1위의 비결은 철저한 “체계화, 세분화, 전문화”
(주)한국산업양행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금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한 안전성과 신뢰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100대가 넘는 카트를 혼자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나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 타 골프장에서도 종종 견학을 오기도 한다.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를 궁금해 한다. 비결이 있다면 야마하의 관리 시스템이 워낙 잘 돼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체계화 됐고 매뉴얼화 됐다. 일손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최고의 골프카라 할 수 있다.” 김경표 차장의 말이다. 

골프카 운영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카트 역시 기계인지라 어떻게 다루고 사용하는지에 따라 성능과 수명이 좌우된다. 험하게 사용하면 일찍 고장 나게 되고 반대로 잘 관리한다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 못지않게 그 이후가 중요하다. (주)한국산업양행은 일찍부터 이러한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노하우를 축적했다. 타 업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장점이다. 

이번 취재를 통해 야마하와 (주)한국산업양행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공의 요인은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빈틈없는 서비스와 철저한 사후관리가 비결이었음을 알게 됐다. 
골프장 업계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골프 산업계도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으며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야마하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한국산업양행 서기문상무는 “야마하의 장점은 철저한 체계화, 세분화, 전문화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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