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베어크리크, 오크밸리, 스카이72

개발과 환경보호는 그동안 늘 대립되는 과제였다. 특히 골프장 개발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요즘의 골프장들은 오래전부터 ‘친환경관리’에 눈을 떴고 실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그동안 골프장들이 내세웠던 ‘명문 골프장. 명문 코스’ 대신 이제는 ‘친환경 골프장, 친환경코스’를 외치고 있다. 정부 역시 환경부를 비롯해 각 지방 시·도청이 앞장서 골프장의 친환경 운영을 독려하고 있다. 
친환경 골프장 관리를 위해 본지(레저신문)는 지난 2005년부터 2년마다 한 번씩 친환경 골프장을 선정하고 있다. 

본지 친환경골프장 선정위원장인 류창현 박사는 “골프장의 미래는 친환경에 있다. 떠나갔던 동식물이 다시 돌아오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웰빙과 힐링을 제공하는 장소이라”고 했다. 덧붙여 유창현 박사는 “친환경은 사람이 몸이 아플 때 먹는 약과 마찬가지이며 최소한의 농약으로 수목과 잔디를 건강하게 가꾸는 노력이 바로 친환경 골프장 관리이다”라고 지적 했다.

전국 500개 골프장은 매년 농약 사용량을 현저하게 줄여가고 있다. 대신 미생물제재를 비롯해 저량의 비료 사용을 실천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며 전국 507곳 골프장을 대상으로 농약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단 한곳도 맹독성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2.5% 감소한 총 155.3톤의 농약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하는 골프장 수에 비례해 농약 사용도 늘어야 하지만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맹·고독성 농약의 빈자리는 미생물재제와 가축분뇨 액비 등의 친환경 비료들로 채워지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들은 동식물 복원은 물론 주변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면서 친환경 골프장으로의 변신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15년부터 지역 내 25개 골프장과 ‘농약 사용량 줄이기 환경협약’을 체결해 친환경 골프장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통해 평균 농약 20% 줄이기 운영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는 골프장 코스관리자를 대상으로 병해충 관리 및 미생물제제 사용방법, 액비살포 현장 견학을 실시하는 등 친환경 관리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경상남도 역시 지난해부터 도내 38개 골프장 농약관리자와 시·군 공무원 등 70여명이 참석하는 ‘골프장의 자발적 농약사용량 저감을 위한 워크숍’을 매년 개최해 농약 사용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 골프장은 농약 사용 절감뿐 아니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지열과 빗물을 사용하거나 LED 조명과 태양열 등의 다양한 대체에너지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본지 친환경코스 1위에 오른 포천 베어크리크 골프장의 경우 에너지 절약을 위한 골프장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생물제재도 직접 생산해 코스에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친환경 골프장에 3회 연속 1위에 올랐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지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하 150~200ｍ에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클럽하우스와 직원 기숙사 냉난방에 활용하고 있다. 화학 연료 사용량이 줄어드니 고유가 시대에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예방 효과도 얻는다. 또 잔디 예지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친환경 농법도 도입했다. 이 방식은 폐기물처리 비용절감은 물론 유기물 비료 구입비 절감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연못의 녹조를 제거하는 친환경 수질정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베어크리크에서는 2m 깊이의 연못이 아래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 수질이 좋기 때문에 다양한 어종과 청둥오리 떼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드림파크CC 역시 친환경 복원의 대표적인 골프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인천시 서구 매립지에 조성된 SL 공사가 운영하는 드림파크CC는 버려진 땅에 자연을 복원시킨 대표적인 곳이다. 관리 경비 증가에도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인력제초 시행, 친환경 생물농약 및 미생물을 활용하고 있다. 빗물을 용수로 재활용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자재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골프장과 경영 방침도 사뭇 다르다.  한솔 그룹이 운영하는 강원도의 오크밸리도 친환경 리조트로 잘 알려졌다. 오크밸리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친환경을 염두에 뒀다. 환경 친화적 개념을 도입해 리조트를 지었다. 또한 최근까지도 주변 자연환경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심야 전력 사용 축열 설비, 에너지 절약형 전구 사용, 태양열 설비 등을 도입해 저탄소 에너지 절감에 힘쓰고 있다. 오수 처리에도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콘도 화장실, 단지 내 청소용수, 골프장 관개용수로 재활용하는 중수 시스템을 운영해 수질관리를 하고 있다. 

인천 스카이72 골프장도 대표적인 친환경 골프장이다. 스카이72는 인천국제공항 건설로 생겨난 채석장과 나대지, 폐염전 부지 121만평에 골프장을 조성했다. 스카이72는 사내에 잔디 연구소(대정잔디연구소)를 운영하며 최상의 잔디관리 및 친환경 골프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개발한 토착 미생물을 비료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생태계 복원 조사’를 통해 코스별 주요 서식종의 특성을 분석해 체계적인 유지 및 관리방안을 이끌어 내기 위해 힘썼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로 골프장 생태연구서를 발간하고 다양한 친환경 관리 기법과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친환경 골프장 경영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강원도 문막에 위치한 센추리21CC 역시 대표적인 친환경 골프장으로 평가받는다. 강원의 소설악으로 불릴만큼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뛰어난 환경을 더욱 개발, 복원시키려는 노력이 지대하다. 농약 사용량도 지난 2011년도 3.92kg, 2012년도 1.16kg, 2013년 3.5kg, 2014년 4kg, 2015년 3.2kg, 2016 3.0kg으로 계속 줄여 나가고 있다. 년 농약 사용량도 페어웨이 2회, 그린 7회 정도로 타 골프장에 비해 2, 3배 적게 사용한다. 그만큼 농약사용량에 대한 매뉴얼과 농약을 대체한 미생물 관리 등을 통해 무공해 청정지대로 만들어 가려는 의지가 강했기에 가능했다. 또한 미생물 녹조 제거를 위해 우렁이 300kg을 방류해, 자연 정화는 물론 골퍼들의 식탁에까지 올라오고 있다. 말 그대로 센추리21CC 골프장은 원시적 친환경 코스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골프장의 미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앞으로 골프장을 먹여 살릴 키워드는 명문도 아니고 서비스도 아니다. 비로 친환경 골프장이다. 소득이 늘어나고 문화수준이 높아지면서 인간은 친자연, 친환경에서 편안한 휴식을 꿈꾼다. 그 미래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친환경골프장이다. 이런영향인지 몰라도 골프장 선택에 있어 요즘 친환경 골프장을 검색해서 다니는 웰빙 골퍼족이 늘고 있다. 친환경 골프장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친환경을 선호하는 골퍼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저작권자 © 레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