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비용 부담을 낮춰 고객유치를 하려는 골프장이 늘면서 ‘셀프 라운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셀프 라운드란 캐디 없이 스스로 1인 카트를 이용해 즐기는 골프를 말한다. 불과 10년전만해도 캐디가 없는 라운드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골프 대중화가 진행되고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셀프 라운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골프장 수는 크게 늘었지만 반대로 캐디 구하기는 훨씬어려워졌다. 캐디 수급난이 심해지자 당연히 캐디피는 높아졌고 이는 고스란히 골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내장객도 줄기 시작했다. 골프장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비용을 낮춰야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캐디가 알려주던 거리나 방향 정보는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측정기가 대신할 수 있다. 여기에 승용 카트 대신 골프백을 트롤리에 장착하고 골퍼가 직접 끌고 다니자 비용은 더욱 줄었다. 골프 트롤리는 무게도 가볍다. 약 10kg 정도이기 때문에 코스내로 직접 진입이 가능하다. 골퍼가 클럽을 가지러 코스와 카트 사이를 왕복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카트를 타지 않기 때문에 운동효과도 높다. 

그러나 셀프 라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1인용 골프트롤리나 개인 카트를 사용할 경우 1인 기준의 대여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훨씬 경제적이다. 골프장의 입장에서는 2~3인 내장객도 적극 유치할 수 있다.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캐디·카트 선택제, 즉 셀프 라운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현재 부분적으로라도 셀프 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은 약 20여 곳이 넘는다. 
국내에서 셀프 라운드가 가장 일반화된 골프장으로는 군산CC를 꼽을 수 있다. 전주, 익산, 김제, 정읍 4개 퍼블릭 코스에서 셀프 라운드를 운영한다. 
강배권 군산CC 대표는 “셀프 라운드를 할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한 만큼 골퍼들의 인기가 좋다. 셀프 라운드는 확실히 정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골프 선진국에서는 이미 셀프 라운드가 보편화 됐다. 90% 이상이 캐디 없이 라운드를 즐기고 있으며 이웃 일본에서도 점차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은 골프 산업이 크게 위축된 2000년대 이후부터 급속히 확산됐다. 우리보다 먼저 비용 절감의 중요성이 부각된 탓이다. 

우수한 장비의 공급도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셀프 라운드를 돕는 골프트롤리와 1인용 카트가 다수 출시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주)KJ 골프의 워킹골프 사업부가 선보인 파워캐디사의 ‘FW5 EBS’와 스튜어트 골프의 수동카트 ‘R1 PUSH’를 꼽을 수 있다. 워킹골프는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셀프 카트 브랜드인 파워캐디, 수제 트롤리 브랜드 스튜어트캐디의 국내 총판권을 보유하며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스튜어트골프는 지난 10년간 골프트롤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해 온 기업이다. 특유의 장인정신과 함께 과감하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트롤리를 제작하고 있는 브랜드다. 원격조종카트 수동카트 ‘R1 PUSH’와 ‘X9 FOLLOW’가 주력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영국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파워캐디는 세계에서 가장 긴 전통을 지닌 1인용 골프카트 전문브랜드다. 지난 30년간 꾸준한 제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로 많은 골퍼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EBS(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기능을 탑재한 ‘FW5 EBS’는 산악지형이 많은 대한민국 골프장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1인용 전동 골프카트다. 

워킹골프의 장춘섭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도입했다”며 “제품 도입을 검토중인 골프장도 많고 협상 중인 곳도 많다. 셀프 라운드는 수년내로 골프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 말했다. 
현재 약 20여 곳의 골프장에서 워킹골프의 제품들이 도입됐다. 대표적인 골프장으로는 제주 핀크스CC, 에콜리안 제천 골프장, 육군 항공대 체력단련장, 구룡대 체력단련장, 태안 현대더링스CC, 속초 신세계 영랑호 골프장 등이 있다. 

접이식 보관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벼운 수동 골프트롤리 R1 PUSH는 프로 골퍼와 프로지망생에게 인기다. 무거운 캐디백을 직접 들거나 가족들이 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8kg의 가벼운 무게에도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넉넉한 수납공간은 물론 우산꽂이까지 탑재되어 있다. 일반인에게는 리모컨으로 조종할 수 있는 스튜어트골프의 X9시리즈가 인기다.  
제주도의 라온 프라이빗타운에서는 이러한 1인 카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지 내 9홀 규모의 노캐디, 노카트 골프장에서 사용중이다. 평가도 좋다. 입주민들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서도 셀프 라운드를 즐긴다. 제주 라온프라이빗타운 뿐만 아니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골프장들과 군 체력단련장 등지에서도 개인의 골프트롤리나 1인 전동 카트 반입을 허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워킹골프 장춘섭 대표는 “지난해부터 퍼블릭과 군 골프장 등을 중심으로 1인용 셀프 카트 도입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셀프 라운드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면서 “기존 5인승 카트를 자투리 시간대에 셀프 라운드를 계획하고 있는 곳만도 50개 정도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골프가 하나의 건강과 힐링 운동으로 인식되면서 걷는 셀프 라운드가 확산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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